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남산골 한옥마을

큰누리 2013. 1. 16. 17:08

-≪남산골 한옥마을≫-

남산골한옥마을은 종종 들르는데 꼼꼼하게 본 적은 몇 번 안 된다. 남산순환로 오르느라, 혹은 서울답사 하느라 지나치면서 들렀기 때문이다. 그나마 꼼꼼히 들른 두어번은 오래 전에 우리 애들을 데리고 갔을 때였다. 이곳에 올린 사진은 인강을 듣기 한달 쯤 전에 촬영한 것들이다. 게다가 촬영한 날, 관우사당만 둘러보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시간에 쫓겨 내용이 좀 빠졌다. 구석(?)에 있는 삼청동 오위장 김춘영가옥은 아예 못 들렀고, 중앙의 관훈동 민씨가옥은 겉만 훑었다.

 

-≪남산골한옥마을에 대한 현지 안내≫-

 소재지 : 서울특별시 중구 필동 2가 84-1 일대..

조성 기간 : 1993년 12월 28일 ~ 1998년 1월 24일.

남산 북쪽 기슭 한옥마을이 들어선 필동 언저리는 조선시대만 해도 맑은 물이 흐르는 산골짜기에 천우각이 있어 여름철 피서를 겸한 놀이터로 한양에서 이름 있던 곳이며, 청학이 사는 선향이라 하여 청학동으로 불렸다. 그리고 청학동은 신선이 사는 곳으로 불리울 만큼 경관이 아름다워 한양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삼청동, 인왕동, 쌍계동, 백운동과 더불어 한양 5동으로 손꼽히던 곳이다.

이제 이곳의 옛 정취를 되살리고자 물을 흐르게 한 골짜기에 정자를 짓고, 나무를 심어 전통공원을 조성하고, 7934㎡ 대지 위에 서울의 8대가로 불리어오던 사대부가로부터 일반 평민의 집에 이르기까지 전통한옥 다섯 채를 옮겨놓았다. 이들 한옥에는 집의 규모와 살았던 사람의 신분에 걸맞는 가구들을 예스럽게 선조들의 생활모습을 보고 알 수 있는 명소로 꾸몄으며, 전통공예관에서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기능보유자들의 작품과 관광기념상품을 항시 전시하고 있다. 

 

 

 <남산골한옥마을 출입문>

 

 

<남산골한옥마을 안의 군인을 위한 사찰 충정사 출입문>

노태우대통령 시절에 세운 군인들을 위한 충정사이다. 이곳에 군인을 위한 사찰이 있는 이유는 전에 이곳에 수도방위사령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제 때에 한국의 집은 정무총감(총독 바로 밑의 2인자) 관저 자리였고, 남산골한옥마을은 경무총감부(헌병경찰본부)였다. 남산 아래 한옥마을 부근은 일제가 가장 사랑한(!) 지역이었고 일제의 식민지 지배를 위한 온갖 주요시설이 들어섰던 곳이다. 수도방위사령부는 정무총감부 터를 이어받았다고 생각하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충정사의 북쪽면 : 설법전>

충정사는 건물 4면마다 따로 2층을 전각으로 쓰기 때문에 1동의 건물에 무려 4개의 불전이 있다. 1층은 사무실로 쓰는 듯 하고 출입문 쪽(편의상 동쪽) 1층에 충정사란 현판이 걸려있고 2층은 대웅전으로, 북쪽은 설법전, 서쪽은 비로전, 남쪽은 보장전으로 쓰는 식이다. 들어갈 시간이 없기도 했지만 일반인에게 개방을 하는지 모르겠다.

 

 

<남산골한옥마을 안내도>

 

 

<남산골한옥마을>

연못은 청학지, 연못 위 왼쪽의 한옥은 옥인동 윤씨가옥(순종 계비인 순정효황후의 백부인 윤덕영 고택=송석원의 일부)청사초롱이 달린 맨오른쪽은 전통공예관, 오른쪽 끝으로 살짝 보이는 2층 누각은 천우각이다. 보통 단체일 경우 천우각 앞 광장에서 만날 약속을 한다.

 

 

<남산골한옥마을의 전통가옥들>

왼쪽으로부터 전통공예관, 한옥마을 정문, 삼각동 도편수 이승업가옥, 사진 앞의 넓은 마당은 천우각광장이다.

 

 

<청학지 쪽에서 본 옥인동 윤씨 가옥>

이 한옥은 순종의 계비인 순정효황후 윤씨가 결혼하기 전에 산 집이라고 '순정효황후 윤씨 친가' 불렸다. 하지만 조사과정에서 순정효황후의 백부이면서 악질적인 친일파인 윤덕영의 '벽수산장'의 일부 밝혀졌다. 조선 후기 상류층 저택의 전형이라는 학계의 중론에 따라 1977년 관훈동 민씨 가옥과 함께 서울시 문화재(민속자료) 지정되었다. 

이후 옥인동 윤씨가옥은 원형이 훼손되어 1997년 문화재 지정에서 해제되었으며 1998년 기록 보존 차원에서 한옥마을에 가옥 원형을 찾아 복원하였다. 안채, 사랑채, 대문간채가 서로 연결된 'ㅁ'자형 구조이며 화방벽 등이 설치된 최상류층 저택이다.

