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스.포.모 여행18 - 모로코 카사블랑카와 라바트

큰누리 2014. 3. 23. 01:10

라바트는 모로코의 행정 중심도시이면서 수도이고, 카사블랑카는 가장 큰 상업도시이다.

'카사블랑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험프리 보가트, 잉글리드 버그만이 주연한 영화 <카사블랑카>이다. 하지만 영화는 실제로 카사블랑카에서 촬영하지 않았다고 한다. 따라서 카사블랑카에 있는 '릭의 카페(릭스카페)'는 영화 속의 카페를 재현한 것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로부터 피난 나온 사람들이 미국으로 건너갈 수 있는 유일한 창구는 포르투갈의 리스본이었다. 친독일적인 스페인 때문에 유럽에서 포르투갈로 직접 갈 수 없는 사람들이 모인 중간 지점이 카사블랑카였다. 카사블랑카에서 리스본으로 가는 비행기를 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용은 희미하지만 과묵한 닉(험프리 보가트)의 일자(잉그리드 버그만)에 대한 사랑만은 또렷하게 흑백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모로코'란 나라>

정식 이름은 '모로코 왕국'이며 입헌군주국이다. 정부의 수반은 총리이지만 국왕은 종교적인 지도자 겸 3권에 대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며 군대 통치권까지 가지고 있다. 인구의 99%가 수니파 이슬람교도이며 공용어인 아랍어 외에 프랑스어가 많이 사용된다. 

모로코에서 금기시하는 3가지는...

첫째, 절대적인 왕권을 행사하는 나라에서 의례 그렇 듯 왕실에 대한 모독은 안 된다. 

둘째, 영토 분쟁 중인 서사하라에 대해 언급을 하면 안 된다. 

세째, 이슬람교 국가에서 의례 그런 것처럼 이슬람교에 대한 모독을 하면 안 된다고 한다.

 

모로코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무질서한 교통문화라고 한다. 신호등이나 도로표지가 부실한 상황에서 차들이 질주를 하기 때문에 아주 위험하고 실제로 교통사고 발생이 세계 1위라고 한다. 다행히 우리는 고속도로로 이동했고, 카사블랑카에서는 길이 막혀 내가 탄 차나 남의 차 모두 속도를 낼 수 없었다.

주의할 사항 둘째는 현지의 물은 석회질 성분이 많아 수질이 나쁘기 때문에 병에 든 생수를 사먹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이전 글의 호텔에서 탄 1회용 커피가 프림과 분리되는 것으로 확인했다.

다른 주의 사항은 사진촬영에 대한 부분이다. 현지인들이 사진 촬영에 대단히 예민하고 종교시설이나 항만 등은 대부분 촬영금지 구역이다. 이동 거리는 길지만 몇 군데 되지 않는 곳을 들르면서 현지 가이드에게 사진촬영에 대한 주의를 꽤나 들었다.

 

덤으로 여성이나 동양인에 대한 편견이 심하다 점이다. 여성, 그것도 동양인이 혼자 여행을 하면 상당히 모욕을 당할 수도 있고 위험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로코에서 만난 여성은 차창으로 본 것까지 합해도 몇이 안 되었으며 모두 히잡을 두르고 있었다. 내가 스치며 본 모로코인들 중 관광업에 종사하지 않는 현지인들 상당수는 우리를 '힐끔거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슬람국가라는 종교적인 차이 외에도 묘한 불편함이 내내 따라다녔다.

 

그런데 모로코에서 살고 있다는 어느 블로거의 글을 보니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었다. '모로코는 이슬람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술을 마실 수 있고, 국가에서 관광을 장려해서 관광객이 많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유럽은 아니다' 라는 것이다.

 

 

<카사블랑카의 모하메드 5세 광장>

현 국왕인 모하메드 6세의 할아버지인 모하메드 5세는 프랑스 보호령이었던 모로코를 독립시킨 모로코의 국왕이자 영웅이다. 이 광장은 모하메드 5세의 죽음을 애도하여 조성되었다. 이 분의 관을 안치한 영묘(모하메드 5세 묘)는 수도 라바트에 있는데 모로코에서 가장 큰 '볼거리'이기도 하다.

 

꼭두새벽에 들러서 별로 눈에 띄는 것이 없지만 주변에 법원, 전화국, 중앙은행 등의 관공서들이 있다. 잠깐 내려서 훑어보는 사이에 중앙의 선로로 손님 몇 명을 태운 전차 한대가 을씨년스럽게 지나갔다.

