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마도 여행2 - 서산선사(세이잔젠지)와 외교승 겐소

큰누리 2013. 12. 16. 20:03

서산선사(西山禪寺)는 9세기 이전에 세워진 유서 깊은 절이며 조선 통신사가 묵은 곳이라고 한다. 절의 규모는 아담하지만 건물이 품위가 있고 절 입구와 마당에서 일본 정원의 전형을 볼 수 있다. 흰 자갈을 고르게 깔았는데 물을 의미한다고 한다.  

본전 동쪽 건물 앞에 하얀 턱받이 같은 천을 두른 승려 목상이 서 있는데 승려 겸 역관이었던 겐소(玄蘇)상이다. 겐소는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부름을 받고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조선으로 와 통신사를 파견하도록 한 인물이다. 그 결과 김성일과 황윤길이 일본에 파견되어 상반되는 보고를 하게 된다. 겐소는 임진왜란 때에는 국사와 역관 자격으로 종군 및 외교활동을 했다.

 

서산선사의 또 다른 점이라면 경내에 묘비들이 없다는 것이다. 10대 대마도 번주 부인의 위패를 봉안했고 조선통신사가 묵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서산선사(세이잔젠지) 입구>

일본의 절은 우리나라처럼 일주문이 없어서 출입문을 무어라 부르는지 모르겠다(산문으로 추측). 대마도의 절들은 섬의 특징인지 대부분 출입구가 가파른 돌계단을 통하도록 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천왕문 같은 느낌이다. 절 이름도 아래 아래의 사진에서처럼 현판 형식이 아니라 세워놓는 형태이다.

 

 

 

<서산선사(세이잔젠지)의 한글 안내문>

'대나무 울짱'은 '울타리'의 오기로 보이는데 서산선사 건물의 마루 밑에는 특이하게 대나무 발로 된 울타리 같은 덮개들이 덮여 있다.

 

 

<서산선사(세이잔젠지) 입구 정원의 자갈>

이런 비질을 해서 물결을 표현한 자갈밭(!)은 일본정원의 전형이다. 

 

 

<서산선사(세이잔젠지) 경내와 본전>

규모는 작지만 건물이나 석물들이 모두 기품이 있다. 본전 건물이 특히 눈에 띄고, 종루도 2층 누각으로 되어 있다.

 

 

 

 

 

<서산선사(세이잔젠지) 본전 내부>

 

 

<서산선사(세이잔젠지) 불상과 승려 겐소(玄蘇) 조각상>

아래 아래 사진의 하얀 턱받이 같은 것을 두른 이가 승려 겐소이다.

 

 

 

<경내 건물의 기둥>

우리나라의 중요한 목조 건물 기둥 아래에 의례 있는 돌로 된 받침대가 보인다. 학창 시절에 배우기를 땅에 직접 목재가 닿지 않아서 건물이 오래 유지된다고 했는데 일본도 그런가?

 

 

<서산선사(세이잔젠지)의 건물들과 마당>

처마 밑에서 땅까지 늘어진 주렴 같은 게 독특하다. 마당에 자갈을 고르게 깔고 비질을 해서 물을 표현한 전형적인 일본 정원이 있다.

 

 

 

<안내문의 '대나무 울짱'!>

마당과 입구의 자갈밭(!)을 둘러친 것도 대나무이니 '대나무 울짱'에 앉지 말라는 입구의 안내문은 그 울타리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우리나라의 마루 밑 쯤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나무 발 같은 것이 촘촘히 둘러쳐진 모습이었다. 옆구리까지 대나무로 마감한 사진 오른쪽 아래의 그것이 궁금하다.

 

 

<서산선사의 종루로 보이는 건물>

분위기가 무척 음산하다. 올라가지 못했지만 2층 문살 밖으로 튀어나온 막대로 보아 종루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