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복건성, 산동성

중국 복건성 여행5 - 영정현 고북토루군과 토루공주 진복루, 남계토루군 조망

큰누리 2013. 8. 24. 00:06

영정현 고북토루군은 홍갱토루군처럼 아기자기하게 토루들이 모여있지는 않다. 그러나 복건성에서 가장 큰 '토루의 왕' 승계루가 있다.

승계루는 江씨들이 모여사는 토루로 성채 같은 외형의 원형 안에 다시 원형 건물이 있고, 중앙에 사당이 있는 3중의 원형 구조이다. 원형의 건물 사이에 담장들이 있어 관람을 하다보면 미로처럼 느껴지고, 위에서 보면 5겹처럼 보인다. 바깥의 원형은 1.5m정도의 두꺼운 흙으로 만들고 내부는 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를 짜맞추는 방식으로 축조되었다. 출입구는 다른 토루처럼 1개인데 나무로 만들었지만 총탄에도 뚫리지 않을 정도로 견고하다고 한다. 

승계루는 4층의 외곽 원형 안에 400개의 방이 있으며 가장 번성했을 때는 80가구에 600여명이 거주했다고 한다. 앞서 다른 토루들을 보았기 때문에 감흥이 줄기는 했지만 어쨌거나 규모는 엄청나게 컸다. 

 

거대한 원형의 토루 외형과 중앙의 건물들, 담장 사이를 헤매다 일가로 보이는 사람들이 모여 앉아 연밥을 수확하는 것을 보았다. 연밥 몇개를 먹어보니 오독오독한 식감에 담백하고 고소했다. 토루 밖에는 상당히 넓은 연꽃단지가 있는데 연꽃을 보기 위한 것도 있지만 간식으로 해바라기씨 같은 견과류를 즐기는 중국인들이 연밥을 먹거나 판매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 같았다. 실제로 토루군 곳곳에서 연밥을 팔고 있었다. 

 

승계루를 나와 다음에 간 곳은 '토루공주' 진복루였다. 진복루의 다른 명칭은 '복건성토루박물관' 이다. 진복루의 보존상태가 좋고 모양이 단아하여 그런 명칭이 붙은 것 같다. 진복루는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현재 거주자 없이 1, 2층을 토루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진복루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윗층을 다른 토루처럼 제재를 받지 않고 마음대로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이었다. 처음으로 2층에서 내려다 본 토루의 지붕 곡선은 정말 아름다웠다!

 

 

<고북토루군 입구의 상가들>

관광지가 되면서 지어진 상가로 보이는데 건물이 나름 아름답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물건들은 다양하지 않다. 하지만 나무로 깎은 두꺼비의 울퉁불퉁한 등을 나무 막대기로 문지르면 두꺼비 울음소리를 내는 목각이 독특해서 두 개를 샀다.

 

 

 

<'토루의 왕' 승계루 외관>

 

 

<승계루 중앙의 사당>

 

 

<승계루, 연밥을 빼는 일가와 소년>

이곳 특유의 대바구니를 눈여겨 볼만하고, 연밥 빼는 일에 열중하는 어린아이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연밥 빼는 일이 어린이나 여성들이 할 만한 일이기도 하지만 성인 남자가 보이지 않는 것은 토루 밖 논이나 밭에서 일을 하기 때문이라고...

 

 

 

<승계루 내부, 외환과 가운데 건물>

 

 

<승계루 내부, 중간 건물과 중앙 건물>

토루 중앙에는 사당이 있다. 중간의 2환은 손님용 방들이라고 한다. 

 

 

<승계루의 주방> 

 

 

 <승계루 밖>

왼쪽 건물이 승계루이다. 둥그런 승계루 내부도 독특한 아름다움이 있지만 승계루와 옆 건물 사이의 음영, 돌계단, 배수구 등이 멋지다! 주민 몇 명이 이곳에서 느긋하게 쉬고 있었다.

