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한강공원 양화지구(영등포생태순환길, 영등포수변둘레길)

큰누리 2017. 5. 20. 15:37

17. 5/15. 업무 때문에 선유도공원에 들렀다가 오전 중에 일이 끝났다. 모처럼 미세먼지, 황사가 보통 수준이라 북한산까지 보이고 하늘도 제법 맑아서 무작정 한강변을 걷기 시작했다. 선유도공원을 12:30쯤 나와 양화대교쪽으로 걷다가 양화대교 못미친 지점에서 방향을 바꿔 다시 선유도공원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점심때가 넘어서 그냥 집으로 갈까 망서리다 언제 이곳을 다시 들리랴 싶어 대충 출구를 확인한 후 성산대교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양화 선착장을 지날 때 밖으로 나갈까 잠시 망서리다 마음을 돌려 전진해서 성산대교 아래를 통과했더니 이번엔 근처에 출구가 없었다.

 

그간 서울에서 꽤 오래 살면서 한강의 다리 밑을 몇 개는 지나봤지만 주변이나 위로 항상 지나치던 성산대교는 처음이었다. 외관 만큼이나 성산대교는 다리 밑도 아름다웠다!  2시간 30여분이 지나고 발바닥이 아파올 즈음 드디어 양화교(인공폭포)쪽 출구가 보였다. 

 

뜻하지 않게 제대로 한강공원, 그것도 물가를 걸어서 뿌듯해 하며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러 인공폭포쪽으로 올라가려는데 또 대박사건!!! 장끼(수퀑) 한 마리가 겁도 없이 5분 이상을 인공폭포(영등포아리수정수센터) 아래쪽에서 유유자적(!) 하는 것이 아닌가? 주변에 한강, 인공폭포, 영등포아리수정수센터, 용왕산이 있기는 하지만 덩치 큰 꿩이 서식하기엔 무리인 곳이라 상당히 놀랐다. 

꿩이란 놈은 본디 겁이 많아서 어쩌다 산길, 그것도 먼 발치에서 만나면 주변이 다 뒤집어질 정도로 호들갑을 떨며 도망간다.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나 여기 있소!' 라고 방을 내는 것 같다. 그래서 꿩의 호들갑스런 푸득거림에 조용한 산길에서 식겁을 하고, 마음을 가라앉힌 후에는 '참 멍청한 녀석이다' 싶어 혼자 웃곤 했다.

아무튼 '날이 좋아서' 정말 즐거운 마음으로 2시간 30분 동안 당산역 부근에서 선유도공원을 끼고 양화교(한강합수부)까지 산책을 했다!

 

 

<한강공원에서 본 선유도공원과 한강>

물가의 노랑꽃창포가 아름답다. 선유도공원 밖(선유교) 아래에서 척사들을 제법 만났는데 그 주변에 노랑꽃창포가 더러 보였다. 한강 어디에서나 낚시가 가능한 것은 아니고 내가 있는 한강 남쪽에서 봤을 때 선유도 주변, 성산대교에서 하류쪽인 한강 합수부(안양천 입구)까지였다. 특히 양화 선착장에서부터 성산대교 아래 일정 부분까지는 낚시금지구역이었다.

 

 

<선유도공원 밖 여의도쪽 영등포생태순환길>

생태순환길이란 명칭이 붙은 것은 처음 보았는데 코스가 상당히 괜찮았다. 이날 내가 걸은 코스에서 영등포생태순환길(여의도-선유도공원쪽), 영등포수변둘레길(안양천쪽), 한강공원 양화지구 등의 생소한 용어들을 만났다. 전동카트들이 수시로 생태길이나 잔디밭을 왔다갔다 하며 잔디를 깎거나 전지를 하고 있었다. 예전의 야생성은 없어져서 아쉬웠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한강공원 야생화단지, 여의도공원을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무던히도 다녔다!) 안전이나 편의를 위해서 그런 공원 관리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깨끗한 잔디 위에 보이는 흰꽃들은 토끼풀(클로버), 분홍꽃들은 패랭이이다. 예전엔 본 기억이 없는데 잔디밭에 연분홍 패랭이가 많이 있었다. 전의 패랭이가 자주나 빨강 등의 짙은 색 위주였다면 요즈음은 송이가 크고 밝은 연분홍 패랭이꽃이 대세인 듯 하다. 꽃송이가 크고 다소 창백해 보이기까지 하는 그 패랭이는 일주일 쯤 전 거창의 석불 앞에서 보고 담백한 색상이 진달래 같다며 감탄했는데 서울에서 또 볼  줄 몰랐다.

