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쿠바

멕시코, 쿠바여행1 - 악몽 같았던 여행사를 통한 패키지 여행

큰누리 2018. 3. 3. 21:49

<나를 가장 비참하게 만든 ㅊ** 여행사를 통한 멕시코, 칸쿤, 쿠바여행>

내 경우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항상 패키지여행을 선택한다. 무거운 가방 메고 들고 며칠씩 여행을 다닐 만큼 건강이 따라주지 않을 뿐더러, 낯선 곳과 낯선 상황을 즐기기만 할 나이도 지났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대부분 여행사 패키지를 이용하고, 지금까지 몇 번의 문제는 있었지만 내 한계를 인정했기에 불편과 불만을 감수하면서 비교적 무리 없이 여행을 했다.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 멕시코를 거쳐 쿠바에 들렀다 돌아오는 길에 공교롭게 내 짐만 없어지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인천-멕시코 직항인 멕시코 항공사의 실수로 쿠바 아바나공항에서 멕시코 베니토 후아레스공항으로 오는 길에 내 짐만 실리지 않은 것이다. 귀국 길이어도 어처구니 없고 황당했을 텐데, 쿠바를 먼저 여행하고 나중에 멕시코 일정이 대부분 남아있는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라 날벼락이 따로 없었다. 

 

1차적인 책임은 멕시코 국적 항공사, 2차 책임은 ㅊ** 여행사였는데 그 대처방법과 나에 대한 태도가 양쪽 모두 가관이 아니었다. 항공사와 여행사의 무책임하고 당당한 태도, 전화조차 피하는 여행사 직원에게 악을 쓰고 항의하며 받아낸 사과는 지금까지의 내 인생에서 최악이었다.

내 짐은 들은 바로는 암스테르담에 갔다 쿠바로 돌아갔고, 다시 뉴욕으로 갔다 쿠바로 되돌아가는 등 나를 대신하여 세계여행을 했다. 캐리어에 ㅊ** 여행사에서 준 파랑색 이름표 Tag 손잡이에 2개나 붙였고, 그 Tag에는 딸과 내 이름, 그리고 연락처까지 있었는데도 말이다. 그 외에도 다른 캐리어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하고 크기도 제법 큰 벨트형 리본과 테이프 리본이 4개나 달려 있었다. 캐리어는 내가 비참한 여행(!)을 마치고 귀국(2018.1.21)한 후 항공사, 여행사와 실랑이를 벌이던 중 열흘이 지난 1.31 오후에 택배로 배달되었다.

 

짐은 그야말로 잃을 수도 있다쳐도 그 대처방식이 항공사나, 여행사 모두 최악이었다. 멕시코 현지 가이드는 나름 자부심과 경험도 있고 친절한 편이었으나 중남미 여행은 초행인 나보다 못한 자의적인 상황판단으로 캐리어가 몇 개국을 돌게 했다. 현지 가이드에게 상황을 보고 받았을 텐데 귀국 후 전화는 커녕 내 전화조차 제대로 받지 않은 ㅊ** 여행사 직원의 무책임한 태도는 내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

 

1/21. 새벽 6시경에 인천공항에 도착할 즈음 약을 3개나 먹어야 했던 나는 (캐리어에 약이 있어서) 4일이나 못 먹은 탓에 몸이 만신창이였다. 1일분은 손가방에 있었던 탓에 건졌던 것이고... 멕시코에서 귀국행 비행기에 오를 때 현지 가이드 'E'씨는 귀국 후 짐을 찾는 절차에 대해 소상히 얘기를 해줘서 일일히 기록을 하고 필요한 서류를 받았다. 내 분노는 그 사람의 무책임하고 자의적인 판단에서 비롯되었고 일도 꼬였지만 마지막 서류, 절차에 대해서는 성실하게 조처를 해주었다.

 

내 짐을 잃어버린 당사자인 멕시코 항공사 인천지점 직원의 태도도 처음엔 가관이 아니었다. 멕시코 현지 가이드가 마지막으로 짐 분실에 대한 보상으로 항공사에서 바우처나 신용카드로 총 100달러를 줄 거라고 해서 나를 경악하게 했다.

