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스.포.모 여행5 - 내가 본 성당 중 가장 화려한 똘레도 대성당

큰누리 2014. 2. 26. 03:01

<톨레도 대성당(Cathedral de Toledo)>

스페인 카톨릭의 총본산으로 스페인 대성당 중 가장 규모가 크다. 1227년 페르난도 3세가 짓기 시작하여 266년 후인 1493년에 완공되었다. 이는 건물을 기준으로 한 것이고 내부의 장식들은 이후에도 꾸준히 보강되었고 중앙 예배당(본당)이나 성가대석의 정교하고 화려한 조각 작품들은 16세기 이후에 꾸준히 채워졌다.

건물의 총체적인 양식은 프랑스 고딕식으로 길이 113m, 폭 57m, 중앙 높이 45m의 규모이다. 내부는 천장 높이가 33m, 이를 떠받치는 기둥이 88개, 예배당이 22개가 있다. 뾰족하고 위로 치솟는 고딕 양식의 특성 때문에 실내가 어두운 문제가 생겨서 스테인드글라스라는 일반적인 방법 외에 중앙예배당(본당) 제단 뒤쪽에 공중에서 빛이 직접 들어오도록 ‘엘 트란스파렌테’라는 둥근 채광창을 만들었다.

 

중앙 예배당(본당)의 제단 뒷벽(신자들의 위치에서는 예배당 정면) 장식 그야말로 화려함의 극치이다. 중앙 맨 위의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상과 맨 아랫단에 성모자像을 배치하고 상하 5단, 좌우 7열로 예수의 탄생부터 죽음까지의 과정을 정교한 채색 조각 작품으로 꾸몄다. 예수의 생애를 묘사한 채색조각은 장면마다 각각 입체적인 황금장식 방 안에 놓여있어 이보다 더 화려한 종교화(!)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당시에 글을 모르는 대중에게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권력을 가진 자들이 막대한 양의 금은보화로 그들의 역량을 과시한 것이라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내가 눈이 휘둥그레지며 본 스페인의 수많은 황금 성물들 뒤에는 ‘갑자기 날뛰는 커다란 괴물(말)’을 타고 나타나 평화롭게 살던 남미대륙의 인디오들을 도륙하며 바닥까지 훑어간 피비린내 나는 잔인한 약탈의 역사가 숨어있는 것이다.

 

본당(중앙 예배당)과 맞은편에 이어져 있는 성가대석의 의자 하나하나에 새긴 정교한 목각도 훌륭하다. 양쪽으로 늘어선 중후한 밤색의 성가대석 위에 있는 전혀 다른 형태의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 중 화려한 장식을 한 것은 바로크 양식, 직선적이고 강한 느낌을 주는 것은 신고전주의 양식이다. 성가대석 중앙 통로의 앞에는 아기 예수를 안은 백색의 성모상이, 뒤쪽에는 독수리상이 있다. 

본당(중앙 예배당)은 건물이나 그 안에 채워진 내용물이 화려함으로도 그렇지만 예술적으로도 무엇 하나 놓치거나 허투루 볼 것이 없다. 중앙 예배당(본당) 우측 보물실 성체 현시대 무게 180kg으로 전체가 금과 은으로 만들어졌으며 5,000여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졌다. 내노라 하는 대성당에는 성체 현시대가 대체로 있는데 똘레도 대성당의 것을 능가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나도 태어나서 그렇게 큰 보석 덩어리(!!!)는 처음 보았다. 프랑스 왕 생 루이가 기증한 ‘황금의 성서’ 보물실에 있다.

당 북쪽에 있는 미사에 사용되는 물건을 보관하는 성물실은 현재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안에 엘 그레코의 <엘 엑스폴리오>와 사도들의 초상화, 지오르다노의 천정 프레스코화루벤스, 고야, 벨라스케스 등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엘 엑스폴리오 ‘그리스도의 옷을 벗김’ 정도로 해석되는 엘 그레코가 그린 성물실 제단화이다. 1579년에 완성되었으며 강렬한 그리스도의 붉은색 옷과 그림 전체에 사용된 검정색, 길쭉하게 변형 혹은 왜곡된 인물들의 형태로 초자연적인 종교세계를 표현했다. 형태 왜곡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표현법이다.