 

 

-- 현지의 안내문에 따르면 영등포생태순환길은 --

영등포생태순환길은 한강양화공원 3.6km, 샛강생태공원 3.7km, 한강여의도공원 4km로 총 3코스 11.3km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한강 합수부에서 끝나는 영등포 수변둘레길(8.2km)과 연결되어 있으며, 노약자 어린이 등을 포함하여 시민 누구나 차별 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된 길입니다.

 

 

<한강공원 양화대교 부근의 밀밭>

 

 

<양화대교가 보이는 지점의 한강>

서울 복판에서 이렇게 한강물에 직접 손을 담글 일이 있을까? 새삼 신기했고 물의 상태도 생각보다 깨끗했다.

 

 

<한강 양화공원(선유도공원 앞)에서 본 양화대교, 당산철교, 서강대교>

 

 

<한강 양화공원>

지나온 선유도공원이 강 너머에 보인다.

 

 

<한강 양화공원에서 본 선유교, 성산대교> 

 

 

<한강 가장 하류에 있는 양화 선착장>

 

 

<양화 선착장 부근에서 본 성산대교>

강 너머에 난지도(하늘공원), 디지털미디어센터(DMC)가 보이고 오른쪽 끝에 월드컵경기장 일부가 보인다. 

 

 

<한강공원 양화지구에서 본 강 너머의 망원동, 합정역 부근>

 

 

<성산대교쪽에서 본 선유도공원, 양화 선착장>

 

 

<성산대교 아래>

잘 이어지고 인적도 없는 전용도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산책하는 사람에 비해 훨씬 많았다.

 

 

<성산대교 바로 아래는 이렇게 생겼다!>

 

 

<성산대교 바로 아래에서 본 선유도공원, 여의도쪽>

 

 

<성산대교를 지나서 본 모습들>

안산, 북한산, 월드컵경기장이 보인다.

 

 

<성산대교를 지나서 본 선유도공원, 여의도쪽>

 

 

<2019년 완공 예정인 월드컵대교>

양화교 한강 합수부에서 하늘공원, 월드컵공원으로 이어진다.

 

 

<안양천 합수부>

한강과 안양천이 합쳐지는(갈라지는) 지점이다. 양화인공폭포, 영등포아리수정수센터 뒤쪽이다.

 

 

<영등포수변둘레길>

이 길은 서울둘레길의 일부로 안양천을 따라 양평교-목동교-신정교-오금교-고척교-안양교-광명대교-철산교-금천교-안양천교로 이어지는 길이다. 전면에 보이는 다리는 <공무도하가> 발상지라는 양화교, 오른쪽 아파트 단지 소재지는 염창동이다.

 

 

<안양천의 꿩>

윗 사진 빨간 느낌표 아래 부분에 이 있다. 아래 사진은 확대한 것.

 

덩치 큰 꿩이 어떻게 이런 곳에서 그것도 혼자 사는지 그저 신기하고, 앞으로도 잘 살아갈지 쓸데 없이 걱정이 되기도 했다. 누군가가 기르다 방사한 것은 아닐까? 자전거 트레킹을 하는 이들이 무더기로 여러 차례 지나가고, 나도 5분 이상을 지켜보았지만 꿩은 사람에 익숙한지 느릿느릿 주변을 배회하고 있었다. 꿩의 외출, 혹은 산책에 방해가 될까봐 나도 자리를 떴다.

 

 

<양화교와 안양천>

정면은 양평동쪽, 오른쪽은 목동쪽이다.

 

 

<양화교와 위의 양화인공폭포>

선유도공원에서 중간에 출구를 놓치고 다시 만난 출구가 이곳이다. 거리가 제법 길었다. 오전 업무 보고 점심을 걸르며 2시간 30분 동안 걷느라 힘들었지만 뿌듯한 마음으로 오후 4시쯤 집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