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째 일정>
역대 교황들이 수집한 방대한 작품들이 있는 바티칸 박물관 관람- 미켈란젤로의 <천지 창조>, <최후의 심판>이 있는 시스티나 예배당 관람- 한식당 비원에서 점심 식사- 콜로세움 외관 관람- 대전차 경기장 관람- 진실의 입 관람- 카피톨리네 박물관에서 로마 시가지 조망- 캄파돌리오 광장 관람- 고대 로마의 중심지 포로(포룸) 로마노 조망- 판테온 관람- 트레비 분수 관람- 로마의 마짱꼴레집에서 저녁 식사- 베스트웨스턴 호텔 투숙.
바티칸 박물관 관람은 무척 설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짧은 시간 안에 무엇을 얼마나 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평소에 20분 걸린다는 베스트웨스턴 호텔에서 바티칸까지 교통체증 때문에 1시간이 넘게 걸렸다. 이탈리아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겪은 교통체증이었다. 겨우 입장 시간에 맞춰 도착하니 엄청난 바티칸 성벽 앞에 엄청나게 긴 줄... 다행히 여행사측에서 예매를 했고, 단체관광에 대한 특혜(!) 때문에 우리는 바로 입장했다. 입장료 및 관람료(시스티나 성당 관람료도 포함된 듯 하다)는 16유로인데 예약 수수료는 4유로를 별도로 받는다고 한다. 우리는 여행사에서 알아서 해준 단체입장이라 정확한 가격은 모르겠다. 입장할 때 산 마르코 성당처럼 큰 가방 들고 입장 불가.
넓고 붐비는 바티칸 박물관에서 어리버리 쫓아는 다녔는데 도대체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겠고 내가 보고 싶은 것 중 무엇 하나 제대로 본 것이 없었다. 사실은 회화보다 조각을 좀 많이 욕심을 내서 제대로 보고 싶었다. 바티칸 박물관 내부의 회화가 백미이긴 하지만 경험상 짧은 시간 안에 회화를 무더기로 보면 기억이 얽혀 버린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 조각이나 건물 등 입체적인 것을 집중해서 본 편이다.
그래도 라파엘로나 레오나르도 다 빈치, 지오토의 작품 몇 점은 당연히 볼 것으로 판단했다. 결국 박물관에서 가장 많이 본 것은 태피스트리 그림들이었고 회화관이 있는 내부는 들어가지도 않았다. 솔방울 정원으로 나오고 나서야 회화는 통으로 접었다는 것을 알고 허탈했다. 일행 중 다른 이들도 회화를 완전히 건너뛴 것에 대한 반발이 컸다. 그 갈증은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 성당에서 조금은 해결되었다.
개인적으로 어처구니 없었던 것은 이 때부터 로마에서 촬영한 사진이 노출과다로 대부분 허옇게 나온 것! 다음 날 아시시에서 촬영한 사진까지 몽땅 허옇게 찍혔다. 대체 무얼 잘못 건드렸던 것일까? 그 때의 아쉬움을 한가득 안은 채 아직도 해결을 못하고 끙끙대는 중이다. 그나마 콘트라스트가 제대로 된 사진 몇 장은 휴대폰으로 촬영한 것이다. 하필 바티칸에서 나름 괜찮은 DSLR을 휴대폰 사진만도 못한 기능으로 사용하다니...
인솔자도 훌륭했고, 현지 한국인 가이드들도 모두 친절하고 열심히 설명도 했는데 선택의 여지 없이 껍데기만 보기도 하는 것이 패키지 여행의 한계이다. 다녀온 지 한달이 지난 지금도 아쉬움 때문에 이탈리아 앓이 중이다. 서양화를 전공한 내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아쉬웠던 하루였다.
<바티칸시국 입구>
담장은 왜 이리 높은지...
<바티칸 박물관 매표소와 입장권>
<바티칸 박물관 입구 계단 앞의 라오콘 군상과 제우스상>
화보로 처음 본 소시적부터 볼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렸던 이 작품을 꼭 다시 보고 싶었는데, 복제품이다. 우리 코스에서 너무 떨어진 전시실에 있어서 현지 가이드가 임의로 통과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바티칸 박물관 안의 조각실이라도 들어갈 것이지 그것도 그냥 통과했다. 별 매력이 없는 태피스트리(아라치 갤러리) 방으로 가는 도중에 있었는데...
트로이 전쟁 때 트로이의 아폴론 신 신관이었던 라오콘은 그리스군의 목마를 성안으로 들이는 것에 반대했다. 그 때문에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분노하여 큰 뱀 두 마리를 보내 두 아들과 함께 죽이는 장면이다. 고통스런 표정과 뒤틀린 신체 표현이 내가 본 조각작품 중 최고이다! 아쉽지만 이걸로 대리 만족.
