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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전등사 주변 식물

큰누리 2020. 12. 2. 14:18

2019년 6월 10일에 전등사에 간 이유는 7월 2일에 있을 직장연수 사전 답사를 위해서였다. 전등사와 sea side 리조트 루지, 동검도 DRFA 365예술극장 등이 답사지라서 식당과 답사 예정지를 들렀다. sea side 리조트 루지는 당시에 처음이었고, 루지는 답사 때 처음 탔는데 대박인 레저 프로그램이었다. 내 취향과 아주 잘맞아서 나중에 또 들러야지 했는데 코로나 19 때문에 현재까지 못 들렀다.

 

sea side 리조트 루지 전등사 쪽에서 보면 원경으로 잘 보이는데 산을 밀었기 때문에 솔직히 비호감이었다. 무슨 짓을 했길래 저 모양으로 산을 벌겋게 밀었나 싶었는데 막상 가 보니 (산이 망가진 것은 되돌릴 수 없지만) 아주 재미있는(!) 오락시설이었고, 루지 코스 주변은 나무 심는 것이 실제로 어렵지만 주변의 나무들은 자라면 괜찮겠다 싶었다. 따라서 루지 주변에서 나무나 식물을 찾는  것은 현재로서는 무리여서 강화도 주변에서만 식물 촬영이 가능했다.

그 점은 DRFA 365예술극장 주변도 마찬가지였다. DRFA 365예술극장주변에 오래 묵은 민가 몇 채가 있고 굳이 따지자면 현재까지는 비교적 원형이 잘 남아있는 마을이다.

 

하지만 동검도 남서쪽에는 이미 본죽에서 몇년 전에 갤러리를 만들었고, 주변도 주택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본죽에서 만든 '본갤러리'(현재는 명칭이 달라진  것으로 안다. 나는 개관일에 공교롭게 들렸었다)만 있을 당시엔 강화도이지만 '방공, 방첩'등의 글이 벽에 써 있는 등 이런 마을이 현재까지 남아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관련 글 : 본 블로그, 2013년에 올린 글 <강화도 길상면 동검도, 본사랑갤러리> 참조. http://blog.daum.net/hhl6103/20

 

 

<강화도 주차장 아래의 자주 개자리(알팔파)>

학창시절 사회시간에 안데스 산맥과 관련하여 식물들의 먹이로 알팔파가 사용되고, 그것을 수입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알팔파'란 이름이 독특하여 기억하고 있었는데 최근 몇 년 전부터 한강고수부지에서 처음 알팔파를 보고 신기했는데 요즘은 일상적으로 보게 되었다. 퇴근 길에 1만보를 채우기 위해 종종 직장에서 집까지 강서운전면허시험장 서쪽에 있는 봉오대로로 걸어오는데 주변이  온통 자주개자리(알팔파) 투성이이다.

 

길가에서 자라는데 여러해살이 풀로 보이고 번식력이 대단했다. 사람이나 민가가 없는 그야말로 자연상태에서 식물들끼리 어울려 자라는데 매년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했다. 자라는 시기도 봄부터 서리가 내릴 때까지 줄기차게 자라고 언제나 식생도 좋았다. 꽃의 색은 흰색과 보라색 2종이었다.

 

 

<강화도 정족산성(삼랑성) 남문(종해루) 옆의 산딸나무>

꽃의 밀도가 엄청나다!

 

 

<강화도 전등사 입구의 보호수 은행나무>

수령 약 700년, 수고 24m, 보호수 지정년도 2001년, 나무둘레 6.5m.

700년이나 살다보니 많이 힘들었는지 가지가 반쯤은 손상되었다.

 

 

<강화도 전등사 입구의 찻집, 죽림다원>

삼랑성을 돌거나 전등사를 한 바퀴 돌고나서 꼭 들르게 되는 곳이다. 당시엔 날이 너무 더워서 시원한 차를 한잔 마시고 숨 좀 돌리려고  들렀는데 실내가 아주 시원했다. 차는 전통차들이 대부분이고 슴슴한 본연의 차 맛이라 좋다. 나는 이날은 시원한 녹차를 마셨다.