 

 

 

 

<카사블랑카의 하산 메스키타(하산 2세 사원)>

하산 2세는 현 국왕의 아버지이자 현대 모로코 왕국의 2번째 국왕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모스크로 하산 2세(1961~1999)가 국민의 성금으로 1987년~1993년에 건립했다. 한꺼번에 25,000명이 예배를 볼 수 있으며 사원 외부를 합치면 총 10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와 메디나 사원에 이어 세계 3위 규모의 모스크이다.

지붕은 개폐가 가능하고 석고와 목재로 장식한 실내장식이 아름다우며 정해진 시간에 관광객에게도 개방을 하지만 우리는 겉만 보고 지나쳤다. 이번 여행에서 한밤중이나 컴컴한 새벽에 수박 겉 핥듯 지나친 곳이 한 두곳이 아니다.

 

하산 메스키타도 불빛 때문에 그저 약간 신비했을 뿐 규모조차 상대적인 가늠이 어려웠다. 포르투갈의 파티마 성모 발현 성당도 한밤에 비슷한 상황에서 보고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카사블랑카의 하산 메스키타(하산 2세 사원)와 파티마 성모 발현 성당의 가장 확실한 차이>

아주 비슷한 상황에서 보았고, 규모도 어마어마하다는 점에서 종교는 다르지만 둘다 묘하게 느낌이 비슷하다. 하지만 이 사원 바로 옆에는 바다가 있고, 상황이 되었다면 내려가 볼 수도 있었을 것이다.

 

 

<모로코의 수도 라바트>

엄숙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풍기는 라바트 입구의 이 건물... 가이드에게 우리나라의 국립묘지 비슷한 곳이라고 들은 것 같다. 그 옆에 있던 넓은 공간은 국왕의 승마장이라고 들은 것 같고... 아무튼 수도 라바트에서 넓고 한적한 곳은 모두 왕실 소유이거나 국왕과 관련이 있다.

 

 

<라바트의 왕궁 담장>

현 국왕의 거주지이다. 이른 아침인데다 날이 흐려서 분위기가 좀 어둡다.

 

 

<라바트의 전통복장 차림의 여성>

풍경 구석에 작게 찍힌 여성을 클로즈업한 것이다. 메디나나 다른 곳에서 본 (대체로 늙은) 여성들의 전통복장은 특이하게 이런 보라색 계통이었다.

 

 

<라바트의 모하메드 5세 묘 밖>

모하메드 5세 묘는 이 건물에 가려 안 보이고 중간에 있는 모스크의 녹색 지붕만 아치형 기둥 아래로 살짝 보인다. 지붕이 없는 이곳은 현 국왕이 죽으면 영묘로 사용될 곳이라고 한다.

 

 

<라바트의 모하메드 5세 묘 밖의 근위병>

하산 탑(하산 타워, 하산 미나렛)은 동, 서 양쪽에 문이 있고, 보초병 2명씩이 지키고 있다. 이 보초병들은 교대를 하러 가는 중이다.

하산 타워 맞은 편에 모하메드 5세의 묘가 있다. 모하메드 5세 묘가 있는 건물 입구 사면에도 1명씩의 보초병이 있는데 그 사람들도 옷은 같지만 모자, 무기(?), 신발은 약간 다르다.

 

 

 

<라바트의 하산 타워(하산 탑)와 흙벽>

라바트의 상징적 존재로 한변이 16m인 정사각형의 하산 모스크 미나렛(첨탑)이다. 1195년에 알 모하드 왕조의 야쿠브 엘 만수르가 건립하다 1199년에 그가 죽자 공사가 중단되어 지금의 모습으로 남았다.

미완성 첨탑(미나렛)인 하산 탑 외에 모스크 기둥용으로 세운 석주 200여개, 사원을 둘러싼 흙벽이 동, 서쪽에 주로 남아있다. 하산 타워(하산 탑)는 세비야의 히랄다 탑, 마라케시의 쿠투비아 모스크 첨탑을 만든 건축가 자비르의 작품이다.

 

하산 탑 맞은편 (남쪽)에는 동쪽에서 서쪽 방향 순서로 모하메드 5세 묘, 모스크, 모하메드 6세 묘 예정지가 일렬로 늘어서 있다.

