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서산 개심사와 아라메길 1구간

큰누리 2012. 6. 9. 01:05

개심사는 충남 서산 상왕산에 위치해 있으며 654년(백제 의자왕 14)에 혜감이란 스님이 개원사로 창건했고 1350년(고려 충정왕 2) 처능스님이 중건하면서 개심사로 불리게 되었다. 1475년 중창, 1740년에 중수하였으며 오늘날의 개심사는 1955년에 전면 보수한 것이다.
 
개심사는 대웅보전과 심검당(尋劍堂), 안양루(安養樓), 명부전 등 규모는 작지만 충남의 4대 사찰로 불리며 유홍준교수가 5대 사찰로 꼽을 정도로 아늑하고 특징이 있는 절이다. 일주문에서 가파른 계단 길을 한참 오르면 범종각과 독특한 예서체의 '상왕산개심사' 현판이 보인다. 그리고 그 아래로 외나무다리가 놓인 직사각형의 연못이 있다. 상왕산은 코끼리 모양인데 그 코끼리의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 만든 연못이라고 한다.

-이상 상왕산 개심사 홈페이지에서 요약 발췌-

 

 

<개심사 일주문과 안내판> 

 

 

 

<마음을 씻고 열라는 세심동, 개심사 입구 바위>

이곳에서부터 절까지의 계단이 조금 가파르고 길다.

 

 

<개심사 전경>

상왕산 개심사(象王山 開心寺)라는 독특한 예서체의 현판 글씨는 근대의 가장 유명한 서화가 혜강 김규진(金圭鎭)선생의 필체라고 한다. 코끼리'상(象)'자가 상형문자의 진수를 보여준다.

 

 

<코끼리의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 만든 직사각형의 연못>

외나무다리를 건너 해탈문을 통해 절 마당으로 들어서면 대웅보전, 안양루, 심검당, 무량수각이 있다.

 

 

<범종각루>

몇년 전, 단청이 벗겨지고 울퉁불퉁한 기둥의 이 건물을 처음 봤을 때 <전설의 고향>에나 나옴직한, 약간 괴기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 마당으로 통하는 해탈문>

왼쪽 건물은 개심사 현판이 걸린 안양루

 

 

개심사 대웅보전은 조선초기의 건물로 보물 제143호이며 고려말 맞배지붕양식에서 조선시대의 화려한 팔작지붕양식으로 넘어오는 시기에 지어진 건물이다. 건물 기단은 백제시대의 것이다. 함께 한 분 말로는 대웅보전 지붕 끝부분의 연꽃들을 눈여겨 보아야한다고 했는데 그 연꽃이 시멘트 냄새(?)도 가시지 않은 것 같아 크게 관심이 가지 않았다.

 

 

<개심사 대웅전 안내판과 대웅보전>

 

 

 

<요사채인 심검당>

심검당은 개심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물이다. 단청을 하지 않은 것도 그렇지만 휘어진 목재를 그대로 기둥과 대들보로 쓴 것이 특히 그렇다. 명부전으로 가는 길목의 기둥과 심검당의 소박하지만 대범하게(?) 뒤틀린 대들보와 기둥들은 내 뇌리에 개심사라는 절을 각인시켰다. 심검당은 조선초기의 요사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안양루와 무량수각>

무량수각 기와의 풀들이 눈에 와 닿는다.

 

 

<대웅보전과 무량수각>

 

 

<대웅보전 내부>

드물게 지장보살이 협시하고 있다.

 

 

<대웅보전과 심검당 사이 뒤쪽의 고목>

팽나무이거나 느티나무일 듯... 

 

 

<심검당 기둥의 뒤틀림을 능가하는 이 기둥!>

이 기둥 때문에 그 동안 본 수많은 절들 중에서도 개심사가 내 머리에 또렷이 박혀있었다. 명부전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전면의 건물은 뒤돌아본 해탈문과 안양루.

 

 

<개심사 명부전>

명부전은 조선 중기에 건립되었으며 지장보살이 봉안되어 있다. 충청남도 문화재 자료 제 194호이다. 출입문의 사자상 표정이 무척 재미있다.

 

 

 

<개심사 산신각>

 

 

서산 아라메길바다의 고유어인 ‘아라’와 산의 우리말인 ‘메’를 합친 말로 바다와 산이 만나는 서산지역의 특징을 살린 친환경 트레킹 코스이다. 현재 1구간이 개통되었고 2시간 30분, 3시간 30분, 3시간 50분 코스가 있다.