찻집의 테이블도 독특하고 안팎에는 작은 공예품들이 많이 놓여있는데 아기자기하고 눈요기가 된다. 마당은 넓지는 않지만 식물을 아는 분이 가꾸는지 볼 때마다 공을 들인 흔적이 보이고 볼거리가 많아서  좋다.

 

 

 

<강화도 전등사 입구 찻집 죽림다원 마당의 비비추>

 

 

<강화도 전등사 입구 찻집 죽림다원 마당의 알리움>

꽃이 공처럼 생긴 특이란 식물이다.

 

 

<강화도 전등사 입구 찻집 죽림다원 마당의 자주달개비>

이꽃은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데 흰색 꽃은 처음이다.

 

 

<강화도 전등사 입구 찻집 죽림다원 마당의 노루오줌(아스틸베)>

꽃 크기가 아담하고 꽃 밀도가 높은 것으로 보아 원예종으로 보인다.

 

 

<강화도 전등사 입구 찻집 죽림다원 마당의 델피늄>

내가 아는 일반적인 델피늄은 굵은 꽃대를 탁고 사방으로 줄줄이 올라오는 것이었는데 이꽃도 델피늄이었다. 글라디올라스처럼 꽃대를 타고 오르지 않는 이 델피늄의 독특한 점은 꽃잎 끝에 얼룩이 있는 것이다. 사진의 델피늄도 파란꽃잎 끝마다 분홍색(자주색) 반점 같은 것이 있다. 처음엔 핀지 오래되어 마르는 중이거나 병에 걸린 줄 알았다.

 

 

<강화도 전등사 요사채 입구의 인동>

김대중 대통령이 '강인해서 좋아했다는' 인동이다.

개화 직후엔 흰색이지만 오래 되면 꽃이 노랑으로 변해서 '금은화'로도 불린다.

 

 

<강화도 전등사의 붉은병꽃나무와 수련>

 

 

 

<강화도 전등사의 수국과 산수국>

첫번째 사진은 전등사 마당 화단에 있던 수국, 두번째와 세번째 사진은 산수국이다. 절에는 왜 수국이나 산수국이 많을까? 향기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향 때문에 수도자들의 마음을 흐트러뜨릴까봐 그런 것이 아닌가 싶은데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향기만 수도승들의 마음을 흐트러뜨리는 것일까, 색깔은? 내가 봄에 선운사에 들렀을 때마다 한 생각인데 그곳엔 배롱나무꽃이 너무 많고 화려해서 '수도하는데 지장이 있겠다' 고 말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이 둘은 향기가 없는 것은 확실하다. 

 

 

 

 

<강화도 전등사의 독일붓꽃(저먼 아이리스)>

 

 

<강화도 전등사의 하설초와 은엽아지랭이> 

꽃이 흰 윗 사진은 청초함이 돋보이는 식물로 처음 보았는데 검색해 보니 화원쪽에서는 하설초라고 불렀다. 두 번째 사진은 검색했더니 '은엽아지랭이' 라고 떴는데 활짝 핀 꽃을 보여주기 싫은 듯한 모습이었다. 개화 전의 꽃만 보면 단아한 쑥갓꽃 같은데 개화한 후에는 꽃잎이 아주 짧아서 봉우리 때의 모습과 비슷했다.

 

 

 

<전등사 뒷길에서 정족산사고 사이의 초롱꽃과 소나무>

 

 

 

<전등사 뒷길에서 정족산사고 사이의 보리수 열매>

이렇게 소담스럽고 깨끗한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은데, 참 잘 찍혔다!

특히 이 산길의 나무들은 벌레가 상당히 많다.

