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랑서의 숙장화원은 일제에 정복 당한 대만을 피해 나온 림이가(린얼지아)가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래기 위해 1813년에 지었다. 대만이 일본으로부터 수복된 후 림이가는 숙장화원을 헌납하고 대만으로 돌아갔다. 숙장화원은 총면적 20,328㎡이며 그 중 건물은 2,451㎡, 수역 면적은 3,342㎡라고 한다. 숙장화원은 크게 보산(補山, 뿌샨)과 장해(藏海, 쭈앙하이)로 나뉜다. 보산구역에는 완석산방(頑石山房), 십이동천(十二洞天), 역애오하(亦愛吾廈), 청조루(廳潮樓), 소란정(小蘭亭)이 있고, 장해구역에는 미수당(眉壽堂), 임추각(壬秋閣), 진솔정(眞率亭), 사십사교(四十四橋), 초량정(招凉亭)이 있다.
고랑서(구랑위)의 주민은 약 2만여 명으로 섬 주민의 상당수가 피아노를 가지고 있으며 음악을 사랑한다고 한다. 숙장화원에는 피아노의 발전 과정과 역사를 볼 수 있는 중국에서 유일한 피아노 박물관이 있다. 세계 최초로 제작된 4각 피아노, 18세기~19세기의 클래식 피아노 100여 대가 전시되어 있다.
<숙장화원>
숙장화원의 전시실은 여성 거주지역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안채이다. 앤틱 가구, 도자기와 림이가 일가의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다. 앤틱 가구는 상세히 볼 시간이 없었고, 지네가 튀어나올 것처럼 양각된 도자기가 확 눈에 들어왔다.
<숙장화원 장해구역의 44교>
고랑서에서 호월원이 있는 해변과 더불어 가장 아늑하고 풍치가 빼어난 곳에 숙장화원이 있다. 이 해변은 쾌속정이 드나드는 곳인지 해수욕을 금하고 있었다. 숙장화원 전시실을 나와 주변의 풍경을 둘러보면서 44교를 따라가다 언덕 위로 오르면 피아노 박물관이 있다. 44교와 피아노 박물관 사이의 어느 곳에서 사방을 둘러보아도 풍치가 빼어나다. 44교 중간에 가장 덩치가 큰 침류석이 있고 도월정, 천파정, 소량정 등의 사각, 원형의 정자가 이어진다. 44교가 끝나는 지점에서 뒤돌아보면 고랑서(구랑위)에서 가장 높은 일광암이 보인다.
내가 고랑서(구랑위) 관광에서 가장 혼란스러웠던 것이 작은 백악관인 샤먼박물관(팔괘루, 바과러우)가 어디인가 하는 것과 풍금박물관과 피아노 박물관은 같은 곳을 지칭하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샤먼(하문)박물관(팔괘루)이 어디인가는 14편에 올린 붉은 지붕의 건물이 맞다. 그렇다면 두번째 의문이었던 피아노 박물관과 풍금박물관도 함께 여행한, 오마이뉴스에 기고를 하시는 이상기님의 도움으로 풀렸다. 아래 사진에서처럼 현지에서 피아노는 동금(銅琴)이라 부르고, 풍금(오르간)은 風琴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숙장화원 안에 있는 2개는 중국 유일의 피아노 박물관이고, 풍금(오르간)박물관은 샤먼박물관 안에 있다고 한다. 다른 자료에는 피아노 박물관은 숙장화원에서 조금 떨어진 금원(琴園) 안에 있으며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음악가가 자신이 소장한 피아노 30여대를 전시한 중국 유일의 피아노 박물관이라고 되어 있어서 또 헛갈린다.ㅠㅠ... 어쨌거나 숙장화원 안의 피아노 박물관 2개 외에 풍금박물관이 따로 있는 것은 확실해졌다.
<숙장화원 피아노 박물관 1관>
피아노 박물관은 2개가 있다. 이곳은 숙장화원에서 첫번째 만나는 피아노 박물관이다. 1관이란 명칭은 편의상 내가 붙인 것이다. 중국에서 유일한 피아노 박물관이라고 한다. 내부촬영 금지라 1컷 밖에 촬영을 못했지만 이곳에는 주로 오래된 피아노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세계 최초로 만든 사각 피아노(피아노는 모두 사각이 아닌가???)도 이곳에 전시되어 있는 것 같다.
<숙장화원 피아노 박물관 2관>
피아노 박물관 2관 역시 내가 임의로 붙인 것... 카타로그도 못 보았고, 음악이나 악기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 잘 모르지만 2관에는 주로 특수한 피아노들을 전시하는 것 같았다. 다른 것은 몰라도 3번째 사진 중앙의 피아노는 수를 놓은 것이라고 한다. 이곳 역시 내부촬영 금지라서 어쩔 수 없이 도촬... 이 귀한 것을 나만 보면 되나, ㅎㅎ...
<숙장화원 피아노 박물관에서 본 44교와 고랑서(구랑위) 해변>
<숙장화원 진솔정 쪽에서 본 44교와 침류석>
<숙장화원 장해구역의 진솔정과 임추각>
<고랑서(구랑위) 명승지 입장료>
고랑서 최고봉 겸 최고 전망지인 일광암 60위안(약 10,000원), 숙장화원 30위안, 호월원 15위안, 샤먼(하문)박물관의 풍금박물관 15위안... 입장료가 만만찮다! 누가 뭔 맛을 알면 절간에 새우젓도 남아나지 않는다더니 사회주의 국가였던 중국이 돈맛을 제대로 안 것 같다.
<일광암 입구의 고랑동천 안내문>
<고랑위 최고봉인 일광암 입구>
일광암(日光巖, 르꽝이엔)은 고랑서(구랑위) 최고봉으로 높이 92.86m이다. 암자(엔쯔)산, 황암(황옌)이라고도 불리며 정상에 오르면 구랑위 전체와 샤먼(하문) 시내를 조망할 수 있다. 오르는 주변의 조각상이 볼 만하고, 명나라 말기에 청나라와 맞서 싸운 정성공을 기리는 기념관이 있다고 한다.
<고랑서(구랑위) 최고봉인 일광암>
숙장화원 옆 해변에서 촬영한 것이다. 최고봉인 만큼 샤먼(하문)이나 고랑서의 어지간한 위치에서도 보인다.
<일광암 정상과 일광암에서의 조망>
이하 사진은 카페지기님이 찍은 사진을 양해를 얻어 게재한 것이다. 나는 피곤하고 다리가 아파 일광암 입구까지 갔다가 오르는 것을 포기했다. 일광암만 포기한 줄 알았는데 내려오는 길에 고랑서에서 절대 놓치면 안 되는 샤먼(하문)박물관이 있었다. 그래서 고랑서의 백미 하나를 놓치고 말았다! 사진만으로도 섬 전체가 너무 예쁘고 조망이 시원하다. 이곳 오르는 것을 포기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할 지도 모른다.
<고랑서 일광암에서 동쪽 방향>
고랑서(구랑위) 일광암에서 하문(샤먼)의 페리 선착장을 기점으로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보면 아래와 같다. 우리는 고랑서 동쪽에서 페리를 타고 들어왔고, 남쪽에는 숙장화원이 있으며 중간 지점(동남쪽 쯤)에 호월원이 있다. 서쪽은 육지이고, 북쪽에는 백로 자연보호구인 대위(섬)가 있다.
<고랑서 일광암에서 북(동)쪽 방향>
<고랑서 일광암에서 숙장화원이 있는 남(서)쪽 방향>
<고랑서 일광암에서 서(북)쪽 방향>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오른쪽 위 끝이 백로로 유명한 섬, 대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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