인천공항 2층의 그 많은 사무실 중 공항 안내소에서 몇 사람의 안내를 받아 겨우 멕시코 항공사를 찾았다. 그 전에 전화를 받은 여직원은 짐 분실 때문에 연락했다고 하니 아주 불손하게 '그걸 왜 우리한테 연락하느냐, ** 코리아에 먼저 접수를 해야 했을 것 아니냐?고 했다. 난 분명히 여행사 현지 가이드가 하라는 대로 했는데, 짐 분실 신고절차를 모른다고 항공사 측으로부터 면박부터 당한 것이다. 아니면 나중에 지점장이 말한 대로 '여행 한 두번 한 것도 아닐 텐데 그 정도(항공사에서 짐 분실한 것)도 이해를 못한 것'인가?

 

내가 항공사 인천지점에 들러 상황을 주고 받은 후 한 질문이 과연 '내가 그토록 몸과 마음 고생을 했는데 그에 대한 보상이 정말, 리얼리 100달러인가?' 였다. '항공사의 상갑질이다, 짐 분실로 인해 옷도 못 갈아입고, 약도 못 먹고, 사진촬영도 못하고, 정상적인 여행이 몽땅 날랐는데 어떻게 감히?'가 내 판단이었다.

정말 화가 나서 언성이 높아졌는데, 냉정하기 그지 없는 지점장이란 분은 먼저 '상갑질'이란 내 표현에 대해 '아주 불쾌하다'고 했다. 다음은 약이 없어서 고통을 받은 부분에 대해 말할 때 내  말을 자르며 '약은 고객이 보관해야 하는데 몰랐느냐, 그건 항공사 책임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건 나도 처음 안 사실인데 아직 확인은 못했다.

항공사가 내 짐을 잃어 버리고 여행을 망쳤는데 이 정도도 못 따지고 '상갑질'이란 말만 가지고 불쾌해 하느냐' 등 한동안 서로 언성이 높아졌다. 지점장이란 이가 내게 줬던 100불에 해당하는 바우처(?)는 바로 그 자리에서 (모욕스러워) 안 받겠다며 책상 위로 밀었다.

차갑고, 역으로 내게 따지던 지점장이 '다른 업무를 봐야 하니 이제 나가달라' 는 독촉에 할 말을 잊었고, 그 지점에서 나는 위기의식을 느꼈다. 사무실에 들어선 순간부터 등을 지고 있는 젊은 여직원을 제외하고는 당시 층 전체에서 인기척조차 없어서 일단 이 자리를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지점장이란 이가 중간에 내게 했던 '항공사에 불만을 대신 이메일(그것도 스페인어나 영어로)로 작성하고, 손해도 청구해 줄 수 있다'는 말을 확인하고 일단 사무실을 나왔다.

 

이후 지점장이란 이는 중간에 짐 상태와 위치에 대해 서너번 전화를 했고, 내 캐리어가 인천에 도착한 직후에는 사진을 찍어 확인을 요청했다. 두번째 통화에서 '전화상으로는 친절한 분이 현장에서는 왜 그렇게 살벌했느냐, 위기의식을 느꼈다'는 내 말에 처음으로(본인은 두번째라고 했고) 정중히 사과를 했다.

지점장이란 이에게 아쉬웠던 것은 서비스와 친절함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고 원칙적이기만 했다는 점이다. 항공사 실수로 나 같은 피해자가 화를 내고 이의제기를 한 것에 대해 뒷처리를 하려면 고달팠겠지만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냉정하고, 당당한 태도(!)였다! 서비스는 젬병이었지만 멕시코 현지 가이드처럼 얼렁뚱땅 넘기지 않고 절차에 따라 일 처리를 정확하게 한 점은 그나마 그에 대한 나쁜 인상을  희석시켰다.