<바티칸 박물관>
이곳이 정원, 화가들의 전시실, 시스티나 예배당으로 이어지는지 통로인지 들락날락 했다. 중앙 건물이 미켈란젤로가 설계한 성 페트로 성당 제단의 돔(쿠폴라)이다. 다른 이들이 바티칸 광장을 발치에 두고 거의 지평선까지 좌우 대칭으로 폼 나게 조망 촬영한 사진은 모두 돔(쿠폴라) 전망대에서 촬영한 것이다. 이곳에 오를 수 있다는 정보를 몰라 또 한번 좋아하는 조망 기회 놓치고... 알았더라면 어떤 댓가를 치르고라도 올라가서 조망했을 텐데, 아...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서 가장 속상한 점은 대성당 종탑이나 돔에는 거의 전망대가 있는데 그것을 단 한 건도 못 건진 것이다.
<바티칸 박물관 안의 정원>
이름이 따로 있겠지만 모르겠다. 정원 통로 곳곳에 있는 입간판은 색이 바래서 관람객에 대한 무례함을 드러내는 시스티나 예배당의 그림들과 그에 대한 안내도이다.
<바티칸 박물관 안의 정원에서 본 모습들>
<시스티나 예배당 안내도>
이곳에서 퇴색한 안내도를 보면서 설명을 들으며 30분 이상 이러고 있었다. 보지도 않을 거면서 무엇 때문에 이곳에서, 그것도 뙤약볕에서 이렇게 장황하게 가이드의 설명만 들어야 했는지 지금도 이해가 안 된다. 30분 이상 설명을 한 다음엔 전시실에 들르는 줄 알고 따라갔더니 솔방울(피냐) 정원이었다! 바티칸 안에 전시실이 140개가 넘는다고 하니 무엇을 골라봤어야 하나? 무엇을 꼭 보고 무엇을 안 봐도 되는 것인지... 최소한 일주일쯤 드나들면서 보아야 윤곽이라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정원에서 본 르네상스 화가들의 전시실>
왼쪽부터 라파엘로, 페루지노(?), 지오토, 멜로초(이런 화가도 있었나?), 티치아노,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방이다. 화가들 이름은 이쪽 건물 위에 써있다.
<솔방울(피냐) 정원과 청동 솔방울>
라파엘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림을 기대하고 따라갔더니 현지 가이드는 이곳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솔방울 정원(피냐의 정원)의 일그러진 지구상>
'무엇 때문에 이곳에 왔지?' 라고 의아해 하며 이곳을 일단 들렀다 그림을 보러 가는 줄 알았다.
<일그러진 지구상 뒤편>
<솔방울 정원의 아우구스투스 황제상>
<한쪽 끝에서 본 솔방울(피냐) 정원>
≪시스티나 예배당(Cappella Sistina)≫
1473년~1484년에 교황 식스토 4세에 의해 건축된 바티칸 시국 안에 있는 성당이다. 새 교황을 선출하는 장소이며, 교황 율리오 2세의 명으로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조각가인 미켈란젤로가 그린 제단 벽화와 천정화가 유명하다. 제단 벽에 <최후의 심판>, 천정에 <천지창조> 그림이 있다.
<시스티나 예배당(Cappella Sistina) 입구>
시스티나 예배당은 바티칸 박물관의 촛대의 방, 태피스트리(아라치) 갤러리, 지도의 방 등의 복도 전시실를 지나야 있다. 사진 분량을 맞추느라 이곳에 붙였다. 시스티나 예배당은 내부촬영 불가이고, 대화를 해도 안 되는 등 관람 조건이 아주 엄격하다. 아래의 사진들은 핀터레스트에서 퍼온 사진들이다. 시스티나 예배당은 일본에서 보수를 하면서 성당의 그림에 대한 판권을 모두 독점했다고 한다. 프레스코화라 촬영금지인 것도 이해하고 작품에 대한 (사진) 판권도 인정하지만 너무 제제를 하니 일본이 얄미웠다.
<시스티나 예배당 내부>
제단 벽에는 <최후의 심판>, 천정에는 <천지창조> 프레스코화가 있다. 그림은 생각보다 (프레스코화가 의례 그렇 듯) 푸석푸석했다. <최후의 심판> 배경의 파란색도 예상보다 세련되지 못한 원색이었고... 양쪽 벽 아래의 금빛 커텐은 실제 커텐이 아니라 그린 것이다.
<시스티나 예배당 천정화, 천지창조>
층고가 상당히 높고, 그림도 크고(세계 최대 천정화), 내용이 많아 자세히 보지 않으면 내용 파악조차 어렵다.
<시스티나 예배당의 교황이 걷는 복도>
콘크라베에서 선출된 교황이 걷던 복도가 아니었을까? 시스티나 예배당은 일반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교황이나 교황 선출을 위한 전용 예배당이다. 콘크라베는 교황이 사망하거나 퇴임 후 교황 선출권을 가진 추기경들이 모여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것이다. 투표자의 2/3 이상의 표를 얻으면 교황으로 선출되는 것이 원칙이며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들은 새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외부와 차단된다. 교황이 선출되면 굴뚝으로 흰 연기를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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