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숲1

큰누리 2014. 7. 9. 23:08

다녀온 날짜 : 2014. 06.28

Daum 카페 <발견이의 도보여행>을 통해서.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발견이의 도보여행> 카페를 통해서 인제군 원대리의 자작나무숲을 다녀왔다. 소문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숲속의 신사라는 새하얀 자작나무들이 그 정도로 빽빽한 곳은 한국에서는 처음이었다. 조성한지 20년쯤 되었다고 한다. 산 전체를 채울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약간 아쉬운 규모였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나무들이 더 우람해지고 주변에 함께 심은 낙엽송, 전나무들과 어우러지면 일대가 장관이 될 것이다. 

 

1시간 남짓 자작나무 숲에서 정기를 듬뿍 받고 점심을 먹으러 인근에 있다는 아이올라팬션으로 갔다. 입구에서 자작나무숲까지 더위에 계속 오르막길을 오르느라 지쳤는데 팬션까지 걷고 또 걸었다. 아이올라팬션으로 가는 길도 숲 풍경은 딱히 볼 것은 없지만 괜찮았고, 특히 점심을 먹고 내려오는 숲길은 정말 아름다웠다. 야생화도 지천에 깔려있고 무엇보다 사람 발길이 닫지 않은 깊은 숲은 자작나무숲보다 더 힐링이 되었다. 건강이 부쳐 앞서가는 일행을 놓칠세라 헐떡이면서도 수많은 야생화와 곤충들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우리가 걸은 숲길은 총 12.5km 정도라고 한다. 회원분들이 걷는데 베테랑이어서 그 정도라면 카페에서 초급 코스이고 중간에 쉬는 시간도 많았지만 나는 매번 헐떡거렸다. 다녀온 후 다리가 붓고 팔에는 햇빛 알러지까지 나서 며칠 고생은 했지만 그래도 정말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숲 입구>

모두 <발견이의 도보여행> 회원분들이다. 신청자들이 많아서 버스 2대가 동원되었다. 입구에서 입산 신고 등록을 하는데 나는 묻어 갔기 때문에 어떤 절차를 거치는지는 모르겠다.

 

 

<원대리 자작나무숲 입구의 안내문, 이정표들>

입구에서 8분쯤 걸어올라간 지점이다. 이곳에서부터 양쪽 길가에 야생화들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꿀풀이 가장 많고 엉겅퀴와 지느러미엉겅퀴, 물레나물, 기린초, 털중나리, 노루오줌 등이 많이 보인다. 활짝 만개한 꿀풀을 그렇게 많이 본 것은 태어나서 이곳이 처음이다. 이 지점부터 어린 자작나무들이 다른 나무들과 섞여 보이기 시작한다.

 

 

<원대리 자작나무숲 입구의 자작나무들>

자작나무숲까지는 한참 더 올라가야 하지만 처음 눈에 띄는 이 자작나무들이 가장 경탄의 대상이 된다. 이래서 인간에게 '처음'이란 단어가 중요하다.

 

 

 

<소나무 사이의 자작나무>

뽀얀 자작나무는 자기들끼리 모여 있어도 아름답지만 다른 나무들 사이에 끼어 있을 때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전나무나 낙엽송, 소나무 사이에 있는 자작나무는 단연 숲속의 신사였고 아름다웠다.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숲 입구>

이 나무 아래 계단으로 내려가면 자작나무숲이다. 자작나무숲에는 이런 목각들이 더러 있다. 두드러지지 않지만 차분한 느낌의 이런 목각들이 자작나무숲과 잘 어울린다.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숲>

 

 

 

 

 

 

 

 

 

 

 

 

 

<원대리 자작나무숲 이웃의 낙엽송 숲>

 

 

 

 

<원대리 자작나무숲 이웃의 전나무숲>

 

 

<원대리 자작나무숲>

 

 

 

 

 

 

 

<원대리 자작나무숲 밖>

왼쪽이 자작나무숲이다. 자작나무숲을 벗어나 점심을 먹으러 아이올라팬션으로 가는 중이다. 대략  2. 5km쯤 될까? 초입에서 자작나무 숲까지 오르느라 지친 나는 도대체 얼마를 가야 아이올라팬션이 나오나 목을 늘여뺐지만 한참을 걸어도 나오지 않았다.

나를 이곳에 소개한 지인과 발도행(발견이의 도보여행) 지킴이분은 독려했지만 힘이 달렸다. 조금만 더 건강하거나 젊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리 힘든 코스가 아니었는데도 건강이 부실한 내게는 목구멍까지 숨이 차는 마지노 코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