이번 일을 겪으며 나는 인천공항 멕시코항공사 지점부터 녹음하겠다는 고지를 하고 항공사 측과 여행사 측과의 통화를 하나도 빼지 않고 녹음을 했다. 살면서 남을 못 믿어 통화 녹음을 한 기억이 없는데 멕시코 현지 가이드가 준 불신 때문에 녹음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집에 돌아온 후 나는 거의 실신하다시피 했고, 다음 날 오후에 겨우 일어나 여행사에 전화를 했지만 매번 담당자가 통화 중이라고 했다. 담당자에게 내 번호로 전화를 달라고 전했지만 결국 묵묵부답이었고, 그 다음 날 겨우 호통을 쳐서 연결이 되었지만 담당자는 변명과 입에 발린 사과뿐이었다. 짐을 분실하고 15일, 귀국하고 10일 만에 짐이 내게 돌아오기까지 여행사는 단 한 번도 내게 먼저 전화를 하지 않았다. 여행사는 앉아서 항공사로부터 이 메일이 오기만 기다렸고(담당자가 내게 당당하게 한 말이다!), 짐은 원래 책임자인 항공사에서 분실한 지 보름만에 찾았다ㅊ** 여행사에서는 짐을 찾고도 10여일이 지나서야 확인 전화가 왔다.

 

여행사는 고객을 코스대로 안내하는 것도 있지만 고객의 짐 분실이나 예기치 않은 상황에 대해 최대한 노력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내 질문에 항공사의 짐 분실은 이 메일로만 주고 받을 수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했고, 내 짐을 찾은 것도 이메일로 그 시점에서 통고 받아서 바로 연락한 것이라고 했다. 그 때쯤 나도 많이 포기하고 짐도 찾은 터라 '왜 당신들이 욕을 먹어야 하고, 왜 내가 화를 냈는지'에 대해 설명을 하자 이번에는 현지 가이드에게 책임을 전가시켰다.  

 

ㅊ** 여행사고객의 짐 분실에 대해 본사 직원이나 현지 가이드 모두 그토록 초연한 것(!)인지 묻고 싶다. 내가 짐을 분실한 직후 병원진료 때문에 이틀만에 나온 'E'실장(현지 가이드)에게 쿠바 가이드에게 전화를 해서 아바나공항에 내 짐이 있는지 확인하라고 했을 때 그는 분명히 '짐을 못 찾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고, 밤 11시 이전에 호텔로 짐이 택배로 올 것이다'라며 안심을 시켰다. 계속 쿠바 가이드에게 전화연락을 요구하자 쿠바는 사회주의 국가라 전화가 안 된다는 이해할 수 없는 소리를 했다. 인터넷망이 느린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사회주의 국가는 전화도 안 되나, 쿠바에서 보니 가이드를 비롯해 모두들 휴대폰을 들고 있던데...

 

결국 나는 내 여행의 주목적 중 하나인 디카 촬영 상당 부분을 멕시코에서 포기해야 했고, 이후에 받은 모욕과 마음의 상처 때문에 귀국 후 보름 정도를 앓았다. 여행을 한 두번 한 것도 아니고, 짐은 그래서는 안 되지만 중간에 배달사고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보름 정도를 무기력 상태로 있다가 앓다가 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내가 그토록 분노하고 병까지 났는지 수도 없이 생각을 했다. 전문적인 상담도 두 곳에서 5번을 했다.

상담을 받아준 분 중 한 쪽은 일이 꼬이고 꼬였는데 누구에게, 무엇 때문에 분노했는지 계속 물었다. 상담과정을 통해 나온 결론은 내가 가장 분노한 것은 짐을 잃어버린 항공사가 아니란 것을 알았다. 바로 ㅊ** 여행사 현지 가이드의 미숙한 대응으로 하루 만에 바로 찾을 수도 있었던 짐을 적당히 넘겨서 내 캐리어가 몇 개국을 뱅뱅 돌게 한 점이었다. 더 따지고 들면 짐을 바로 못 찾은 것이 아니라 내게 '희망고문'을 한 점에 대해 가장 분노 것이었다.