 

이번 여행 일정 중 마지막 이틀에 걸쳐 본 건축가 가우디의 작품들과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 같은 천재로 불리는 스페인 현대 화가들의 상상력과 창의성은 엘 그레코나 고야, 벨라스케스처럼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개성을 가진 천재적인 선대 화가들과 그 맥락이 닿아있다.

대학 시절 미술사를 강의하신 교수 중 한분이 스페인의 회화에 조예가 깊으셔서 (점수 때문에라도!) 스페인 회화에 본격적으로 입문하게 되었다(그 때문에 이번 여행이 결정되기도 했다). 그전까지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회화, 그리고 바로크 시기 이후에는 플랑드르 화파가 서양미술을 대표한다고 생각할 때였다. 

그 때 고야와 엘 그레코, 벨라스케스 등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에게서 공통으로 본 것은 검정을 주조로 한 색조 때문에 ‘강하다, 매력적으로 어둡다’라는 느낌이었고 다른 하나는 고야의 판화와 엘 그레코의 길쭉한 형태 변형(왜곡)에서 오는 기이함, 신비로움이었다. 그것을 몇 십 년 만에 스페인 현지에서 일부나마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 이번 여행 중에서 얻은 중요한 소득 중의 하나이다.

 

엘 트란스파렌테(채광창) 바로 아래(중앙 예배당의 한쪽 벽면)에는 대리석과 석회로 된 정교한 조각한 작품들 있는데 하얀 조각 작품에 금빛 테를 둘러 종교적인 신비감과 화려함을 더하게 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정교하고 아름다운 서양 대리석 조각의 전형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조각상 맞은편 기둥 위에는 빨간 모자들이 드문드문 걸려있는데 그 아래에는 커다란 금빛의 직사각형 판이 있다. 바로 주교 등의 고위 성직자의 관을 안치 곳으로 위의 빨간 모자는 무덤의 주인이 생전에 쓰던 것이라고 한다. 내가 놓친 것 중에는 역대 교황의 초상(사진)이 있는 곳이 있는데 앞으로 선출될 교황을 위한 빈 자리도 있었다.

 

 

<처음 똘레도 성안에 들어서서 본 똘레도 대성당>

성안으로 들어가 처음에 간 곳은 똘레도 대성당이 아니라 엘 그레코의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이 있는 산토 토메성당이었다. 그래서 일단 이곳을 지나쳤지만 산토 토메성당과 성당은 5분 정도의 거리에 있다. 저마다 특색이 있는 골목과 중세풍의 건물 사이로 보이는 성당은 어디에서 보아도 자태(!)가 출중하다.

 

 

 

 

<산토 토메성당에서 나와 똘레도 대성당으로>

스페인 최대 규모의 똘레도 대성당을 전체적으로 편안하게 조망할 곳은 어디에? 전면, 그것도 비좁은 골목에서 대성당 전체를 보기에는 역부족이다. 첨탑은 성당 왼편에 위치하고 입구는 성당 오른쪽의 골목에 있다.

 

 

 

 

<똘레도 대성당 외관 중앙> 

성당 규모가 워낙 커서 벽면의 조각이 부속품처럼 자잘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하나 하나가 정교하고 섬세한 작품들이다.

 

 

<똘레도 대성당 내부>

성당 안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모습이다. 고딕 양식의 전형인 높은  천정과 그를 지탱하기 위한 기둥들, 채광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인 스테인드 글라스 창이 보인다. 방사선 모양의 아치형 천정도 하늘을 향해 치솟은 고닥 양식의 특징이다. 

 

 

 

<대성당 천정을 중앙에서 올려다 본 모습>

 

 

 <검은 돌...>

성당 건립과 관련된 무슨 돌을 모셔 놓은 곳인데 자세한 내용을 잊었다, ㅠㅠ... 처음엔 이것이 '성체 현시대'인 줄 알았다.

 

 

<똘레도 대성당 내부>

짓는데만 250년이 넘게 걸리고 그들의 사상이 함축된 스페인을 대표하는 이 성당을 어떻게 표현해야 될 지 모르겠다. 사진 몇장으로 어떻게 다 설명할 수 있겠는가?

 

 

 

<똘레도 대성당의 보물실 천정>

투각 형태로 된 이 천정을 보고 입이 떡 벌어졌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이것과 비교도 안 되는 더 정교하고 화려한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의 모카라베 천정이 있다. 그래도 놀라울 뿐이다!

