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스.포.모 여행6 - 마드리드의 스페인 광장과 마요르 광장, 라만차 풍경

큰누리 2014. 2. 27. 23:07

<마드리드 Holiday Inn Express의 아침 메뉴>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의 아침식사는 우리에게는 너무 빈약하다. 빵과 밍밍한 쥬스가 기본이고 호텔에 따라 시리얼과 우유, 커피, 황도 통조림 등이 추가된다. 과일 생산량이 많기로 유명한 나라에서 황도 통조림을 질리도록 먹었다.

커피는 제공되지 않는 곳도 많은데 그나마 대부분 너무 진하고 쓰다. 커피는 즉석에서 입맛대로 골라 자판기처럼 뽑아 먹고, 뜨거운 우유를 섞어 먹는 시스템이 꼭 갖추어져 있다.

 

이 사진에는 구운 식빵만 있지만 전반적으로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는 빵 종류가 다양하고 아주 맛있다. 구수하고 담백해서 빵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도 매끼 맛있게 잘 먹었다. 우리나라의 달기만한 빵과는 질이 다르다.

내가 국내에서는 특히 기피하는 크로아상도 거의 매번 나오는데 역시 담백하고 맛있다.

 

 

<마드리드의 번화가의 Palace 호텔>

둘째날 첫번째 코스인 마드리드의 스페인 광장으로 가는 중이다. Palace 호텔은 마드리드의 번화가인 그랑 비아 입구 쯤에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귀빈실은 1일 숙박료가 250만원 정도라고 한다. 마이클 잭슨이 묵은 걸로 유명하다고...

 

이곳을 지나 5분 정도 버스로 더 가면 유명한 그랑 비아 대로가 있다. 그랑 비아 대로의 시벨레스 분수를 중심으로 구도시와 신도시로 나뉘며 대로 끝에 스페인 광장이 있다.

 

 

<마드리드의 스페인 광장과 스페인의 날씨>

'스페인 광장'이나 '마요르 광장'은 고유명사가 아니다. 여행 전에 자료를 만들면서 그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혼란스러웠다.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면 스페인의 어지간한 도시 이름을 앞에 단 스페인 광장이 줄줄이 뜬다. 심지어 로마 스페인 광장, 괌 스페인 광장도 있다. 로마의 스페인 광장은 오드리 헵번, 그레고리 펙이 주연한 영화 <로마의 휴일>의 무대가 된 곳이다.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마드리드와 세비야의 스페인 광장을 들렀다.

 

마드리드의 스페인 광장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돈키호테>의 저자 세르반테스의 사후 300주년을 기념하여 만들었다.  다른 유명한 광장과 달리 조촐하며 중앙의 기념탑에 세르반테스의 좌상 있고, 그 아래에 말을 탄 돈키호테와 나귀를 탄 판초의 동상 있다.

아래 사진, 돈키호테의 왼쪽에 있는 여성像을 현지 가이드는 이사벨 여왕이라고 했는데 <돈키호테>에 등장하는 공주라고 한다. 사진에서 잘린 오른쪽의 여성像은 여관집 여주인이라고... (돈키호테는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혔다는데 나는 소시적에, 그것도 아주 재미없다고 생각하며 읽어서 내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

 

이 때부터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우리가 여행하는 10일이 넘는 기간 동안 계속 비가 오락가락했다. 스페인은 11월부터 4월까지가 우기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장마나 폭우가 쏟아지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도 몇 차례씩, 그것도 시도 때도 없이 찔끔거린다. 기온도 평균 섭씨 10도는 되니 우산이 없어도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카메라 렌즈 때문에 무척 애를 먹었다. 덕분에 하루에 5번 무지개를 본 날도 있었다. 

스페인 연간 강우량은 700~800ml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지만 버스 차창으로 본 푸석푸석한 땅을 보니 이해가 되었다. 도로에 배수구도 따로 없다고 한다.

