<첫날의 일정>
♣ 8월 7일, 한밤에 하문시에 도착해서 호텔에서 잠깐 눈을 붙인 후 아침 먹고, 3시간 30분쯤 고속도로를 타고 영정현으로 이동→
♣ 영정현 객가토루 민속문화촌 안의 옥성루에서 점심식사 후 →
♣ 홍갱토루군의 토루 왕자 '진성루' 및 규취루, 경복루, 광유루, 복유루, 구성루, 가장 작은 원형 토루인 여승루 등을 2시간 반 정도 둘러보고 →
♣ 가까운 곳에 있는 영정현 고북토루군으로 이동 →
♣ 고북토루군에서 토루의 왕으로 불리는 승계루를 비롯해 세택루 등을 30분쯤 관람 →
♣ 20분 쯤의 거리에 있는 토루공주 '진복루(복건토루박물관)'에서 토루 내부를 자세히 관람 →
♣ 20분쯤의 거리에 있는 남계토루군으로 이동 →
♣ 남계토루군 조망대에 올라 산 정상에서 골짜기에 산재한 다양한 토루들을 조망 →
♣ 남정현의 호텔로 이동, 휴우!
더운 날, 그것도 첫날에 너무 강행군을 해서 마지막 코스인 남계토루군을 조망하기 위해 산에 올라갈 즈음엔 빈사 상태였다. 중국의 현에서 현으로의 이동은 우리나라의 도에서 다른 도로 이동하는 것과 맞먹는다.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고, 반바지를 입은 종아리는 벌겋게 타고, 다리는 강행군으로 질질 끌리고... 답사를 좋아하지만 이 정도면 답사가 아니라 고행 그 자체였다. ㅠㅠ.
복건성으로 출발하기 직전까지 직장과 관련한 교육이 있어서 예전처럼 여행지에 대한 사전자료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다. 기내에서 카페지기님이 나눠준 자료집과 개인적으로 준비한 자료들을 부랴부랴 훑고 있는데 기내식이 나왔다. 하문항공 기내식은 한마디로 별로이다. 카스테라는 비린내가 많이 나서 먹는 걸 포기했지만 딸의 말에 의하면 빵은 맛이 괜찮았다고 한다. 볶음밥은 좀 짜고 향신료 냄새가 나서 함께 나온 항식소채(航食小菜, 무우를 다져 만든 장아찌)를 곁들여 먹으니 좀 나았다. 음료 대신 맥주를 요청했더니 Coors라는 맥주를 줬는데 싱거웠다. 중간에 나온 견과류(땅콩, 피스타치오 등)는 맛이 괜찮았다. 하문항공은 처음인데 우리나라에서 복건성으로 가는 직항 노선으로 일주일에 2편 운행한다고 한다. 직원들의 복장, 기내의 커텐, 항공사 마크 등이 보라색인 점이 기억에 남는다. 그 밖에 중국에서 운영하는 항공사로 동방항공과 남방항공을 보았다.
<2013. 8/7. 하문(샤먼)항공 기내식과 맥주>
<인천국제공항에서 2시간 50여분 만에 도착한 하문국제공항>
김포국제공항 정도의 규모일 것 같고 아담하고 깨끗하다. 에스컬레이터 옆 벽면의 비행기 동판부조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같은 구역이었을 무이산으로 이동할 때 이용한 국내선은 엉망이다. 시끄럽고 지저분하고, 북적거리는 사람들로 인해 시장통 같았다.
<하문공항 밖 버스 주차장의 우리가 탈 관광버스>
하문에서는 내내 깨끗한 이 버스를 이용했다. 무이산에서 이용한 소형버스는 주로 낡았고 수시로 바뀌었다.
<하문의 seashine호텔 객실과 화장실>
우리는 이곳에서 첫날과 마지막 날, 이틀을 묵었다.
<8/8, 아침. seashine호텔 객실에서 본 주변 풍경>
고층빌딩과 서민주택이 사이좋게 어울려있다.
<8/8. seashine호텔 조식>
이 호텔의 식사가 이번 여행에서 가장 빈약했다. 마땅히 입에 맞는 게 없어 두리번거리다가 이곳을 발견했다. 즉석에서 본인이 선택한 면과 고명을 넣어 쌀국수나 우동을 만들어주는 곳인데 간이 전혀 안 맞았다. 맹탕인 국물(중국 남부지역은 음식이 대체로 짰는데...)에 현지인들을 따라 토마토 모양이 그려진 칠리소스 비슷한 것을 넣어먹으니 먹을 만 했다.