 

 

<승계루 밖 풍경>

흙벽돌로 만들었거나 만드는 중인 건물들이 인상적이다.

 

 

<승계루를 나와...>

마을의 보호수가 있는 영성루 앞이다. 이곳에서는 이런 관광차를 이용하기도 한다. 아래 아래 사진은 우리가 점심을 먹은 옥성루 부근이다. 홍갱토루군과 고북토루군은 여기에서 갈라진다.

 

 

 

<'토루공주' 진복루로 가는 다리>

고북토루군에서 토루공주 진복루까지는 관광버스로 30분 쯤의 거리에 있다. 내가 이번 복건성 여행에서 본 마을 안의 작은 다리들은 대체로 이런 홍예교(무지개 모양의 다리)였다.

 

 

<'토루공주' 진복루>

현재 사는 사람이 없지만 원형이 잘 보존되고 아름다워 우리나라의 보물 쯤에 해당하고, '복건성토루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윗층까지 마음대로 올라갈 수 있어서 처음으로 토루를 제대로 조망할 수 있었는데 지붕의 곡선이 참 아름다웠다. 그 외에 1, 2층에 토루와 관련된 자료들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토루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토루공주 진복루의 지붕>

 

 

<진복루의 우물>

토루의 마당(?)은 자연석을 깐 곳이 많은데 아름답다. 노면을 한쪽으로 기울게 하여 배수가 잘 되도록 했다. 

 

 

<진복루의 빨래 터(?)>

 

 

<진복루(복건토루박물관) 전시실> 

 

 

<고북토루군에서 본 한국의 차들>

우리나라와 이름은 다르지만 마티즈, 프라이드? 지금 생각해 보니 이름이 다른 한국차가 아니라 중국에서 우리나라 모델을 베낀 승용차일 듯 하다.

 

 

<남계토루군 전망대 입구의 담배꽃>

몸에 해로운 담배지만 꽃은 예쁘다! 담배는 차(茶)와 더불어 복건성의 대표적인 특산품이기도 하다.

토루공주를 볼 때까지만 해도 힘들지만 견딜 만 했다. 그런데,,, 우리의 리더 카페지기님은 학구열에 불타 마지막으로 1곳을 더 간다고 했다. 뜨아! 토루 구경하다 이국 땅에서 죽는 거 아닌가? 하루 종일 땡볕에서 걸어서 온몸은 땀으로 절고, 다리는 후덜덜..., 이 쯤에서는 정말 쉬고 싶었다!

그러나 어쩌랴? 경련이 이는 다리를 질질 끌고 남계토루군을 전망하기 위해 전망대에 오르기 시작했다. 아이구! 이게 도대체 여행이야, 고행이야?

 

 

<전망대에서 본 남계토루군>

전망이 멀어서 당시에는 약간 실망스러웠지만 사진 정리를 하면서 클로즈 업을 하니 다양한 토루들이 있어서 산에 올라갈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 계곡에 원형, 방형 등 다양한 토루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첫날 마신 물과 음료들>

들척지근한 비파윤차, 생수, 녹차 등...

 

 

<땀으로 절은 몸으로 도착한 남정현의 숙소 서양온천대주점>

중국의 '대주점(大酒店)'은 '술집'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호텔이다. 가이드가 수속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로비에서 기다리는 일행들이 모두 널브러졌다.

 

 

 <두번째 숙소 서양온천대주점의 객실>

 

 

<서양온천대주점에서의 저녁식사>

호텔 안의 다른 건물에 있었던 식당이다. 뭔가 하나쯤 입에 맞는 음식이 있었던 것 같은데 너무 지쳐서 기억이 흐릿하다. 빨리 객실로 가서 씻었으면 하는 바람 뿐...

 

 

<다음 날(두번째 날) 아침, 서양온천호텔의 조식>

쌀국수와 우동, 단팥빵, 콩꼬투리 찜이다. 대충 아침을 때우고 우리는 남정현 토루군을 둘러보기 위해 서둘러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