 

 

<제기동 해풍부원군 윤택영 재실>

재실은 무덤이나 사당 옆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지은 집으로, 참석자의 숙식을 해결하고 제수를 장만하는 곳이다. 순정효황후의 부친인 윤택영이 딸이 황후가 된 후 지은 집으로 사당이 안쪽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으뜸 원(元)자 구조로 되어있다. 순종이 처가 제사에 참석할 때 불편하지 않도록 경운궁을 일부 헐면서 나온 부재로 지은 집이다. 그래서인지 기둥이나 문지방, 문살 등이 특히 섬세하고 고풍스럽다. 황제가 처가 제사를 고려할 정도면 권위가 많이 떨어진 시점이다.

몇 년 전에 이곳을 들렀을 때 사당 옆 빈 공간에서 닭을 몇 마리 치던 게 기억난다. 담 너머로 보이는 집은 관훈동 민씨 가옥(민영휘) 저택이다.

 

 

<관훈동 민씨 가옥>

이 집은 일제 강점기에 서울의 8대 부호로 불린 민영휘 저택의 일부로 2010년 이전에는 '부마도위 박영효 가옥'으로 불렸다. 하지만 이 가옥은 일제 강점기 최고의 부호로 손꼽힌 민영휘가 청일전쟁 직후 안국동 감고당에서 옮겨간 교동 대저택의 일부로 밝혀졌다. 원래 안채, 사랑채, 별당채, 대문간채, 행랑채가 있었지만 복원 당시 안채만 남고 모두 없어진 것을 한옥마을 조성 시 기존의 안채에다 사랑채와 별당채를 복원한 것이다.

이 가옥에서는 조선 시대의 고관대작의 집에서 볼 수 있는 남녀유별 사상을 볼 수 있다. 남자들의 공간인 사랑채와 여자들의 공간인 안채로 나뉘어 사랑채를 통하지 않고는 안채는 출입이 어려운 구조이다. 더 심한 경우는 사극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사랑채와 안채 사이에 담이 있다.

 

 

<전통공예관의 팽이>

아이들의 체험학습을 위해 준비한 모양이다.

 

 

<전통공예관과 관훈동 민씨 가옥 사이 마당의 우물>

우물은 겉모양만 만들어놓은 것으로 기억한다. 2,000년 초반에는 우물 근처에 있는 야외 아궁이에서(지금도 있다) 고구마를 쪄서 나눠주었는데... 우리 아이들하고 여기서 고구마도 얻어먹고, 도편수 이승업가옥 마당에서 찹쌀을 메로 친 후 인절미도 얻어먹었다. 이날 둘러보니 이승업가옥에 있던 찻집은 철거되고 본래의 조용한 가옥 모습이었다.

 

 

<전통공예관과 관훈동 민씨 가옥 사이의 마당>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왼쪽에 전통공예관이 있다. 사진 왼쪽 끝은 옥인동 윤씨(매국노 윤택영)가옥, 전면은 관훈동 민씨가옥이다.

 

 

<삼각동 도편수 이승업 가옥>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할 때 도편수였던 이승업이 1860년에 지은 집이다. 당시의 목수가 어느 정도의 지위였는지 모르지만 추측하건데 양반 출신은 아닐 것 같다.  하지만 경복궁 중건에 불려갈 정도면 요즘으로 치면 최고의 건축가, 혹은 설계사였을 것이므로 최고의 주택 전문가가 지은 셈이다. 그래서인지 이 집은 조흥은행 사료관으로 사용되다 이곳으로 옮겼다고 한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단아하고 넘치거나 부족함이 없어서 진정한 양반 집이라는 느낌을 가장 많이 준다. 다섯채의 남산한옥마을 가옥 중에서 이 집을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한다. 나보고 살 집을 고르라면 당연히 이 집을 고를 것이다. 이집은 날렵한 처마와 윗 사진 중앙에 보이는 화방벽 때문에 전문가들에게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삼각동 도편수 이승업 가옥 안에서 본 솟을대문>

솟을대문은 지체가 높은 고관이 타는 가마(초헌)가 드나들 수 있도록 대문의 중앙을 높인 것이다.

 

 

<남산골한옥마을의 짚풀공예 야외전시물들>

짚신, 망태, 동구미, 또아리, 쌀가마 등 어린 시절의 추억이 서린 물건들이다. 

 

 

 

 

<타임캡슐과 광장>

남산골한옥마을 가장 정상 쪽에 있다. 남산골한옥마을에서 볼거리라면 전통 한옥과 계곡을 따라 조성된 정원, 타임캡슐, 세 가지인데 타임캡슐은 사실 별로 볼 게 없다. 서울이 수도가 된지 몇백년을 기념해 만들었고,  3,000년에 후손들이 개봉해서 볼 수 있도록 600여점 넘는 물건들을 넣었다는 점, 타임캡슐 광장이 보신각 종을 본떠 조성했다는 점 정도를 기억하면 될 것 같다.

tip : 이곳을 나와 남산쪽으로 오르면 남산순환로 북쪽 길과 연결이 되어 산책을 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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