<하문시에서 용암시 영정현으로>
차창 밖으로 본 하문시 풍경이다. 항구답게 조선소가 보이고, 건전지 회사도 보였다. 전체적으로 깨끗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고속도로에서 본 풍경들, 바나나밭과 차밭, 계단식 논>
하문에서 영정현 토루군까지는 버스로 3시간 15분 정도 걸렸다. 가는 동안 시골풍경이 이어졌는데 평지엔 바나나밭, 경사진 비탈에는 계단식으로 차나 벼를 심었다. 야산들이 이어져 우리나라의 호남평야 같은 반듯하고 넓은 논은 없었지만 산비탈을 일궈 가꾼 푸른밭들이 아름다웠다. 도심에서 멀어질수록 붉은 벽돌 건물들이 많이 보였다. 북쪽에서는 옥수수를 많이 심고, 남쪽에서는 바나나나 차, 담배 등을 많이 경작하는 것 같다.
<중간에 화장실에 가기 위해 들른 편의점>
우리나라로 치면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곳이다. 명칭도 '편의점'이 아니라 '편리점'이다. 우리 일행은 편의점 한쪽의 좌판 같은 과일가게로 몰렸다. 중국에 와서 처음 마주친 노점상이라 호기심이 생기고 과일도 좀 살 요량이었을 것이다. 과일은 바나나와 애플망고 뿐이었지만 싱싱했다. 붉은 바나나는 2년만에 한번씩 수확을 하기 때문에 값이 일반 바나나보다 2배 정도 비싸다고... 하지만 지천에 널린 게 바나나이다 보니 가격이 워낙 싸다. 과일은 '근'으로 계산하는데 바나나는 1근에 2위안(360원 정도), 애플망고는 6위안(1.100원 정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동남아보다 훨씬 크고 둥글넓적한 애플망고는 특히 졸깃하고 맛 있었다.
<영정현 객가토루 민속문화촌 입구의 화장실>
이번 중국여행에서 공중화장실에 들른 기억이 없다. 그 만큼 바쁘기도 했고 땀을 많이 쏟았다는 이야기이다.^^ 중국의 화장실은 '고생간'이라는 농담이 따라붙는데 '위생간'의 '衛' 간자체가 한글의 '고'자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영정현 객가토루 민속문화촌과 '객가토루(客家土樓)'>
하문에서 출발한지 3시간 15분 여만에 목적지인 용암시 영정현 객가토루군에 도착했다. 우리나라의 포항에서 군산 쯤의 거리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토루'는 명칭이 다양해서 당시에 많이 헛갈렸다. '객가'는 중국 남쪽의 복건성 사람 입장에서 볼 때 북쪽에서 전란을 피해 내려온 한족(=객지 사람) 정도로, '객가토루'는'객지 사람들이 세운 흙으로 만든 거대한 집, 혹은 공동주택' 쯤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지금은 복건성의 모든 토루를 '복건토루'로 명칭을 통일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여기저기 토루들이 흩어지거나 몰려 있고 개체수가 많아 헛갈렸다. '토루'는 집 한 채 정도 크기의 작은 것부터 직경이 100m가 넘는 것까지 규모가 다양하고, 모양도 네모형, 원형 등 다양하며, 높이도 3층부터 6층(20m)까지 있다고 한다. 토루는 중국 남쪽지방에 있는 복건성의 용암시 영정현(룽옌시 융딩현)과 장주시 남정현(장저우시 난징현)에 집중되어 있다. 유네스코문화유산에 등록된 토루군 10곳 중의 5개군이 영정현에, 4곳은 남정현에, 나머지 1곳은 화안현에 있다.
우리 일행은 영정현과 남정현에 있는 토루군을 이틀에 걸쳐 발이 부르트도록 돌아다니며 보았으니 나름 섭렵한 셈이다. 우리는 첫번째 중국 복건성 여행 코스로 많은 토루 중에서 '토루의 왕자'로 불리는 '진성루'와 가장 작은 원형 토루인 '여승루'를 비롯해 가장 다양한 형태의 토루들이 홍천을 따라 몰려있는 영정현의 홍갱(洪坑)토루군을 보러 가는 중이다.
<영정현 객가토루 민속문화촌의 홍갱관광객 서비스센터와 출입구>
아래아래 사진과 같은 시설이 있는 곳에서는 입장료를 받는다. 입장료는 여행비 안에 포함이 되어있고 현지 가이드가 매표를 하기 때문에 얼마였는지 모르겠다.
<영정현 객가토루 민속문화촌 안의 이동수단과 홍갱토루군을 관통하는 홍천>
아래의 탈 것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복건성 여행에서 걷다가 지치면 적게는 10위안(1,800원 정도)에서부터 75위안(13,500원 정도)까지 유료로 이용했는데 더 비싼 경우도 있다. 나는 편의상 카트, 혹은 셔틀버스로 불렀다. 여기에서는 굳이 이것을 탈 필요가 없다. 입구에서부터 15분 쯤 홍천을 따라 걸으면 홍갱토루군이 있고, 중간에 객가 출신 명인들 비와 이름이 없거나 폐허가 된 토루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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