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 열하일기 코스

열하일기 따라가기19 - 승덕 외팔묘 보타종승지묘(소포탈라궁)

큰누리 2016. 10. 1. 22:53

<열하일기 따라가기 8일차 일정1>

승덕 가화주점-열하문묘- 보타종승지묘- 수미복수지묘-보녕사- 승덕 자건대주루에서 현지식 점심- 승덕 관제묘- 쌍탑산-3시간 20분 걸려 북경으로 이동- 북경 Holiday Inn Express 앞 아미원에서 현지식- 북경 Holiday Inn Express 투숙.

 

 

<보타종승지묘(普陀宗乘之廟)>

건륭 32년(1767)부터 건륭 36년(1771)에 걸쳐 건립된 보타종승지묘(普陀宗乘之廟)는 건평 22만㎡로 외팔묘 중 최대 규모의 건물이다. 건륭제가 모후의 팔순을 축하하기 위해 세웠는데 티베트의 포탈라궁을 모방해서 지었기 때문에 작은 포탈라궁으로도 불린다. 보타종승이란 관세음보살이 설법을 강연하는 장소란 뜻이라고 한다.

60여 개의 건물과 탑, 대들을 자연지형을 이용하여 산자락에 남북으로 배치했기 때문에 비대칭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다. 산문, 비정, 오탑문 등 앞 건물은 평지에 세웠고, 유리패방부터 홍백대 위쪽의 건물은 산세를 따라 건축했다. 25m의 높이에 10층으로 된 거대한 회랑형 대홍대 중앙에는 주전인 만법귀일전(萬法歸一殿)이 있다. 대홍대는 내부에서 보면 만법귀일전을 사방으로 둘러싼 3층 회랑처럼 보이지만 외부에서 보면 10층이다.

 

만법귀일전 서북쪽에 관세음보살상이 안치된 육각형 전각 자항보도(慈航普渡)가, 동북쪽에는 팔각형 전각 권형삼계(權衡三界)가 있다. 대홍대 동쪽에는 또 다른 홍대인 낙가성경에 둘러싸인 2층 전각 어좌루(御座樓)가 있는데 건륭제가 그의 모후의 만수무강을 빌며 세운 건물로 황제가 이곳을 방문했을 때 휴식을 취하던 곳이다.

방향을 가늠할 수 없는 넓고 폐쇄된 공간에서 똑같아 보이는 건물들 사이를 헤매느라 당시엔 뭐가 뭔지 전혀 몰랐다.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사찰 구조가 아니라 티베트식 사찰이어서 구조 파악이 더 힘들었고 계단이나 출입구를 못 찾아 헤매기도 했다.

 

만법귀일전은 정방형 평면에 우진각 지붕을 한 보타종승묘의 주불전이며, 지붕은 금박을 한 동기와(魚鱗瓦)로 덮었다. 어찌어찌 해서 대홍대 3층 옥상에 올라가니 만법귀일전의 몸체는 대홍대 중앙에 들어앉고 금색 지붕만 드러나서 그야말로 휘황찬란했다. 만법귀일전은 대홍대 아래에 있는 백대에 사선으로 난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구조라 올라가는 입구부터 헛갈렸다. 가이드를 따라 먼저 들어간 곳은 어좌루였는데 당시엔 어좌루와 만법귀일전을 제대로 구분하기 어려웠다. 나중에 사진을 정리하면서 보니 두 전각은 나란히 붙어있지만 각각 홍대와 백대 안에 있는 독립된 건물이었다. 건물이 워낙 크고 높기 때문에 안에서 동서남북 가늠도 어려웠다. 대홍대 3층 위에 오르니 사방으로 시야가 탁 트이고 이어 갈 수미복수지묘와 만수탑이 동쪽으로 보였다.

 

보타종승지묘 만법귀일전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위압적으로까지 보이는 대홍대와 백대의 강렬한 색 조화, 2층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본 묘한 인상의 총카파(종객파) 초상, 금도금이지만 아무런 장식이 없는 지붕이었다. 겉은 이국적이지만 대홍대의 내부 천정은 채색이 벗겨지고, 폐쇄되고 막힌 창들로 인해 묵직하고 답답한 분위기가 계속 따라다녔다.

 

 

<밖에서 본 아름답고 이국적인 보타종승지묘 외관>

 

 

<보타종승지묘 산문>

이곳 편액도 피서산장 여정문처럼 만주어, 몽고어, 한자, 위그르어, 티베트어 등 5개 문자가 병기되어 있다.

