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숲2

큰누리 2014. 7. 11. 22:40

 

원대리 자작나무숲을 보는데 30분이면 충분하지만 사진촬영도 하고 쉬면서 1시간 정도 보냈다. 점심을 먹으러 회동에 있는 아이올라펜션으로 다시 걸어가는데 거리가 2km 이상은 되었던 것 같다.

겨우 도착해서 점심을 먹고 잠깐 쉰 후 다시 '이런 숲속을 걷기도 하는구나' 싶을 정도로 깊은 숲길을 40여분 걸었다. 힘이 부쳐 정신이 없긴 했지만 살면서 그렇게 깊은 숲속을 걸을 일은 별로 없을 듯하다. 그래도 오르막이 별로 없어서 다행이었고 가는 길에 야생화나 곤충을 관찰할 수 있었고, 폐교가 된 초등학교도 볼 수 있어 좋았다.

 

 

<인제군 원대리와 회동 경계선>

 

 

 

<인제군 원대리에서 회동 아이올라펜션으로 가는 길>

바위가 고개를 쳐들고 우는 개 머리를 닮았다.

 

 

 

<아이올라팬션 부근의 빈터(인제군 농촌교육농장)>

인제군 농촌교육농장이라고 적혀 있지만 개망초만 무성하다. 이제나 저제나 하면서 아이올라펜션을 향해 지친 다리로 걷고 또 걷는 중이다. 자작나무숲에서 아이올라펜션으로 향하는 이 길(2.5km정도)은 크게 볼만한 것이 없어서 더 발걸음이 무거웠는지 모른다.

 

 

 

 

<드디어 아이올라펜션...>

거의 맨 마지막으로 도착하니 먼저 온 분들은 식사 중이었고 착석하자마자 음식이 나왔다. 벌레들이 먹어서 구멍이 숭숭 뚫린 무공해 푸성귀와 김치, 묵나물, 된장국 등 친환경 식탁이다. 특히 된장이 맛있어서 살 수 있는지 알아보니 판매는 하지 않는다고 한다. 입맛은 누구나 비슷한지 다른 분들도 된장을 팔 수 없느냐고 묻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주인 부부도 싹싹하고 음식은 제대로 된 시골밥상이고, 옥수수막걸리가 아주 맛있다. 막걸리 한사발에 더위와 갈증이 싹 가셨다. 멀리 걸어온 보람이 있었다. 이곳에서 숙박을 할 경우에만 승용차를 타고 들어올 수 있다고 한다.

 

 

 

 

<아이올라펜션의 건물들>

먹는데 급급해서 펜션이란 사실을 깜빡했지만 이곳은 분명히 숙박을 하는 곳이다. '아이올라'는 이탈리아말로 '들꽃'이란 의미라고 한다.

 

 

 

<아이올라펜션 부근의 인제남국민학교(회동분교장)>

이름도 낯선 이곳은 30년 동안 36명이 졸업했고 지금은 그나마 사람이 없어 폐교되었다. 하지만 잘 보존이 되어서 박물관 같다.

 

 

 

 

<아이올라펜션, 혹은 인제남국민학교(회동분교장)에서 내려오는 길>

이 숲길... 쉬엄쉬엄 걸으면 마을까지 1시간 30분쯤 걸리는 평지 숲길이다. 사람 발길이 별로 닫지 않아 숲이 잘 보존되어 있고 아담한 계곡도 있으며, 숲 자체가 정말 아름답다! 인공으로 조림한 자작나무숲도 아름다웠지만 나는 이 숲이 더 좋았다. 야생화도 비교적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회동 아이올라펜션에서 자작나무숲 입구로 가는 길>

한명이 겨우 지나갈만한 숲길을 1시간 남짓 걸으면 밭이 나온다. 농부 3분이 땡볕에서 밭을 매고 있었다. 다른 농작물은 기억이 안나지만 피망밭은 기억에 남았다.

 

 

 

 

 

<마을을 눈앞에 둔 고개와 그 너머 마을>

울퉁불퉁한 흙길에 드리운 나무 그림자가 예술이다. 마치 호피 무늬 같다. 이 때쯤 내 몸은 거의 질질 끌릴 지경이었다. 인제군 어디일 것이라는 것뿐 마을 이름은 모르겠다. 고개 너머의 마을을 지나 버스로 한 고개를 넘으면 우리가 처음 들어온 원대리 자작나무숲 입구가 있다.

 

 

 

 

 

 

<버스를 기다린 고개 아래 마을의 쥐다래숲>

마을이라고는 하지만 집이 서너채 정도 있었던 것 같다. 쥐다래는 다래처럼 먹을 수 있다. 잎에 희끗희끗한 얼룩 있는 것은 꽃이 나무잎 뒤에 피기 때문에 곤충을 유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정확한 것은 모르겠다. 꽃이 필 때만 잎에 하얀 얼룩이 있다고 한다. 반면 잎에 분홍 얼룩이 있는 개다래는 생김새가 다래나 쥐다래와 거의 같지만 떫어서 먹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