 

 

 

<마드리드의 마요르(Mayor) 광장>

스페인어로 Mayor '큰'이란 의미라고 한다. 이 놈의 스페인어를 몰라서 여행 기간 동안 (패키지임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애를 먹었는지 모른다. 설명서나 간단한 안내문을 이해할 수 없어 답답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특히, 30분 간의 자유시간에 욕심을 내고 혼자 찾아간 바르셀로나의 카사 밀라 안에서 출구를 못 찾아 치른 곤욕은 끔찍했다.

 

스페인의 어지간한 도시에는 마요르 광장이 있고 마드리드 마요르 광장은 푸에르타 델 솔(Puerta del Sol; 태양의 문 터)

광장과 인접해 있다. 스페인 왕궁이나 산 미겔 시장(재래시장)과 가까운 곳이다. 1619년에 필리페 3세가 세운 후로 3번이나 불이 나서 현재의 모습은 1854년에 보수공사를 한 것이다. 국왕 취임식 등의 왕실 행사, 교수형 집행, 투우나 승마 경기 등을 하는 행사장으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200개가 넘는 발코니의 건물에 광장이 둘러싸여 있고 산 미겔시장, 똘레도 거리로 통하는 문 등 총 9개의 문이 있다. 광장 북쪽의 4층 건물은 특별히 '로얄 아카데미 하우스'라고 부르며 마드리드시의 도서관 겸 관광 사무실로 이용되고 있는데 외벽의 벽화가 유명하다.

 

우리의 오만한(!) 가이드는 벽화에 대한 언급을 안 했고, 나는 저급한 이발소 그림(!) 같아서 사진만 찍고 말았는데 나름 유명했다. 벽화의 내용은 1992년에 카를로스 프랑코가 그린 그리스 로마신화의 신들이다. 주제가 신화이긴 하지만 대부분 나체에다 에로틱한 장면이 많아 좀 민망했다. 광장 건물 벽에 나체화가 무더기로 있으니 시선은 가지만 내 취향도 아니고 예술성이나 내용 모두 애써 볼 만한 가치는 없었다.

 

 

<마드리드 마요르 광장과 벽화>

뾰족탑 사이 벽의 뿌연 부분이 바로 벽화이다. 건물 중앙의 깃발 위의 흰판에 'Plaza Mayor'라고 쓰여있다. 

 

 

 

<마드리드 마요르 광장 중앙의 필리페 3세 동상> 

 

 

 

 

<마드리드 마요르 광장 밖의 건물>

'프라자 델 빌라'라는 이름이 건물 오른쪽 앞에 붙어있었는데 가이드로부터 구)시청이라고 들은 것 같다. 이 부근에서 가장 인상에 남은 중후하면서 단아한 건물이다.

 

 

 <스페인 왕궁 앞의 라말레스 광장과 화가 벨라스케스 기념탑>

스페인 왕궁 앞에 있는 꼬마 광장이다. 중앙의 작은 석주가 기념탑이고 아래에 '벨라스케스'와 생몰 연도가 적혀있다. 벨라스케스는 스페인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프라도 미술관 소장) 중의 하나인 <시녀들>을 그린 궁정화가이다.

가이드는 빠에야 전문점으로 보이는 기념탑 뒷 건물이 벨라스케스의 집이라고 했는데 의심스럽다. 벨라스케스는 마드리드 출신이 아니다. 이곳에서 살았었나?

 

 

<스페인 왕궁 앞의 광장>

'오리엔테 광장'이라고 자료에서 보았다. 무슨 놈의 광장들이 이리도 많은지... 규모가 큰 광장에는 이렇게 기마상이나 동상들이 있다.

 

 

<광장과 스페인 왕궁>

자료에 의하면 왕궁 내부도 상당히 볼거리가 많았지만 우리 일정에는 없었기 때문에 겉만 보고 지나쳤다. 외부는 장중하고 단순하지만 내부는 왕가가 사용하던 모습 그대로 남아있어 상당히 화려하다고 한다.

현재 이곳은 국왕(현 국왕 후안 카를로스 1세)이 거주하지 않고 박물관으로 쓰이며 행사가 있을 때만 사용한다고...