아라메길 1구간에는 유기방 가옥, 선정묘, 유상묵 가옥, 서산 여미리석불 입상, 서산 마애삼존불, 보원사지, 개심사, 해미읍성 등의 낯익은 유적 혹은 명소들이 있다.

 

 

 <아라메길 1구간 지선 이정목>

 

 

<아라메길 구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나무숲>

아라메길을 들른 사람들 중 많은 분들이 상왕산과 일락산 사이의 이 소나무길을 가장 아름다운 코스로 꼽았다. 굳이 남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어느 명소에도 뒤지지 않는 아름다운 소나무숲이었다. 서산지역 소나무는 하늘을 향해 치솟은 잘 생긴 금강소나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기자기하고 작달막한 소나무들이 무척 아름답다.

 

 

<아라메길 상왕산 전망대>

 

 

<전망대에서 본 풍경>

아라메길은 작정하고 갔다기보다 어쩌다보니 끌려(?)간 것이다. 그런데 아름다운 소나무숲과 초록색의 평야, 멀긴 하지만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코스였다. 

 

중경의 저수지는 신천저수지라고 들은 것 같다. 그 앞의 초록색 민둥산은 예전에 능원묘답사에서 명종 태실비 보러 갔을 때 올랐던 곳이다. 당시에 일부분만 보고 서산목장으로 착각했는데 한우개량을 연구하는 곳이라고 한다. 내가 본 태실비 중 가장 아름다웠던 명종 태실비가 있는 태봉은 가려서 보이지 않는다.

 

 

나는 아라메길 코스 중 상왕산과 일락산 두 곳만 올랐는데 무척 힘들었다. 일락산 정상 부근에서 다리에 쥐까지 나서 고행이 따로 없었다. 만약 동행한 분이 전문적인 마사지를 할 수 없었더라면 산중에서 어찌 되었을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아라메길 이정목들>

아라메길에서 유명한 명소는 개심사 이전에 포진해 있다. 유기방 가옥, 선정묘, 유상묵 가옥, 서산 여미리석불 입상, 서산 마애삼존불, 보원사지 등등... 그것을 모두 놓치긴 했지만 내 체력으로 나머지 구간이나마 훑은 것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상왕산의 소나무숲>

이 소나무들이 내 육체적인 고통을 다소나마 잊게 했다.

 

 

<일락산에서 본 주변 풍경과 이정목>

서산 지역의 송전탑은 밝은 연두색인데 너무 힘이 드니까 송전탑조차 미웠다. ㅎ...

 

 

 

 <일락사 이정목>

일락사는 정상에서 원경으로만 감상하고...

 

 

<일락산 정상에서>

이곳에서 위태로운 자세로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감개무량했다. 망가진 건강 때문에 도대체 얼마 만에 산 정상에 올랐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일락산 정상의 뿌리가 뽑혀 죽은 소나무와 죽기 직전의 소나무>

등산 중에 폭우로 부러지거나 뿌리를 통채로 드러내고 넘어진 나무들을 가끔 만났는데 대부분 소나무였다. 태풍이 서해안을 강타할 때마다 아름다운 해송으로 유명한 인근의 태안반도에서 소나무 몇 만 그루가 죽었느니 하는 뉴스가 생각났다. 아름답긴 해도 '불휘깊은 나무'는 아닌 모양이다.

 

 

<용현계곡을 지나 하산 길>

해미읍성을 포함해서 서산 지역에서 많이 본 돌탑이다. 시멘트를 섞긴 했지만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이 시점에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준비한 우산을 여유있게 받쳐들고 차를 타러 내려오는데 온몸이 땀 범벅이었지만 마음만은 날아갈 듯 상쾌했다. 

또 가라면? 그건 글쎄... '좀 봐주세요!'이다. 그 만큼 내겐 힘들었다! 

 

 

 <아라메길 1구간의 야생화와 버섯들>

소나무숲, 산 위에서의 서산 들녘 전망과 더불어 다양한 야생화들은 고통을 견디게 해준 주인공들이다. 알며느리밥풀과 원추리, 뚝갈이 가장 눈에 많이 띄었다.

윗줄은 개머루와 계요등, 두 번째 줄은 등골나물과 알며느리밥풀, 세 번째 줄은 일본조팝나무와 뚝갈(뚜깔), 네 번째 줄은 무릇과 누리장나무이다.

 

 

버섯류는 문외한이라 분류 불가이고... 원추리, 자리공, 개모시풀, 때죽나무 오배자(충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