천정만 봐도 그렇지만 아래에는 더 대단한 보물이 있다. 오른쪽으로 얼핏 보이는 것이 똘레도 대성당에서 가장 유명한 180kg의 금과 은으로 된  '성체 현시대'이다.

 

 

<뜨아, 180kg의 순금과 은으로 만든 성체 현시대...>

 예술성을 떠나 이렇게 어마어마한 보석 덩어리(!)를 내 생애에 볼일이 또 있을까, ㅎㅎ... 제법 쓸만한 줌 기능이 있는 디카인데도 화면 안에 겨우 들어온다.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란색은 황금, 회색(흰색)은 은이고 기타 다이아몬드와 약간의 유색 보석들로 만들었다.

 

 

 

 

<보물실의 다른 보물들>

 

 

<보물실의 프랑스 왕 생 루이가 기증한 3권의 황금 성서>

종이가 보급 되기 전 양피로 만든 성서 한권은 귀족의 영지 하나와 맞바꿀 정도로 귀했다. 물론 그 성서는 최고의 장인이나 재능이 출중한 성직자 몇 명이 매달려 필생의 작업을 한 결과였다. 이 성서는 종이인데 성서의 그림 중간 중간이 금박이어서 이런 이름이 붙은 것 같다. 

 

 

<보물실의 왕관과 함, 산호 등>

 

 

<중앙 예배당 앞>

전면에 차례로 성가대석과 양쪽의 파이프 오르간, 중앙 예배당(본당) 천정의 섬세한 그물 문양이 보인다. 하지만 서 있는 곳이 정확히 어디인지는 파악 불가...

 

 

<중앙 예배당(본당) 제단>

화려한 금색의 그물 같은 투각 천정은 우리가 이번 여행에서 돌아본 곳 중에서는 이곳이 유일했다. 그 아래의 제단 뒤 장식의 화려함과 정교함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중앙 맨 위의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상을 중심으로 예수의 일생을 조각한 상들이 각각 황금의 방안에 놓여져 있다. 제단 뒤 중앙의 가장 아랫단에는 예수를 안은 성모상이 봉헌되어 있다. 사진에서는 잘렸지만 흰색의 오른쪽 벽 인물상들은 이곳 출신 주교들이라고 한다.

 

 

 

<성가대석과 백색의 성모자상>

중앙 예배당(본당) 제단 맞은편에 있다. 제단 벽면의 화려함과는 또 다른 장중함과 정교함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차분하고 정교한 밤색의 목각 성가대석 그 뒤의 역사적 사실을 조각한 내용들, 윗단의 인물상들, 양쪽의 서로 다른 파이프 오르간 등...

백색의 성모상은 이름과 달리 피부가 유색이다. 스페인에는 이곳을 비롯하여 몬세라트의 검은 성모像(La Moreneta) 등 유색의 성모상이 의외로 많다.

 

 

<성가대석과 독수리상>

 성가대석 앞에는 백색의 성모상이 있고, 안쪽에는 이 독수리상이 있다. 사진 왼쪽 위의 파이프 오르간은 바로크 양식, 오른쪽은 신고전주의 양식이다.

 

 

<성가대석 위쪽의 바로크 양식 파이프 오르간>

 

 

<성가대석 위쪽의 신고전주의 양식 파이프 오르간>

 

 

<중앙 예배당(본당) 뒤쪽의 엘 트란스파렌테(채광창)>

오른쪽 위로 푸른 색으로 보이는 곳이 부족한 채광을 보강하기 위해 천정으로부터 빛이 들어오도록 만든 엘 트란스파렌테(채광창)이다. 뾰족하고 좁은 고딕 양식 건축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은은한 빛이 신비감을 더하지만 저녁 무렵이라 빛이 부족해 촬영 상태가 불량하다. 이 나마 촬영을 하는데 무척 애를 먹었다.

 

푸른 빛을 띠는 채광창 아래로 빨간 모자 2개가 보인다. 그 아래 바닥에는 모자의 주인공인 주교들의 관이 있다.

 

 

<중앙 예배당(본당) 뒤쪽 엘 트란스파렌테(채광창) 아래의 조각 작품들>

대리석과 석회로 만든 조각 작품들이다. 하얀 작품에 금테를 둘러 화려하다. 저녁 무렵이라 빛 부족으로 역시 촬영 상태 불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