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스.포.모 여행19 - 모로코 여행에서 불편했던 점과 다시 스페인으로

큰누리 2014. 3. 23. 16:10

모로코 일정 1일째, 세비야에서 전세버스로 3시간 20분만에 타리파 국제여객선 터미널에 도착, 스페인 타리파에서 1시간 뒤에 탕헤르행 페리에 승선한 후 1시간 여만에 모로코의 탕헤르 도착, 탕헤르의 호텔에서 숙박.

 

2일째, 탕헤르의 호텔에서 새벽에 페스로 출발하여 5시간 30여분 만에 페스에 도착, 페스의 왕궁 외관 및 페스 메디나(태너리 포함) 관광4시간 남짓 걸려 카사블랑카로 이동하여 호텔에서 숙박.

 

3일째, 꼭두새벽에 출발하여 카사블랑카의 모하메드 5세 광장과 하산 2세 사원(하산 모스크) 관광1시간 30분 정도 이동하여 모로코 수도인 라바트의 모하메드 5세 묘와 하산 타워(하산 탑/하산 미나렛) 관광라바트에서 4시간 30분만에 탕헤르 도착하여 페리를 타고 스페인 타리파로 이동.

 

결론적으로 만 이틀에 걸쳐 모로코에서 유명하다는 관광도시 3곳을 훑어보았다.

 

 

<주유소 자동 세차장에서 일어난 황당한 사건>

아래의 자동 세차장에서 회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뭔가 손짓을 하고 있는 사람 때문에 모로코에 대한 내 인상이 상당히 나빴다. 해외여행을 할 때 그 나라의 기름 값이나 주유소 구조 등이 궁금해서 사진촬영을 하는데 이곳에서 내 관심사는 자동 세차였다. 3컷째 이 사진을 찍는데 회색 옷을 입은 사진의 남자가 소리를 지르고, 동시에 현지 가이드와 로컬 가이드가 달려왔다. 나는 영문은 모르지만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난 났다는 느낌이 들었다. 결론은 내가 그 남자의 초상권을 침해했다 것...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맨 처음 사진을 찍을 때 세차장 안의 4명은 모두 등을 돌리거나 차를 향해 있었다. 콩알만하게 들러리(?)로 나오는 이 남자를 사진에 넣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고... 어쨌거나 일이 시끄러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하고 차에 탔지만 한 마디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돌아오는 길에 일어난 사건이지만 호텔을 제외한 곳에서 만난 모로코의 민간인(?) 남자들의 시선은 항상 뒷골이 당기게 만들었다. 그런데다 이 일까지 터지니 모로코는 나름 매력이 있는 곳이긴 하지만 자유여행은 정말 하고 싶지 않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민한) 자존심, (다소 황당한) 여성에 대한 편견, (너무 적극적이어서 귀찮은) 상술 등등...

하지만 호텔에서 마주친 소수의 친절한 종업원들을 기억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모로코의 라바트에서 스페인으로 돌아가기 위해 탕헤르로 가는 길의 주유소>

사진 왼쪽의 거구의 중년 남성은 모로코 로컬 가이드 '사이다'란 이이다. <글래디에이터> 같은 영화에 엑스트라로 종종 출연했다고 한다. 스포모 여행을 다녀온 블로거들의 글에 이 분이 자주 등장한다.

 

 

<페스 가는 길에 들렀던 오아시스 카페>

스페인, 모로코에서의 고속도로에 있는 카페는 우리나라의 휴게소랑 비슷하다. 페스로 들어갈 때 타이어가 펑크 나서 부득이하게 들렀던 곳인데 이번에는 제대로 용무 때문에 들렀다. 이곳에서 한식 도시락을 먹었다. 모로코인과 국제결혼을 해서 사는 분의 노모가 만든 도시락이라는데 푸짐하고 맛있다. 아마 스포모 여행에서 가장 맛있는 한식일 것이다.