 

 

 

 

 <독재자 프랑코 총통의 무덤>

마드리드를 떠나 다음 여정인 교육 도시 살라망카로 가는 중이고, 이 무덤은 마드리드 외곽에 있다. 달리는 차 안, 그것도 선팅된 차창으로 촬영해서 상태가 불량하지만 십자가의 높이가 100m 정도라고 한다. 그 밑의 하얀 건물(?)에는 추종자 100여명이 묻혀 있다고...

전공자도 아닌 내가 스페인 역사까지 들추려니 골머리가 아프다! 그냥,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대통령 하신 분과 성향이 아주 비슷한 분이라고 보면 무리가 없겠다. 수명을 다한 점은 다르고, 현재까지 추종자가 꽤 되는 점은 비슷하다.

 

 

<스페인의 평원>

차창으로 촬영해서 격이 떨어지지만 내가 이번 여행에서 반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창밖 시골 풍경'이다. 차로 몇 시간씩 달려도 수평선이 끝없이 이어지는 평원은 정말 아름다웠다. 얘네들은 이렇게 넓고 풍요로운 땅을 두고 왜 남미까지 가서 대륙을 짓밟았으며 황금을 약탈했을까 하는 생각이 수시로 들었다. 평원과 대성당의 황금을 볼 때마다 그랬다. 아흔 아홉개 가진 놈이 남은 1개를 탐낸다더니... 우리나라의 6.2배나 되는 땅에 평야까지 넓은 스페인은 그야말로 축복 받은 땅이다.

 

일단 이곳은 '라만차'라고 부른다. 저지대 평야... <돈키호테>의 배경이 된 곳이고 여행사에 따라서 '콘수에그라의 풍차' 등의 이름으로 일정이 따로 있다. 고지대 평원은 '메세타'라고 한다고. 개인적인 질문에 벌처럼 되쏘기만 하던 우리 가이드가 내 질문에 선심 쓰고 알려준 더럽게 소중한(!) 내용이다.

 

갈색, 검정으로 보이는 것은 방목되는 소떼이다. 그 외에도 돼지, 말 등을 방목한다. 땅덩이가 크고 풀이 많으니 굳이 가축을 묶어 기를 필요가 없는 것이다. 

맨 위와 그 아래 사진의 짙은 녹색의 나무는 스페인 참나무이다. 참나무 아래에는 의례 소나 돼지 등의 가축이 있는데 그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스페인의 명물 먹거리 '하몽'을 만든다. 참나무는 아래부터 껍질을 벗겨 '코르크'를 만들어 파니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는 격이다.

 

 

 

 

 

 

<스페인의 마을 구조>

스페인의 마을은 중앙, 혹은 가장 높은 곳에 성당이 있다. 그 성당을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는 것이다. 성당은 얼핏 보면 로마네스크 양식 같고, 다르게 보면 무어(이슬람교도)풍(무데하르)으로도 보인다.

 

 

 

 

<살수기>

라이트 형제가 최초로 만든 비행기처럼 생긴 이것이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살수기라고 한다. 땅이 넓고 건기에는 상당히 더운 날씨 때문인지 눈에 많이 띄었다.

 

 

<스페인에서 포르투갈의 파티마로 가는 길에 처음 본 무지개>

우리나라에서 평생 볼 무지개를 이번 여행 기간에 다 보았다. 비가 찔끔거리다가 개이는 날씨 때문에 스페인에서 무지개를 보는 것은 아주 흔하다.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아래 쪽에 있어서 비슷한 날씨를 공유한 모로코에서는 하루에 다섯번까지 무지개를 보았다.

 

 

<스페인, 포르투갈 국경선 부근의 풍경>

 

 

<스페인, 포르투갈 국경선 부근의 휴게소>

우리나라 편의점이랑 다를 게 없다. 대신 말린 돼지 뒷다리 절임(하몽)이 여기 저기 걸려 있는 점이 다르다! 하몽의 가격은 1kg당 10유로 80센트(한화 16,000원 정도)라고 적혀있다. 스페인에서 하몽은 쇠고기보다 비싸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쇠고기 가격보다는 싸지만 맞는 것 같다.

스페인, 포르투갈 국경 부근의 사진이 벌써 등장한 것은 사진을 줄이기 위해 이 글에 함께 묶었기 때문이다. 중간에 살라망카 관광이 들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