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복건성, 산동성

중국 복건성 여행4 - 영정현 복건토루2(홍갱의 토루들)

큰누리 2013. 8. 22. 22:49

복건성 영정현 홍갱토루군에서 가장 유명한 토루는 앞글에 올린 '토루 왕자'로 불리는 진성루이다. 하지만 '홍갱토루군'은 이어 둘러본 어느 토루군보다 보존상태도 좋고 규모가 크기 때문에 볼거리가 많다.

'토루 왕자' 진성루를 짓기 전에 임씨 3형제가 함께 거주한 복유루를 비롯해 비슷한 규모의 광유루, 경복루 등의 방형(네모) 토루들이 있다. 기타 가장 작은 원형 토루인 여승루와 토루 밖을 돌담으로 한 바퀴 두른 규취루 등을 둘러보았다. 

 

복유루는 토루 밖 마당에 널린 하얀 빨래들이 인상적이었다. 현재 숙박시설로 쓰기 때문에 침구를 빨아 널은 것인데 어린 시절 정미소 마당에서 국수를 말리던 모습이 오버랩되어 정겨웠다. 복유루 역시 다른 토루처럼 중앙에 임씨 형제, 혹은 그보다 윗 조상으로 보이는 이들을 모신 사당이 있었다. 2층 거주구역을 둘러보는 것이 허용 되었는데 현재 숙박시설로 사용되고 있는 듯 했다. 사진으로만 본, 위에서 내려다 본 겹친 지붕의 곡선을 복유루에서 처음 보았다.

 

 규취루는 토루 입구가 다른 네모 토루와 다를 바 없는데 맞은편에 출입구가 또 있었다. 그 앞으로 마당, 헛간 등이 따로 있고 토루가 돌담으로 둘러져 있었다.

 

비슷한 크기에 비슷한 모양의 토루들을 돌다보니 나중에는 어디가 어디인지 마구 헛갈렸다. 중간에 일신학당이란 곳도 있고 임씨 사당이 있었지만 스치기만 했다. 홍천 건너편의 여승루를 산길에서 보면서 홍천을 따라 처음 들어갔던 홍갱토루 입구로 다시 나왔다.

 

버스를 타고 1시간 40여분 걸려 간 다음 코스는 영정현 고북토루군이었다.

 

 

<영정현 홍갱의 방형(네모) 토루들>

규취루-구성루, 경복루-광유루. 사진으로 대조하지 않는다면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규모나 모양이 비슷하다.

 

 

<점심을 먹은 옥성루 밖의 홍천과 물레방아>

물레방아인지 높은 곳으로 물을 끌어올리는 무자위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홍천 주변의 식물들>

브론펠시아-협죽도, 배롱나무(목백일홍)-바나나. 우리나라에서는 원예용인데 이곳에서는 길가나 울타리, 화단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한글 안내문들>

홍천 주변의 한글 안내문이다. '안전조심, 폐기물을 함부로 버리지 마십시오' 등 비교적 정확하다. 드물긴 하지만 가끔 한국관광객을 위한 안내문이 있어서 반가웠다. 홍갱토루군의 안내문은 비교적 정확하고 토루군에 대한 안내도까지 있었는데 칠이 벗겨져 판독이 어려웠다.

홍갱토루군을 제외한 다른 관광지는 한글 표기가 드물었고 그나마 엉망이었다. 가장 심한 한글 오역은 '출구(出口)'를 '수출'로, '전라갱토루군'을 '우렁이 토 빌딩숲이다' 로 표기한 것이었다. 그냥 전라갱토루군으로 두어도 될 텐데, 전라갱토루군 번역은 정말 웃겼다^^.

 

 

 

 

<홍갱토루군을 흐르는 홍천>

홍천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홍갱토루군이 형성되어 있다.

 

 

<진성루를 지은 임씨 형제들이 처음 짓고 함께 산 복유루> 

일정한 간격으로 철 지지대에 넌 하얀 침대커버, 시트가 인상적이다. 복유루는 임씨들이 아직도 거주하고 있고, 숙박업을 한다고 한다.

 

 

<복유루의 빨래 너머로 보이는 여승루>

여승루는 가장 작은 원형 토루이다.

 

 

<복유루 내부의 사당>

사진들로 보아 임씨 3형제와 그의 부친이 아닐까 생각된다.

 

 

<복유루,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토루 안에서 윗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4개 정도로 많지 않다. 계단 끝에 벽감이 보이고, 그 안에 유리로 된 등이 놓여있다.

 

 

<복유루 2층 침실>

윗 사진은 손님용 객실로 쓰는 것 같고, 아래 아래 사진은 주인이 묵는 방 같다. 침대를 2개 놓을 수 있는 공간이다. 토루의 방 크기는 대체로 이 정도인데 이곳에서 살려면 좁고, 방들이 붙어있어 사생활 측면에서 무척 불편했을 것 같다.

 

 

 

 <복유루, 2층 방들과 복도>

 

 

<복유루, 2층에서 내려다 본 지붕>

거주자의 것으로 보이는 속옷과 옷 빨래들이다. 토루는 빈 곳도 있고, 사람들이 사는 곳도 있다. 토루라는 곳은 폐쇄된 집단 거주지이다. 나름대로 거주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지만 현대인의 개념으로는 모두 '최소'이다.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거나 1차 생산을 위한 노동력을 확보하는 점에서는 효율적이었겠지만 현대적인 주거공간으로는 글쎄... 공간 자체가 좁고, 공유하는 공간은 너무 많고, 방음도 거의 안 되는 등 사생활 보장이 거의 불가능한 구조이다.

 

 

 

 <홍갱토루군 입구에 있는 방형(네모) 토루 경운루>

 

 

<토루를 둘러싼 돌담이 인상적인 규취루>

규취루는 사진정리를 하고 나서야 구조가 파악이 되었고 그 전까지는 상당히 헛갈렸다. 하나 밖에 없는 출입문으로 들어간 것까지는 다른 토루와 마찬가지인데 일단 출입문으로 들어갔다가 나온 후 다른 출입문으로 들어갔던 것 같다. 일반적인 출입문 맞은편에 또 다른 문이 있고 그 앞으로 마당이 있었으며, 토루를 둘러싼 돌담은 후대에 쌓은 것으로 추정한다.

 

 

 

 

 

<규취루 밖에서 본 돌담>

돌담 왼쪽 안에 규취루가 있다. 이곳을 벗어나 우리는 영정현 홍갱토루를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