 

 

<보타종승지묘 안내도>

조감하듯 보면 건물의 대강을 알 수 있지만 현장에서는 워낙 넓고 커서 구조 파악이 어렵다. 붉은 대홍대와 그 아래의 백대, 평지에 있는 하얀 건물들, 오탑과 작은 백대 등 중국적인 요소는 거의 없는 티베트식 건물임을 확인할 수 있다. 보타종승지묘에서 중국식 건물은 유리패방과 비정, 대홍대 안의 어좌루 정도이다.  

 

 

<보타종승지묘 비정>

산문을 들어서면 동서에 비정이 있는 다른 중국 사원과 달리 중앙에만 있다. 안에 3기의 비가 있는데 만주어, 한자, 몽골어, 티베트어로 병기되어 있다. 비석의 내용은 각각 <보타종승지묘비기>, <토이호특(몽골의 일족)귀순기>, <優ㅇ토이호특부중기>이다. 간자 1개는 결국 못찾았지만 이 비석으로 보아 몽고를 회유하려는 청나라의 정책을 알 수 있다.

 

 

<보타종승지묘 오탑문과 오탑>

광원묘각(廣圓妙覺)이란 횡편이 새겨져 있다. 적색, 흑색, 황색, 백색, 녹색의 탑인데 티베트의 5개 종파를 의미한다고 하나 확실하지는 않다.

 

 

<보타종승지묘 유리패방>

황제나 최고 승려만 통과할 수 있었다는 유리패방을 이번 여행에서 수도 없이 드나들었다.

 

 

<보타종승지묘 중강전>

'강전'이 들어간 건물은 평지에 동, 중, 서 3개가 있는데 삼존밀종호법신이 봉안되어 있고, 경당으로 사용된 곳이라고 한다. 궁금해서 안을 들여다 보니 창이 없고 흰색 외벽인 티베트식 외관과 달리 낡고 허름한 중국식 건물이었다.

 

 

 

<보타종승지묘 백대>

평지 구역을 지나 대홍대로 가는 중이다. 장대한 대홍대, 백대는 종교적인 숭고함은 더할지 모르나 효율적인 면에서는 정말 꽝이다.

 

 

<계단을 오르며 본 백대와 대홍대>

오른쪽 앞의 돌출된 흰 건물은 내가 파악한 바로는 문수성경이고 '성경'은 높은 대에 붙은 이름인데 맞는지 모르겠다. 문수성경 외에 어좌루 서쪽, 북쪽을 둘러싼 붉은 색의 낙가성경이 더 있다. 대홍대 서쪽에는 백색 건물인 천불각이 비대칭으로 배치되어 있다.

 

 

<앙증맞은 대홍대 앞 공간의 유리기와 장식>

이 물고기 한 쌍은 큰 의미가 있는 듯 하다. 대홍대 중앙쪽 정상에도 두 개가 더 있다.

 

 

<보타종승지묘 대홍대와 타르촉>

티베트 사원의 건물들은 창문 모양만 있고 실제로는 대부분 창을 뚫지 않았다. 승려들이 수도에 전념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대홍대나 타르촉 모두 너무 높아서 정면에서는 제대로 된 촬영이 불가능하다.

 

 

<불상이 안치된 대홍대 외벽의 유리 감실들>

 

 

 

<대홍대와 타르촉>

대홍대 앞에는 모두 4개의 대형 타르촉이 있다.

 

 

<보타종승지묘 대홍대 앞에서 본 동쪽방향>

수미복수지묘의 팔각칠층 만수탑과 경추봉이 보인다. 육안으로는 만수탑과 경추봉 사이에 안원묘도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보락사도 보인다.

 

 

<어좌루 앞에서 본 권형삼계>

권형삼계는 대홍대 동쪽 뒤에 있는 팔각형 전각이다. 나는 시간에 쫓겨 서쪽의 지항보도만 보았는데 다른 이들의 사진을 보니 전각 안에 작은 티베트식 탑이 봉안되어 있었다. 당시에 여기서부터 옥상(대홍대 3층 위)에 오르기 전까지 건물이 마구 헛갈리고 방향감각도 잃었다.

 

 

<보타종승묘 어좌루>

내가 특히 헛갈렸던 것이 어좌루와 만법귀일전의 배치였다. 사진을 정리하면서 보니 두 건물 사이의 홍대가 공사중이었기 때문에 구분이 어려웠던 것 같다.

어좌루는 대홍대에 둘러싸인 만법귀일전과 나란히 동쪽에 있다. 수미복수지묘에서 보니 어좌루가 있는 공간은 대홍대 동쪽에 완전히 독립되어 백대로 둘러싸여 있었고 지붕이 녹색 유리기와였다. 현장에서는 공사를 위해 쳐놓은 녹색 차일로 구분을 했다.