드물게 식사 시간을 넉넉하게 줘서 주변의 화단도 둘러보고, 즉석요리(구운 빵, 따진)를 구경하기도 했다. 건물 내부에서는 커피나 모로코인들이 즐기는 민트차(끔찍하게 달다.), 간식거리 등을 판다.

 

이곳에서도 사건이 있었다. 도시락을 먹은 일행들이 건물 밖에 있는수도꼭지가 일렬로 늘어선 공동수도에서 양치 한 모양이다. 그런데 그것을 야만적인 행동이라고 현지인이 항의를 한 것이다.

우리 현지 가이드 그 '야만적인 행위'에 대해 거품을 물고 성토를 했다. 그런 일을 막는 것이 그 사람의 임무 중의 하나인데 현지 가이드 본연의 업무를 망각한 행동이었다. 스페인에서는 관광 포인트 설명을 안 해서 중요한 곳을 놓치게 하더니 모로코에서는 자신의 고객이 이런 봉변을 당하게 만들었다.

 

나는 원래 드러난 곳에서 양치를 하지 않지만 그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정도의 양치질이라면 좀 유별난 것 같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문화적인 차이로 넘길 수 있을 성 싶은데도 유별나게 화를 내며 야만적인 행위로 매도하는 자체가 남을 수용하지 않는 옹졸한 행위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용납이 안 된다면 그림이나 문자로 '양치질 하지 말라'는 내용을 걸어놓기라도 하던가... 

사소하지만 여러 면에서 '문화적인 차이'를 느끼게 한 나라였다.

 

 

<오아시스 카페의 빵 굽는 화덕과 따진 요리>

'1봉에 얼마' 하는 식으로 빵 가격이 꽤 저렴했는데 담백하고 맛있어서 빵을 사고 싶었지만 돈이 없었다.

 

 

 

<오아시스 카페로 공수해서 먹은 한식 도시락>

무 생채와 고추 간장절임, 계란 김말이와 생멸치 조림, 김치와 양배추무침이다. 밥은 커다란 도시락에 별도로 나오는데 거의 2인분 수준이다. 타국에서 먹은 한식이라 맛있기도 하지만 실제로 한국에서 먹은 음식처럼 상당히 맛있다.

 

 

<오아시스 카페의 풍경1>

바나나, 그 뒤로 사이프러스나무가 있고, 앞의 울타리(?)는 히비스커스(하와이언 무궁화)이다.

 

 

<오아시스 카페의 풍경2>

화단의 부겐빌레아이다. 동남아나 중국 남쪽보다 꽃이 작고 색깔도 다소 탁하지만 야물다.

 

 

<오아시스 카페의 풍경3>

화단의 식물들로 하와이언 무궁화(히비스커스), 알로에꽃, 옥살리스(사랑초), 잎이 야들야들해서 고무 느낌이 나는 나무이다. 이곳의 나무에는 유난히 달팽이들이 많았다.

 

 

 <오아시스 카페의 풍경4>

스페인과 모로코에는 유난히 들고양이들이 많다. 이 고양이는 입성이 무척 깨끗하지만 현지 가이드는 병이 옮을 수도 있으니 함부로 만지지 말라고 했다.

 

 

<탕헤르 구시가지>

탕헤르는 고대부터 역사에 등장하는 항구이며 모로코에서도 손가락 안에 드는 큰 도시이다. 스페인과 가장 가까워서 지리적으로 요충지였다. 그래서 항구에 스페인의 타리파처럼 古城이 있다.

 

이 산자락의 집들을 보면 무채색의 포스트 잇을 촘촘히 붙이고 중간중간에 붉은 색 색종이를 포인트로 끼운 것 같다. 그 느낌은 바다 건너 스페인 타리파의 항구 쪽도 마찬가지였다.

 

 

 

<탕헤르 신시가지>

 

 

<탕헤르 국제여객선 터미널 맞은편 풍경>

위의 두장은 버스 안에서, 아래의 두장은 국제여객선터미널에서 촬영한 것이다. 두번째 사진의 城은 스페인 타리파에 있는 구스만성과 착각할 정도로 비슷하다.

