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22.01. 가시리 국산화풍력발전단지와 '가시리 갑마장의 기억-테우리의 들'

큰누리 2022. 2. 13. 14:54

 

 

가시리풍력발전단지는 조랑말체험박물관과 함께 지난 여름에 들렀고, 봄이 아니면 썰렁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코스에 없었다. 동행한 조카를 위한 프로그램이 부족하다 싶었는데 5.16도로숲을 지난 후 주변에 정석항공관이 있다는 생각이 났다. 아주 오래 전(15년 전?)에 우리 애들을 데리고 들렀는데 크지 않고 전문적인 곳임에도 반응이 괜찮았었다. 결국 정석항공관을 못 찾고 바로 옆에 가시리풍력발전단지가 있어서 대신 들리게 되었다. 구좌에서 동생을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는데다 신천목장은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오후 일정에 맞추려면 이곳을 들리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유채꽃이 없는 가시리풍력발전단지는 여름, 겨울 모두 풍경이나 느낌이 비슷했다. 그래도 동행인들이 좋아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여름과 다른 점은 가시리조랑말체험관을 시간 때문에 못 들렸고, 풍력단지 밖 철책 옆에 억새들이 남아있어서 운치(!)가 더 있다는 정도? 언젠가는 반드시 노란 유채꽃으로 물든 녹산로를 드라이브하고 전망대에서 풍력발전기 아래의 광활한 유채꽃들을 보리라!

 

 

<표선면 녹산로 유채꽃 도로 동영상>

도로 양편의 초록풀들이 노란 유채꽃으로 물드는 초봄에 조만간에 꼭 들러볼 거야!

 

 

<전망대에서 본 대록산 방향의 가시리 국산화풍력발전단지>

사진 속의 초록색 풀들은 모두 유채들이고, 봄에는 초록색 대신 노란 유채꽃이 만발한다. 흰색의 네모난 건물(?) 바로 뒤로 녹산로가 있고 길 양쪽에 노란 유채꽃길이 이어진다.

 

 

 

<전망대에서 본 가시리 유채꽃밭>

 

 

 

≪'가시리 갑마장의 기억-테우리의 들'≫

-2010년도 제주문화예술기획사업(공공미술사업) - 표선면 가시리 마을의 공공 프로젝트-

가시리(可時里)는 제주도 동부지역의 전형적인 산간마을로 예로부터 이 마을 지경에 발달한 광활한 초지대는 양마(養馬)의 최적지로 꼽혔다. 조선 후기에는 말의 고장 제주도에서도 가장 좋은 명마가 생산되었던 인근의 녹산장(鹿山場)과 갑마장(甲馬場)이 설치되었으며, 현재 이 장소는 그때의 갑마장 터이다. 

일제 강점기에는 우마 생산을 위해 마을 공동목장이 형성되어 현재까지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가시리는 조선시대부터 현재로 이어지는 목장사와 목축문화사가 생생하게 전개되는 점에서 역사적인 중요성을 지닌 곳이다. 한마디로 제주도 목축문화의 보고라 할 수 있다.

 

이 작품들은 제주문화에술재단에서 공모한 2010년도 제주문화예술기획사업(공공미술사업)에서 당선된 표선면 가시리마을의 미술프로젝트 '가시리 갑마장의 기억-테우리의 들'이다. 이 작품은 3개의 그룹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30마리의 철제 군마의 질주를 다룬 <山馬의 질주>말을 가꾸는 테우리(牧者)를 소재로 한 <테우리의 전설>, 가시마을 어린이들의 공동작업으로 이루어진 <마상만상(馬像萬象)>이 그것이다.

이 작업은 제주도 중산간지역 목축의 역사가 만들어 온 자연, 오랜 세월을 함께해 온 주민들의 흔적, 그리고 만들어진 자연이 다음 자연에 의해 지워지거나 또는 가려진 이야기를 드러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곳을 지나는 길손들이 '행기머체' 낭그늘에서 잠시 쉬고 갈 즈음, 한번쯤 이곳에 켜켜이 쌓여있는 제주말문화의 역사를 더듬어볼 수 있는 기억의 장소가 되게 해줄 것이다.