 

 

<보타종승지묘 만법귀일전>

윗 사진은 오른쪽이 만법귀일전이고 왼쪽과 앞면은 대홍대의 도강(都綱)이다. 아래 사진은 왼쪽이 만법귀일전이고 오른쪽이 대홍대의 도강이다.

 

 

 

<만법귀일전의 총카파(종객파)상과 조사상>

관광객이 만법귀일전 내부를 볼 수 있는 곳은 1층 뿐이다. 1층을 본 후 대홍대 도강의 계단을 올라가며 층별로 회랑에 있는 내용(주로 불상 등)을 일부 볼 수 있다. 맨 마지막에 대홍대 꼭대기에 오르면 만법귀일전 등의 주전은 지붕만 보인다. 지대가 높고 건물 자체가 높기 때문에 전망들이 탁월하다.

 

윗 사진은 라마 승려 특유의 두건 같은 모자를 쓴 겔룩파(거루파, 황교) 창시자인 총카파상이다. 라마사원은 사진촬영을 제한하는 곳이 유난히 많은데 이곳도 촬영금지였다. 총카파와 인상이 비슷한 두번째 사진의 주인공 '조사'는 누구인지 모르겠다. 이 두 상은 만법귀일전 1층에 있었는지, 대홍대 2층 회랑의 방에 있었는지 도촬까지 하느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

 

 

 

<보타종승지묘 대홍대(도강) 내부의 계단>

이곳은 비교적 온전하지만 벽이나 천정의 채색들이 떨어져 나간 곳이 많다. 통로(계단)는 한 곳 밖에 없고, 창들이 모양만 있는 경우가 많아 실내는 컴컴하다.

 

 

<2층에서 본 대홍대 회랑(도강)과 만법귀일전>

 

 

 

 

<대홍대 정상에서 본 동쪽>

정면의 금색 팔각지붕은 권형삼계이다. 중경에 수미복수지묘 만수탑이 보이고 묘고장엄전의 금빛 지붕이 햇빛에 반사되어 빛나고 있다. 비슷한 각도의 원경에 경추봉이 보인다.

 

 

<대홍대 중앙의 금빛으로 빛나는 만법귀일전 지붕>

지붕 네 모서리의 잡상을 제외하고 장식이 거의 없다.

 

 

<자항보도 내부>

자항보도는 대홍대 밖 북서쪽 모서리에 있는 전각으로 안에 관세음보살상이 봉안되어 있다. 이번에 본 불상 중에서 유일하게 인도풍 불상이었다. 공사중이라 주변이 어수선하다.

 

 

<대홍대 맨 위에서 본 만법귀일전과 주변 풍경>

윗 사진의 시커먼 배경은 남쪽에 있는 피서산장 북쪽성벽이고, 두번째 사진은 경추봉, 수미복수지묘가 있는 동남쪽 방향이다. 화려한 금색 지붕 때문에 배경의 화각 안의 평균 밝기로 촬영하는 카메라의 특성상 풍경들이 모두 어둡다.

 

 

 

<대홍대 정상 출입문 천장 부분>

 

 

<대홍대 동쪽의 백대 부분>

여기저기에서 보수공사를 하고 있다. 백대 너머에 어좌루가 있다.

 

 

<대홍대에서 내려오는 길에 본 대홍대와 문수성경>

 오른쪽은 대홍대의 동쪽면이고 전면의 흰벽은 안내도에 의하면 문수성경이다. 앞의 산은 피서산장 성벽이 가로질러 지난다.

 

 

<대홍대 동쪽대와 어좌루 구역을 올려다 본 모습>

백대와 홍대, 빨간 창 가림막의 흰색과 붉은색이 어울려 강렬한 느낌을 준다. 이 구역은 강렬한 색의 대비 때문에 조각보 같기도 하고 남미 페루인들의 의상이 연상되어 인상에 깊게 남았다.

 

 

<대홍대 출구>

 

 

 

<보타종승지묘 앞의 과일노점상>

보타종승지묘 앞에는 주차장을 따라 가건물 형태의 긴 상가가 있어서 각종 기념품을 판다. 이 상인은 바깥에서 과일을 파는데 늘어놓은 과일의 모양이 독특하다. 대추, 복숭아, 황도 등인데 복숭아는 마치 눌러놓은 것처럼 납작하다. 그 옆의 과일은 빨간 배 같다.

이 앞에서 전동 카트를 잠깐 타고 가서 이어 수미복수지묘에 들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