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동성 여행 5일차 코스는 유방에서 청도로 이동한 후 잔교 전망, 소어산 공원에서 전망, 청도맥주 견학이었다. 일정에 있던 독일성을 모방해 지었다는 독일총독관저(영빈관)는 공사로 문을 닫아 지나쳤다. 버스 주차공간이 없어 밀리는 도로에서 빙빙 돌고,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정신없는 관광이었다. 여행은 날씨가 잘 받쳐주어야 즐거움이 배가된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후줄근한 1회용 비옷을 걸치고 비를 맞아가며 복잡한 시내를 헤짚는 관광은 결코 즐거운 추억이 아니었다. 얼추 배 시간에 맞춰 청도국제터미널에 도착했고, 승선한지 1시간 만에 배는 출항했다.
귀국 길의 위동페리는 출국할 때보다 훨씬 여건이 좋았다. 같은 회사인데 배 규모는 3만톤급에 260명 정원이었다. 출국할 때는 26,500톤급에 731명인가 정원이었으니 배는 더 크고 정원은 70명 정도 더 적었다. 즉 부대시설이나 위락공간이 많다는 의미이다. 일단 보따리장수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그래서 배가 지저분한 원인 제공자였던 보따리장수들이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관광객이 몸서리치던 화장실 청결문제, 아무 곳에서나 쓰레기나 음식을 버리고 휴지를 쑤셔넣는 일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세월호 사건 때문에 페리호를 두려워하는 한국 관광객은 거의 없고 대다수가 중국 관광객이었다. 갑판이나 난간에서 주로 시간을 보낸 내 앞에서 화려한 치장을 하고 항구나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하며 즐거워하는 그들을 보면 웃음이 나오곤 했다. 차림이나 행동이 요즘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용어로 '진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한류 바람을 타고 우리를 찾아주는 고마운 손님들이다.
<위동페리의 1등실>
갈 때에는 없었던 세면대가 객실 안에 있고 공간도 넓으며, 옷장 2개, TV, 냉장고가 있고 한쪽 벽면이 모두 창문인 8인실이다. 이만하면 호강이다. 좁은 항공기 좌석보다 훨씬 편안하고 쾌적하다. 위동페리의 요금은 편도 16만원이라고 들었다.
<쾌적한 위동페리의 화장실>
갈 때 중국인들의 지저분한 화장실 때문에 일행들이 진저리를 쳤다. 쓰지도 않을 휴지를 줄줄이 풀어서 화장실 바닥, 특히 세면대에 버리는 일이 비일비재 했기 때문이다. 올 때는 거의 그런 일이 없어서 좋았다.
<페리호에서 본 청도항>
청도는 소어산 아래처럼 이국적이고 옛스러운 모습과 이곳처럼 마천루들이 하늘을 향해 치솟는 모습, 2개의 얼굴인 것 같다.
<잔교를 떠올리게 하는 청도항의 모습>
<청도항을 출발한 직후의 페리호>
<위동페리호의 시설 및 운항에 대한 안내>
위해는 산동반도 끝에 있고, 청도는 아래쪽에 있기 때문에 인천-위해보다 인천-청도는 2시간이 더 걸린다, 18시간... 지루할 것 같지만 일행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객실 밖 편의시설에서 한잔하다 보면 지루하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단, 바다가 잔잔해야 하는데 우리는 오갈 때 모두 잔잔했다.
<산동성 여행 안내도>
배에 다양한 관광 안내 사진들이 있는데 내용이 정확하고 훌륭하다.
<위동페리의 저녁식단>
올 때의 위동페리도 다른 페리처럼 반 부페식이어서 차려놓은 음식 중에서 본인이 원하는 음식을 원하는 만큼 골라온다. 모두 맛있고 우리 입에 잘 맞는다. 일행의 대부분이 중국여행에서 가장 맛있는 식사라고 했다.
<위동페리의 특별한 안전장치>
쇠사슬로 묶은 식당의 의자이다. 배 사고, 그것도 전복이 되면 가장 위험한 물건이 자판기와 집기, 가구들일 것이다. 불행하게 전복 사고가 난다면 큰 도움은 안 되겠지만 그래도 안 한 것보다 훨씬 나을 것이다.
<위동페리의 커피숍과 메뉴>
캔 맥주는 페리호의 편의점에도 있지만 배의 특성 상 커피숍과 간단한 술집을 겸한다. 술은 캔 맥주만 마셔서 안주 맛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커피는 맛있고 가격도 착하다.
<위동페리의 편의시설들>
식당 앞에 있는 악기는 밤에 유흥을 원하는 고객을 위한 것 같다. 아래의 사진들은 카페와 식당이다.
<위동페리의 마지막 날 아침 메뉴>
무 황태국, 더덕무침, 김치, 멸치마늘종 볶음. 다시마 부각, 메츄리알 조림, 황도... 모두 맛있다.
<드디어 인천대교...>
<거지 갈매기떼>
혹시 해가 뜨지 않을까 싶어 일출사진을 촬영하러 아침 일찍부터 서성였는데 하늘이 시커멓다. 인천대교를 지나면서 밤새 무료했던 승객들이 서서히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자 갈매기들이 용케 알아채고 몰려들기 시작했다. 인천항에 입항하기 조금 전까지 갈매기와 새우깡의 향연이 시작되었다.
<새우깡 한 조각을 얻어먹기 위한 최고의 포즈>↓
먹이를 얻기 위해 필사적인 모습이 예술이다.
<인천제2국제여객선터미널에 도착>
<하선 후 대형매장에 들러 점심을 먹고...>
제물포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귀가했다. 인천제2국제여객선터미널에서 가까운 동인천역에는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가 없거나 일정 층만 운행해서 참깨 5kg에 공부가주까지 얹은 짐이 무거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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