 

참여작가 : 탐라미술인협회

* <산마의 질주> : 박경훈, 강문석

* <테우리의 전설> : 강문석(제작 보조 : 강수전, 김주석)

* <마상만상> : 박경훈, 김영훈, 가시마을 어린이들   -현지 안내문에서 존칭만 생략-

 

 

≪행기머체≫ 

소재지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산 41번지

현황 : 높이 7m, 직경 18m 암석- 현무암질 용암.

'머체'란 돌무더기를 일컫는 제주 방언으로, 머체 위에 '행기물(녹그릇에 담긴 물)' 있었다 하여 행기머체라고 한다. 원래 오름(기생화산)의 내부 지하에 있던 마그마가 시간이 지나 외부로 노출된 것이다. '지하용암돔'이라 불리우는 크립토돈인 행기머체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하거니와 국내에서도 유일한 분포지이며 동양에서 가장 큰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행기머체에서 건너편으로 100m 떨어진 곳에 있는 꼴머체(꽃머체) 역시 크립토돈으로 제주 탄생의 지질적인 기록을 가지고 있는 역사의 표상이 되는 장소이다.  -현지 안내문-

'녹그릇은 '녹그릇'이 아닐까?

 

 

<가시리 조랑말체험관 앞의 간세 조형물들('마상만상'?)>

'간세'는 제주말로 '천천히, 게으름'을 뜻하고, 조랑말 모양의 간세인형은 제주 올레길 이정표로 활용된다. 올레길에서 간세 조랑말의 머리 쪽이 진행 방향이다. 이 조형물들이 위 안내문에 있는 초등학생들과 공동작업을 했다는 <마상만상>이 아닐까 유추해보지만 확실하지 않다.

 

 

 

 

<가시리 조랑말체험관 앞(가시리 馬路)의 '산마의 질주'와 '테우리의 전설'>

 

 

<가시리 조랑말체험관 앞(가시리 馬路)의 '테우리의 전설'>

 

 

<지난 여름에 촬영한 '테우리의 전설'>

당시에 테우리가 걸쳤던 프라다 선글라스는 없어졌다!

 

 

 

<가시리 조랑말체험관 앞(가시리 馬路)의 '테우리의 전설'과 함께>

윗 사진 뒤에 <산마의 질주> 조형물이 보인다.

 

 

 

<가시리 조랑말체험관 앞(가시리 馬路)의 '산마(山馬)의 질주'>

사진 왼쪽 끝 원경에 어멍마음 몽생이마음 조형물이 보인다.

 

 

 

<뒤돌아 본 가시리 마로의 조형물>

왼쪽엔 '테우리의 전설'이 보이고 중앙 뒤에 작게 '테우리의 전설'이 보인다. 사진의 인물 진행방향(앞)으로 조금만 더 나가면 유채꽃 투조로 조성한 철제 조형물 '어멍마음 몽생이마음'이 있다.

 

 

<가시리 마로에서 본 가시리풍력발전단지와 유채꽃밭>

풍력발전기는 사진 맞은편으로 계속 이어진다. 즉 가시리 마로(녹산로)를 중심으로 가시리국산화풍력발전단지는 좌우로 나뉘어져 있다. 

 

 

 

<가시리 마로(녹산로변)의 조형물 '어멍마음 몽생이마음'>

어미와 새끼 조랑말 몸 표면은 유채꽃 모양으로 구멍이 뚫려있다. 지난 여름엔  설명을 촬영만 하고 눈여겨 보지 않았다가 다시 보니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었다.

 

-현지 안내문에 의하면 '어멍마음 몽생이마음'은-

모자의 애틋하고 사랑스러운 마음 나눔을 제주말 어멍과 몽생이 모습으로 이미지화한 작품. 제주의 비극적인 사건인 4·3 항쟁으로 남편을 잃은 한 가족을 모티브로 하였으며, 부식이 진행된 코르텐 강 재료를 사용하여 당시 상흔의 기억을 상징하였다. 표면은 제주의 상징인 유채꽃잎으로 비극을 딛고 일어나 새로운 희망을 싹틔우는 가시리를 표현하였다. 풀을 뜯는 몽생이 곁에서 어멍이 바람결에 눈을 감고 잠시 회상에 젖는 슬픔이 녹아있는 작품이다.

 

 

 

 

 

**지난 여름에 본 가시리 풍력발전소와 조랑말 체험공원은...

** https://blog.daum.net/hhl6103/14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