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요르단

이스라엘, 요르단 여행9 - 와디 럼 지프 투어, 카잘리 캐니언

큰누리 2017. 3. 1. 14:28

이스라엘 요르단 여행 4일째인 1/15의 일정은...

페트라 파노라마 호텔- 킹스 웨이(왕의 대로)를 지나- 와디 럼 지프 투어- 카잘리 캐니언-모래언덕 체험- 와디 럼에서 점심- 요르단 최남단의 유일한 항구 아카바- 아카바 글라스 보트 투어- 아카바 민속박물관-아카바城- 세렛 휴게소- 암만 칸자만 레스토랑에서 고기 꼬치구이- 암만 Liwan 호텔 투숙.

 

<와디 럼(Wadi Rum)>

요르단의 지명에는 앞에 Wadi라는 단어가 붙은 곳이 많은데 비가 오면 강이 되고 비가 오지 않을 때는 마른 계곡이 되는 곳을 말한다. 와디 럼은 '높은 계곡'이란 뜻으로 요르단 최남단의 유일한 항구 도시 아카바에서 북동쪽으로 60km, 수도 암만에서는 320km의 거리에 있으며 면적이 720㎢인 광활한 사막이다. 현장에서 보면 평지이지만 가장 낮은 곳이 해발 1,000m인 고지대이다. 와디 럼은 유네스코 세계복합유산으로 사막이라면 끊임 없이 펼쳐진 모래언덕을 연상하지만 광활한 황토와 붉은 모래 사막에 바위산들이 불쑥불쑥 솟아있다.

와디 럼은 오래전부터 아라비아 반도에서 지중해쪽으로 가는 길목에 있기 때문에 캬라반들의 교역로로 이용되었다. 그들의 흔적 뿐 아니라 선사시대에 이곳을 통과한 유목민들이 남겨놓은 암벽화도 볼 수 있다. 

 

우리는 여행사에서 제공한 지프 투어를 했는데 와디 럼은 개인적인 투어는 불가능하고 현지 유목민(베두인족)의 안내를 받아야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와디 럼 지프 투어는 대부분 딱딱한 황토에 마르고 자잘한 풀이 듬성듬성 자라는 곳을 통과한다. 지프가 달릴 때 손잡이를 꽉 잡지 않으면 위험할 정도로 길이 울퉁불퉁했고, 차가 튈 때마다 엉덩이가 아플 정도였지만 즐거웠다.

평지에 불쑥 솟은 바위산 아래에는 바위의 성분에 따라 부서진 모래가 무지개 색이나 주황색 사구를 이루고 있어 무척 아름다웠다. 그 중에서 유난히 주황색이 선연한 모래언덕에서 우리 일행은 미끄럼을 타거나 뛰어 내려오는 모래언덕 체험을 했다. 

 

고지대에 형성된 사막이기 때문에 석양과 밤에 보는 별이 무척 아름답다고 한다. 자유여행을 할 경우 사막의 주인인 베두인족이 운영하는 캠프에서 묵으며 바베큐를 먹는다고 하는데 겨울이어서인지 캠프 구경은 못했다. 이 계절에 얇은 점퍼 차림으로 달리는 지프에서 바람을 맞으며 마냥 달리는 기분, 정말 좋았다!

 

 

<와디 럼 입구(방문자 센터)>

요새 같은 곳에서 총을 든 군인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와디 럼 입구의 rum art.on line>

방문자 센터를 들어서면 열차를 개조한 rum art.on line이라 쓰인 이곳이 있다. 벽에 붙은 글로 보아 수공예품을 파는 곳 같은데 문이 닫혀 있다. 이 옆에 있는 식당에서 지프 투어가 끝난 후 현지식 뷔페로 점심을 먹었다.

