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인천

포천 산정호수

큰누리 2023. 11. 24. 23:44

 

 

≪포천 산정호수≫

산정호수는 명성산이 병풍처럼 둘러있고 망봉산망무봉이 좌우에 있어 산속의 우물(山井)과 같아 산정호수라 부르며, 그 부근 마을을 산정리라 부른다. 호수 주변으로 아름다운 둘레길이 펼쳐쳐 있어 물길(수변데크)과 숲길(소나무길)을 동시에 즐기며, 레저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 조각공원 등 즐길거리가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현지 안내문)

 

 

 

여행사를 통해 산정호수에 들린 날은 10월 29일, 사람과 차량으로 얽혀 주차장으로 진입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이곳은 가끔 들리지만 갈 때마다 조용하고 호수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돌면 마음이 차분해져서 좋다. 산책로 길이도 적당하고 짧고 평탄한 물길(수변데크), 조금 요철이 있지만 자연 친화적인 숲길(소나무길) 어느 쪽을 선택해도 좋았다. 나는 대부분 숲길(소나무길)을 선택했는데 여행사에서 준 시간이 점심시간과 산책 시간을 포함해 1시간 반이라 너무 짧아 물길(수변데크)을 선택했다.

 

혹시라도 늦을까 염려되어 제대로 밥 먹는 것을 포기하고 호수 안쪽 마을에 있는 베이커리에서 산 빵을 먹으며 돌은 덕에 15분 정도 여유있게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주차장, 산책로 입구에서는 놀이기구의 소음과 사람들로 인해 정신이 사나워서 산책을 포기하고 커피숍에 앉아 시간을 때울까 생각도 했지만 새파란 하늘과 맑은 물, 아름다운 단풍들을 보니 역시 돌아보길 잘 했다고 생각했다. 

 

이날 그토록 붐볐던 이유는 억새축제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산정호수 산책로는 입구를 제외하고는 생각보다 사람이 적었던 것으로 미루어 억새로 유명한 명성산도 산정호수 쪽에서 진입하는 게 아닌가 싶다. 호수 몇 곳에 억새로 만든 포토존이 있고 화려한 국화 화분으로 장식을 해서 그것도 나름 볼거리가 되었다. 젊은 남자 여행사 가이드는 포천 산정호수가 빵지순례 필수 코스라고 했다. 주차장쪽에 있는 빵집이 그 곳인 듯했고, 일행들은 봉투에 빵을 가득 사들고 나타났지만 나는 급할 때에는 먹는 것보다 보는 것이 우선이고, 붐비는 곳보다 당연히 조용한 곳이 좋다!   

 

 

<산정호수 둘레길 입구에서 본 산정호수와 주변의 산>

우리는 상동 주차장으로 입장했다. 왼쪽은 편의시설, 놀이기구가 있는 망봉산 방향이고, 오른쪽은 상동 주차장 맞은편인 망무봉 방향이다. 망무봉 자락 아래에 물길(수변데크)이 있다.

 

 

<산정호수 둘레길 입구의 억새 소원길>

다른 계절에는 못 본 시설(길)이다. 이곳 말고 조각공원에도 비슷한 시설이 있었다.

 

 

<산정호수 둘레길과 둘레길에서 본 산정호수>

 

 

<산정호수 둘레길의 포토존들>

 

 

<산정호수 둘레길의 '머리를 숙여주세요' 어르신 나무>

둘레길, 특히 입구쪽에서 호수로 기울거나 아예 잠긴 나무들을 종종 보았는데 귀찮다고 싹뚝 자르지 않고 이렇게 센스있게 해놓았다. 나무도 제 수명대로 살 수 있고, 사람도 머리를 다치지 않으니 서로 윈윈이다!

 

 

<산정호수 안쪽에 있는 마을 좌우의 풍경>

예전에는 집 몇 채만 있는 조용한 곳이었는데 지금은 카페, 베이커리가 들어서고 번화(!)해졌다.

 

 

<산정호수 안쪽에 있는 마을의 허브 베이커리 카페>

1시간 동안 호수를 한 바퀴 완주하기 위해 이곳에 들러서 빵을 산 후 먹으며 돌았다. 

 

 

<산정호수 안쪽에 있는 마을의 다리와 그 위에서 본 풍경>

 

 

<산정호수 물길(수변데크)에서 본 마을과 명성산>

마을을 벗어난 후 왼쪽에는 물길(수변데크)이, 오른쪽에는 숲길이 있다. 