 

현지 가이드 'E'실장에게 '약도 포기할 수 있고, 옷은 알아서 처리할 테니 캐논 디카 배터리 충전기만은 수배를 해달라'고 정말 간곡하게 요청을 했다. 모든 충전기(휴대폰 1개, 디카 2개)가 캐리어에 들어있고, 배터리는 1개는 방전되고 3개만 남았으며, 내게 여행에서 사진의 의미를 수도 없이 강조한 것이다.

내 여행에서 사진촬영이 너무 중요함을 수도 없이 강조하자 처음엔 '절대 그 날 안에 짐을 못 찾는 일은 없었다, 11시면 호텔로 짐이 올 테니 걱정말라'고 웃으며 나를 안심시켰다. 멕시코국적 항공사는 밤 9시쯤 업무가 끝나고, 직원들은 짐 찾는 곳에서 주인을 잃은 가방을 수거한 후 내 신고내용을 보고 호텔로 배달하면 11시쯤 된다고 했다. 당일(분실 이틀째) 저녁 내내 감감무소식이다가 밤 11시 30분에 기어드는 목소리로 짐을 못찾았다고 객실 전화로 연락을 했다.

 

그가 한 첫 번째 조처는 멕시코 둘째날 여행지인 푸에블라의 카메라 수리점에서 충전기를 찾아보겠다고 했는데 답은 내 디카가 단종된 기종이라 충전기가 없다고 했다.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말이어서 정말 들르기는 한 것인가 의아했다. 내 디카는 일반적인 기종이고, 디카 충전기가 단종이 되나, 서로 호환을 하는데? 귀국 전 날에 '멕시코시티에도 설마 충전기가 없겠느냐, 식사 후 나랑 함께 찾아보자'는 종용에 그러마고 대답하고는 내가 밥을 먹는 동안 그는 집으로 가버렸다.

 

처음부터 못 찾거나 늦게 찾을 가능성을 이야기했으면 나도 매일 밤 공항의 짐 마감시간+호텔 택배시간인 밤 11시까지 잠을 자지 않고 기다리지도 않았을 것이고, 약도 대체를 해서 조금은 고통을 덜을 수 있었으며, 늦은 시각까지 기다리다 입고 있는 단벌 옷(속옷 포함)을 빨아 수건으로 싸서 밟은 후 다림질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디카와 배터리, 소품을 집어넣은 가방에 휴대폰과 현금, 여권이 모두 있어서 현지에서 조달하면 그만이었기 때문이다. 내게 당시에 가장 절실한 것은 현지 가이드에게 수도 없이 말한 디카 배터리 충전기였다. 그 다음인 약은 극도의 고통을 참고 견디면서...

 

지금은 괜찮냐고? 글쎄! 내 남은 인생의 버킷 리스트, 현재 진행형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이 여행인데 아직도 물질적인 보상은 커녕 당시의 마음의 상처도 지우지 못했다. 그리고 아직 ㅊ** 여행사와의 관계정리도 안 되었다고 생각한다. 여행사라면 여행과 관련된 서비스(사고 포함)까지 최소한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멕시코 현지 안내인은 내게 '희망고문'만 주고 혼선만 가중시켰고, 여행사는 짐 분실을 알고도 전화조차 한 적이 없다.

매번 이메일로 광고를 하는 그  ㅊ** 여행사에 답장을 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서 답장도 보내봤지만(2/3), 아직도 안 열어본 상태(3/4)이다. 이것도 증명 차원에서 모두 촬영을 해두었다.

 

지금도 나는 가끔 악몽을 꾼다. 목욕 가운을 입고 입고 있던 속옷들을 빨아 다린 후 덜 마른 상태에서 입고, 블라우스 등 겉옷은 에어컨에 말리는 꿈. 두툼해서 잘 마르지 않는 등산 양말을 반복해서 다리미로 다리며 제발 아침까지 마르기를 기원하는 꿈.

 

우연히 여행에서 팀으로 만난 도움을 준 친구야, 고맙다! 한여름 복장으로 덜덜 떨던 내게 구호품이라며 준 연두색 소시지 파카와 검정 티셔츠, 노란 캐릭터 양말(이건 안 신었다)과 위로 모두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