 

 

<와디 럼 방문자 센터의 마을에서 지프 투어 시작>

6명씩 한 팀이 되어 움직이고, 낡아서 털털거리는 지프(!)는 현지인 베두인족이 상당히 거칠게 운전을 한다. 운전기사는 별 말은 없지만 요르단 사람들이 대체로 그렇 듯 사진촬영에 환하게 웃으며 잘 응해주었다. 지프 투어가 끝날 때 1인당 1달러씩 6달러를 모아 이들에게 팁을 준다.

 

제라쉬를 제외하고 요르단의 다른 지역에서는 사진 촬영에 무척 관대하고 함께 잘 찍어준다. 수도 암만에서는 우리가 거리 촬영이라도 할라 치면 촬영이 끝날 때까지 걸음을 멈추고 기다려서 미안할 지경이었다. 부르카를 입은 여인을 제외하고 요르단 사람들은 지금까지 여행한 나라 중 사진 촬영에 가장 협조적이었다. 우리 버스가 지나가면 도시에서조차 어린 아이들이 웃으며 손을 흔들어 70년대의 우리 나라 시골 풍경 같았다.

 

 

<방문자 센터쪽에서 처음 지나친 와디 럼>

중앙의 나무(는 흔하지 않다)를 제외하고 전형적인 와디 럼 풍경이다. 드넓은 황토사막과 바위산, 드문드문 보이는 작은 풀... 황토는 보이는 것과 달리 무척 딱딱하다.

 

 

<달려라 낙타야!>

정보를 들었는지 우리 일행의 뒤를 쫓아 낙타를 탄 두 청년이 달려오고 있다. 낙타는 의례 등에 짐을 잔뜩 싣고 무리를 지어 천천히 움직이려니 했는데 거의 말 수준으로 빨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지프 투어를 한 데다 메르스에 대한 악몽 때문에 여행 내내 아무도 낙타나 말을 타지 않았다.

 

 

<와디 럼 '로렌스의 샘' 아래>

이곳은 와디 럼 마을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으로 로렌스의 샘과 암각화가 있기 때문에 관광객이 의례 들르는 곳이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관광객을 태우기 위해 여러 마리의 낙타와 젊거나 어린 그 주인들이 대기 중이었다.

 

 

<와디 럼 로렌스의 샘, 암각화 아래의 낙타들>

머리와 등을 알록달록한 천으로 장식한 낙타와 주인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메르스 때문에 온 나라가 들썩일 정도로 쓰라린 경험을 했기 때문에 여행 내내 낙타나 말, 당나귀조차 접근을 꺼릴 수 밖에 없었다. 

 

 

<와디 럼의 암각화>

달의 여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그림과 문자가 또렷하게 남아 있다.

 

 

<와디 럼 '로렌스의 샘(로렌스 스프링)'>

영국인이면서 아랍 독립운동을 위해 헌신한 토마스 로렌스(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실제 모델)의 이름을 딴 로렌스의 샘이 남아 있다. 아래 사진 중앙 표식 아래의 하얀 나무(무화과 나무) 아래가 샘이다. 우리는 아래의 암각화까지만 구경하고 가파르고 위험한 로렌스의 샘은 올라가지 않았다.

 

 

<본격적인 지프 투어를 하며 본 와디 럼 풍경들>

이번 여행에서 내가 가장 즐거웠던 것이 바로 와디 럼 지프 투어였다. 페트라도 당연히 좋았지만 와디 럼은 지프를 이용했기 때문에 몸이 고생스럽지 않은 것이 그 이유 중 하나였다. 붉은 황토와 기암괴석(바위산) 때문에 신비로움을 자아내 <마션> 같은 SF영화가 이곳에서 많이 촬영되었다고 한다. 주변의 바위성분에 따라 바닥의 모래색깔이 미묘하게 차이를 보여 마냥 신기했다.

 

 

 

 

 

 

 

<카잘리 캐니언 입구의 베두인족 텐트>

따뜻한 차를 무료로 주고 간단한 기념품을 판다.