 

 

 

<산정호수 물길(수변데크)과 그 위에서 본 풍경들>

 

 

<산정호수 물길(수변데크)에서 본 명성산과 망봉산>

두 사진의 왼쪽은 억새로 유명한 명성산, 오른쪽은 망봉산이다.

 

 

 

<산정호수 물길(수변데크)의 단풍잎>

 

 

<산정호수 물길(수변데크)이 끝나는 지점>

왼쪽은 김일성 별장 터이고, 오른쪽은 그 다리 위에서 본 산정호수이다.

 

 

<산정호수 김일성 별장 터 아래에서 본 산정호수 상동 주차장>

이 아래로 보이는 폭포도 괜찮은데 이 날은 폭포가 말라붙었다.

 

 

<산정호수 김일성 별장 터>

2016년에 들렀을 때에는 '김일성 별장 터'란 안내문이 있었는데 이 날은 보지 못했다. 내가 놓쳤을 수도 있다.

 

 

<산정호수 김일성 별장 터에서 본 궁예 코스>

 

 

<산정호수 공예 코스 둑길 위에서 본 풍경>

마침 둑길에서 시화전이 열리고 있었다. 왼쪽은 망무봉, 오른쪽은 명성산이다.

 

 

<산정호수 궁예 코스의 말 탄 궁예像> 

두 번째 사진은 궁예 동상에서 상동 주차장 쪽 출구로 이어지는 산책길이다.

 

 

 

<산정호수 궁예 코스의 궁예 행적도>

♣ 윗단 왼쪽 / 미륵불(彌勒佛) : 임금이 된 궁예는 불쌍한 어머니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과 자기를 버린 신라 왕실에 대한 분노가 뒤섞여 광기를 부리곤 했다. 가끔 지난 날의 겸손함과 명석함을 보이기도 했지만 때로는 엉뚱한 행동을 해서 신하들을 혼란에 빠뜨리곤 했다. 궁예는 이미 예전의 궁에가 아니었다. 우울증과 광기가 심해 사람을 의심하고 성격마저 포악해졌다. 거기다가 전쟁과 가난으로 고통받는 백성들에게 부처님이 내려와 잘 살펴줄 거라고 하면서 자신이 바로 미륵불이라고 했다.

♣ 윗단 오른쪽 / 교사음일(驕奢淫佚) : 궁예는 점점 타락의 길로 빠져 들게 된다. 밖으로는 왕건으로 하여금 후백제의 나주 등을 점령하는 정책을 계속 하면서 호화스러운 황궁을 짓게 하여 백성의 마음을 잃게 된다. 그리고 누구든 뜻을 거스르면 그 자리에서 목을 베었으며, 사치와 방탕을 말리는 황후와 두 왕자를 처참하게 죽였다. 궁예의 이런 행동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에서 오는 심적 불안으로 점차 몰락의 길로 빠지게 된다.
♣ 아랫단 왼쪽 / 궁예도은(弓裔逃隱) : 궁예가 임금으로서의 자질을 잃어가고 있을 때 신하들이 뜻을 모아 반역을 도모하여 왕건을 새로운 왕으로 추대했다. 처음에 망서렸던 왕건은 불의를 치는 것이 반역이 아님을 깨닫고 의연히 이를 받아들인다. 이 사실을 들은 궁예는 옷을 바꾸어 입고 명성산(현 산정호수 동북쪽)으로 도망치게 된다.

♣ 아랫단 오른쪽 / 궁예분골(弓裔粉骨) : 명성산으로 도망친 궁예는 이틀밤을 숨어 지냈다. 그러나 배가 고파 더 참을 수 없었던 궁예는 마을로 내려와 보리이삭을 잘라 먹었다. 그러던 중 농부에게 신분이 드러나 병사들에게 붙잡히고 왕건에게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이때가 918년 봄이었다. 궁예는 그가 세운 왕국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산정호수 조각공원>

윗단은 최평곤 작가의 <무제>이고, 오른쪽 사진은 2016년 5월에 들렀을 때 촬영했다. 육지에 1명, 호수 속에 2명이 투조 형태로 서 있다. 사진 외에도 더 많은 작품들이 있지만 화려한 국화 화분에 묻혀버렸다.

 

 

 

<산정호수 조각공원>

첫 번째 사진은 조각공원 안의 우산, 억새 포토존이다. 화려한 우산에 국화가 치이고, 국화의 화려함에는 조각들이 묻힌다.

 

 

 

 

<산정호수 조각공원의 화려한 단풍잎>

올해 본 단풍 중 가장 깨끗하고 화려하다!

 

 

2016년 5월의 산정호수 : 2016년 5월. 산정호수의 궁예 행적도와 조각공원 (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