 

 

<라바트의 하산 타워(하산 탑)와 서쪽 벽, 근위병>

입구에서 만난 보초병으로 서문 양쪽에 서있다. 하산 모스크 터나 하산 탑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모하메드 5세 묘를 지키기 위해서일 것이다. 흙벽에 뚫린 네모난 구멍은 벽에 올라가기 위한 장치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라바트 하산 탑 서쪽 벽과 기둥들>

하얗고 튼튼해 보이는 돌기둥과 원래 뜷린 구멍에다 일부가 무너져내린 붉은 흙벽이 묘하게 잘 어울린다. 흙벽의 구멍들과 위에 비둘기들이 둥지를 틀었다.

 

 

 

 

<라바트의 미완성 하산 탑(첨탑, 미나렛)과 돌기둥들>

 

 

 

<동쪽에서 본 라바트의 하산 탑 앞 기둥들과 서쪽 벽>

왼쪽 끝으로 살짝 보이는 흰 건물은 입구에서 가장 먼저 본 모하메드 6세의 묘 예정지이다.

 

 

<라바트 하산 탑 맞은편의 건물들>

왼쪽(동쪽)부터 모하메드 5세 묘, 모스크, 모하메드 6세 묘 예정지이다.

 

 

<모하메드 5세 묘 북쪽>

하산 탑 맞은편, 대서양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있다. 모하메드 5세 1912년부터 프랑스의 식민통치에 항거하며 독립운동을 하다 1927년에 모로코 왕으로 즉위했다. 1953년에 프랑스에 의해 강제 망명 → 1955년  망명지에서 모로코 독립 선언 → 1956년에 스페인과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얻어냈다. 1961년에 사망하여 이곳에 잠들어 있다.

 

아들인 하산 2세가 1962년부터 1969년까지 7년에 걸쳐 만들었으며 400여명의 장인들이 동원된 만큼 실내장식이 매우 정교하고 아름답다. 중앙에는 모하메드 5세 관, 뒤쪽에는 하산 2세의 관과 모하메드 6세의 작은 아버지 관이 안치되어 있다.

 

 

<모하메드 5세 묘 아래의 중정?>

동쪽 입구에서 볼 때 오른쪽에 있는 궁궐의 중정 같은 곳인데 정확한 용도는 모르겠다.

 

 

<모하메드 5세 묘 입구(동쪽문)>

모로코에서 본 건물 중 가장 정교하고 아름답다. 하긴, 다른 건물은 내부 관람을 아예 못했거나 너무 어두워서 못 보았다.

 

 

 <모하메드 5세 묘 내부(1층)>

하나하나 뜯어보면 화려함과 정교함의 극치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은은한 느낌이 든다.

 

 

 <모하메드 5세 묘 천정>

 

 

 

 <지하 1층의 모하메드 5세 묘>

1층에서 내려다 보이는 지하에 3개의 관이 있다. 가장 큰 중앙의 관은 현 국왕인 모하메드 6세의 조부인 모하메드 5세, 왼쪽은 부친인 하산 2세, 오른쪽은 숙부의 관이다. 숙부의 관 옆에 앉은 흰옷을 입은 사람은 쿠란을 낭독한다.

 

 

<모하메드 5세 묘 출구(서쪽 문)>

하산 탑 입구에서 말을 탄 보초병과의 외형적 차이는?

1. 하산 탑 입구 보초병의 모자는 녹색이다.

2. 하산 탑 입구 보초병은 손에 깃발을 들고 있다.

3. 하산 탑 입구 보초병은 부츠를 신고 있다. 

 

다소 앳되어 보이는 이 보초병, 사진 찍어도 되느냐고 조심스럽게 제스처로 묻자 눈으로 깜빡거리며 좋다고 했다. 덕분에 사진을 마음 편하게 찍었지만 팔짱을 끼는 등의 터치는 금물이다.

 

 

 <모하메드 5세 묘의 섬세한 석고 장식>

 

 

 <모하메드 5세 묘에서 본 하산 탑(하산 타워)과 돌기둥들>

 

 

 

 <모하메드 5세 묘 옆의 모스크>

초록색은 이슬람교에서 천국을 상징한다.

 

 

 <하산 모스크 동문과 보초병>

 

 

 <하산 모스크 동문 밖(북쪽)>

언덕 아래로 시가지와 대서양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