 

 

<와디 럼 카잘리 캐니언(Khazali Canyon) 입구>

카잘리 캐니언은 도무지 물이 있을 것 같지 않은 사막, 그것도 거대한 바위산 사이에 있는 샘의 발원지이다. 거대한 바위산 사이의 계곡처럼 생긴 곳을 따라 올라가면 물줄기가 보이고 계곡 가장 높은 곳에 하트 모양의 샘의 발원지가 있다. 샘물은 사막으로 흐르지 않고 바위산 입구에서 땅속으로 스며든다.

붉은 바위에서 오랜 세월 동안 부서져 내렸을 주변의 붉은 모래들이 정말 아름답다. 떡가루보다 입자가 더 고운 분말이다.

 

 

 

 

<와디 럼 카잘리 캐니언(Khazali Canyon)>

카잘리 캐니언은 거리는 짧지만 들쭉날쭉한 바위 때문에 샘의 발원지까지 오가는 것이 꽤 힘들다. 두 번째 사진 오른쪽 바위에 암각화와 문자들이 보인다. 이곳은 왕의 대로와 연결된 곳으로 암각화를 통해 아주 오래 전부터 유목민들이 이곳을 통과했음을 알 수 있다.

 

 

 

<와디 럼 카잘리 캐니언(Khazali Canyon)의 샘>

이곳보다 약간 위쪽(계곡이 끝나는 곳)에 작은 하트 모양의 샘 발원지가 있고 물이 제법 고여 있다. 촬영은 했으나 사람이 찍혀서 이곳으로 대체...

 

 

<와디 럼 카잘리 캐니언(Khazali Canyon) 안에서 본 밖>

물은 땅속으로 스며들어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바위가 번들거리는 것은 물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이 짚은 손길 때문이다.

 

 

 

<와디 럼 카잘리 캐니언(Khazali Canyon) 주변 풍경>

두 번째 사진 부근에 버리고 간 베이지색 여성 하이 힐이 한 켤레 놓여 있어서 사진을 촬영하면 재미있는 그림이 된다. 나도 시도했지만 석양이라 배경이 너무 밝아서 기대 만큼 사진이 안 나왔다.

 

 

 

<와디 럼 모래언덕 체험>

카잘리 캐니언 앞에서 모래언덕까지 지프로 간다. 체험 장소는 윗 사진 중앙 왼쪽 바위 아래의 붉은 사구이다.

 

 

<와디 럼 모래언덕>

이곳에서 본 풍경이 색상만으로는 와디 럼에서 가장 아름다웠다. 모래언덕은 여럿 있겠지만 언덕의 각도가 가팔라서 언덕체험을 하기엔 이곳이 적격이다. 와디 럼 안에서는 따로 입장료를 받는 곳은 없었다.

 

 

<와디 럼 모래언덕에서 미끄러져 내리거나 뛰어 내리며 즐거워 하는 사람들>

얼굴이 나온 사진을 최대한 제외시켰다. 우리 일행과 요르단인 가족으로 보이는 일행만 있었다. 모래 입자가 어찌나 고운지 만약에 카메라를 떨어뜨리면 문제가 심각할 것 같아 체험은 포기하고 사진만 몇 장 찍었다. 이곳에서 운동화로 들어간 모래가 바닥을 빨갛게 물들여 지금까지 색이 빠지지 않고 남아있다.

 

 

 

<페트라와 와디 럼 사이의 버스 안에서 조망한 풍경>

페트라와 와디 럼은 모두 고지대인데 페트라 파노라마 호텔을 떠나 이런 황량한 모래나 황토사막을 1시간 20분쯤 달려 와디 럼 방문자센터에 도착했다. 두 곳 모두 아라비아 대상이나 유대인, 유목민들이 다닌 왕의 대로(King's Way)에 속한다고 한다. 이런 풍경 말고도 척박한 황토산에 검은 점처럼 작은 풀들이 고르게 흩어진 산, 매끈한 바위산, 파헤쳐진 붉은 황토, 철로가 있었다. 모래사막과는 또 다른 풍경으로 다른 행성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