 

 

 

 

 

<모로코 탕헤르 선착장의 경비원, 경찰?>

이곳도 배를 타기 전에는 사진촬영을 하면 안 된다고 주의를 받은 곳이다. 밀항자가 많아서 경비가 삼엄하다. 페리호에 탈 때는 버스에서 짐을 내려 손수 들어날라야 하는데 이것 역시 밀항을 막기 위한 방편인 것 같다. 짐 들어준다고 남자가 친절하게 다가와서 멋 모르고 OK를 하면 돈을 내야 한다.

 

 

<모로코 탕헤르 선착장에서 본 풍경들>

모로코의 탕헤르에서 스페인으로 출발했을 때 지도로 따지면 서쪽(왼쪽)은 대서양, 동쪽은 지중해(오른쪽)이다. 하지만 배 안에서는 전혀 방향을 가늠할 수 없어서 멀리 보이는 땅이 스페인인지 모로코인지 계속 헛갈렸다.

모로코로 갈 때와 달리 바다가 잔잔해서 배 난간으로 나와 바다를 실컷 구경했다. 바닷물 색깔, 정말 파랗다!

 

 

 

 

 

<스페인의 타리파 港>

 동상의 주인공이 궁금했는데 결국 누군지 못 밝혔다. 받침대로 보아 그리스도상일 것이라고 추측만...

 

 

 

<하선 후 본 타리파 풍경>

모로코로 갈 때 놓친 구스만城을 자세히 촬영(만) 할 수 있었다.

 

 

 

 

<타리파의 구스만城>

 

 

<타리파의 사진 포인트에서 본 아프리카 대륙>

타리파항을 출발해서 15분쯤 지난 지점에서 본 풍경이다. 기념촬영하기 딱 좋은 위치와 날씨였다. 사진 중앙 근경에 얼룩토끼 한마리도 있다. 그러고 보니 이번 여행에서 아주 드물게 이 날, 종일 맑았다!

 

 

<타리파의 사진 포인트 맞은편의 풍력 발전기>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본 풍력 발전기 일 것 같다. 요즘 경제가 어려운 스페인정부가 연금 지급이 어려워지자 원하는 사람에게 연금 대신 이 발전기를 1대씩 대여한다고 한다. 발전기에서 나오는 수익이 좋으면 괜찮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빈털털이나 다름없는 복불복 선택이라고...

 

 

지브롤터(Gibraltar)

스페인의 이베리아 반도 남단에서 지브롤터 해협을 향하여 뻗은 작은 반도로 영국의 속령이다. 여의도 면적의 2/3쯤 되며, 인구는 30,000명 정도이다. 대서양과 지중해를 연결하는 입구에 있는 지정학적 요충지이기 때문에 8세기에 이슬람교도들이 점령한 이래 각국 간의 이권 싸움의 각축장이 되었다.

 

영국과 스페인의 본격적인 싸움은 1704년 스페인 왕으로 프랑스의 루이 14세의 손자가 지명된 것(스페인 왕위 계승전쟁)을 빌미로 영국이 네덜란드와 연합해 지브롤터를 점령하면서 시작되었다. 1713년 유트레히트 조약으로 영국이 양도 받은 이후 영국해군의 거점 기지가 되었고 300년 가량 이곳을 지배해 왔다. 이후 스페인은 여러 차례 지브롤터를 돌려받으려고 경제봉쇄를 하는 등 갈등이 있었지만 1969년 주민투표 결과 영국의 보호 아래 자치정부를 수립하는 것으로 결말이 났다. 하지만 여전히 스페인은 반환을 요구하고 있어서 분쟁의 불씨를 안고 있다.

 

프랑코 총통은 지브롤터를 일컬어 '발톱에 박힌 가시'로 표현했다고 한다. 그야말로 돌산 같은 작은 땅 임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 국제공항을 둘 정도로 여러 면에서 눈독을 들일만한 요충지인 것이다.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방 풍경>

타리파에서 2시간 정도 걸리는 안달루시아의 '하얀 마을 미하스' 이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