 

 

 

<전등사 뒷길에서 정족산사고 사이의 때죽나무와 쪽동백 : 두 나무의 차이>

이 두 나무는 사람들이 헷갈려하는 대표적인 꽃으로 윗 사진은 때죽나무, 아래 사진은 쪽동백이다. 꽃 모양이  비슷하고 개화 시기가 비슷하며, 농염한 향기가 비슷해서가 아닐까 싶다.

 

때죽나무는 크기가 좀 낮고 사방으로 가지가 뻗고, 쪽동백은 비교적 높이 올라간다. 꽃 모양은 비슷하지만 때죽나무는 수평으로 퍼진 줄기를 따라 일직선(수평)으로 피고, 쪽동백은 포도처럼 위에서 아래로 줄줄이 이어 핀다. 개화 시기도 때죽나무가 이르고, 쪽동백은 다소 늦다. 사진을 보면 때죽나무는 만개한데다 옆으로 퍼져 꽃이 피었고, 쪽동백은 개화 전이고 쳐지지는 않았지만 드문드문 봉오리가 맺혔다.

열매는 때죽나무는 위에 꽃받침이 붙은 채로 작은 열매들이 수평으로 달리고, 쪽동백은 꽃받침 없이 파란 포도처럼 위 아래로 열린다. 잎은 때죽나무는 작고 일반적인 모양(!)이라면 쪽동백은 상당히 크고 넓다.

 

 

 

<전등사 뒷길에서 정족산사고 사이의 빈도리>

이꽃은 원주 구룡사 입구에서 오래 전에 처음 보고 기억에 남았는데 최근들어 눈에 익숙한 식물이 되었다. 청초한 줄만 알았는데 번식력이 얼마나 강한지 주변의 식물을 괴롭히는 수준이었다. 출퇴근길에 거치는 외발산동 어린이공원과 위쪽 언덕에 이 나무들이 네 그루쯤 있었는데 올들어 갑자기 모든 화단에 퍼졌다.

 

처음엔 여린 개나리처럼 생겨서 무엇인지 몰랐는데 늦여름쯤 되어서 주변에서 날아온 씨앗으로 번진 빈도리란 걸 알게 되었다. 구청에서 자르긴 했는데 1년 동안 모든 화단과 주변의 풀숲에 번진 걸로 미루어 전지하는 것만으로는 절대 이 말발도리가 번지는 것을 막기 어려울 것이다. 그냥 청초한 식물인 줄 알았는데, 인간이나 식물이나 겉모습만으로 본성(!)을 판단하는 것은 역시 무리이다.

 

 

<전등사 뒷길에서 정족산사고 사이의 개망초>

'담배꽃' 혹은 '계란꽃'이라 불리던 이 개망초를 어려서부터 유난히 좋아했다. 색이나 모양이 단아하고 예뻐서 사진발이 잘 받기 때문에 이꽃을 모델로 사진을 자주 찍곤 했었다. 하지만 빈터마다 수북히 자라는 이 꽃이 환경을 파괴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였는데 그 수준으로는 어림도 없었던 모양이다.

 

그렇게 흔했던 꽃이지만 지금은 빈터에서도 그렇게 눈에 띄지 않는다. 나중에 이름이 개망초란 걸 알고 꽃의 이미지와 너무 다르다 싶었다. 이보다 못한 마당비처럼 삐죽하게 뻗어오르는 망초도 있는데 싶었는데 '망초'보다는 '개망초'가 나은 것 같기도 했다.

 

 

<전등사 마당의 느티나무(보호수)>

수령 약 400년, 지정 년도 1997년, 수고 20m, 나무둘레 4.6m. 조선 광해군 때 화재로 전등사가 소실되어 재건할 때 심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전등사 입구에 있는 은행나무와 더불어 보호수인데 전등사 주변 보호수는 2개로 보인다. 400년 수령치곤 상태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다른 곳은 이보다 훨씬 수령이 높은데도 더 아름지고 상태가 좋은 나무가 많기 때문이다. 절에서 사람들의 그늘을 만들어주느라 많이 지친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