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울산 대왕암공원과 울기등대 구 등탑

큰누리 2014. 10. 16. 23:10

2차 경주 남산 안전정복 답사(14. 10.3-10.5)를 갔다가 이곳과 경주 양남 주상절리군(파도소리 길)을 덤으로 들렀는데 일행 모두를 행복하게 만든 절경이었다. 경주 남산은 이미 2009년 12월에 완전정복(!)을 한 차례 했기 때문에 몸이 부실한 나는 두 곳이 더 힐링이 되었을 정도이다. 울산이라면 현대조선이나 매연이 가득한 공업도시가 연상되어서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대왕암공원의 규모와 울창한 해송숲을 보고 놀랐다. 더 놀라운 것은 대왕암공원 끝에 붙어있는 대왕암(대왕바위)이었다. 대왕암은 경주 봉길리에 있는 문무대왕 수중릉으로 알려진 대왕암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문무대왕비가 사후에 용이 되어 바다에 잠겼다는 울산의 대왕암은 경주의 대왕암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규모가 크고 경관이 아름다웠다.

 

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대왕암을 포함해서 공원을 한바퀴 둘러보면 주변경관이 탁월하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작은 산 같은 반도 모양의 공원인데 거리도 적당하고 길이 잘 정비되고 경관도 아름다워 산책에 안성마춤이다. 수만 그루의 오래된 해송숲에 공원이 들어서 있어서 해송숲 사이로 툭 트인 바다를 보면서 산책을 한다. 공원 안쪽 화단에는 탐스런 노란 털머위꽃들이 한창이었는데 더러 바늘꽃이나 석산(꽃무릇), 구절초 등도 보였다. 산책로를 따라 이어지는 사근방, 탕건암 등의 바닷속 바위바위에 자란 부부송 등의 주변경관도 아름답다. 공원을 한바퀴 돌면 대왕암 외에 현대조선소, 일산해수욕장 등도 한눈에 보인다.

 

 

 <대왕암공원 미르(용)놀이터의 용 조형물>

어린이 놀이터의 미끄럼틀 용도로 사용되는 것 같은데 조형물로도 손색이 없다. '미르'는 용의 순수한 우리말...

 

 

<대왕암공원의 안내도들>

 

 

 

 

<대왕암공원의 장승>

 

 

<꽃무릇(석산)과 바늘꽃, 구절초>

 

 

 

 

<대왕암공원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털머위>

큼직하고 노란 꽃송이가 탐스럽다. 제주도에서 본 이후 이렇게 많은 털머위는 처음이다. 따뜻한 지방에서 잘 자라는 모양이다.

 

 

 

<대왕암공원의 산책로>

구간이 길지는 않지만 해송, 벚나무들이 울창하고 식생이 무척 건강해 보인다.

 

 

 

 

<대왕암공원 안의 울기 항로표지관리소>

 

 

<등록문화재 제106호 울산 울기등대 구 등탑>

'등간'이나 '항로표지'는 등대와 어떻게 다른지 안내문을 보아도 잘 모르겠다. 요즘의 등대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일본인들이 러일전쟁 때 러시아의 함대를 견제할 목적으로 '등간'이라는 나즈막한 등대를 건립했고, 이후에 높이를 높여 현재의 등대모양을 갖추었다는 의미로 이해했다. 주변의 해송들이 자라 등대가 바다에서 잘 보이지 않게 되어 1987년에 새 등대를 설치했다고 한다.

 

 

 

<울기등대 구 등탑과 신 등탑>

촬영 위치 때문에 두 등대 크기가 비슷해보이지만 앞의 귀여운(!) 구 등대는 9m, 뒤의 날씬한 신 등대는 24m이다. 따라서 바다에서 볼 때 구 등탑(등대)은 해송림에 가려 전혀 보이지 않는다. 구 등탑이 낡기도 했지만 그 때문에 신 등탑을 옆에 세운 것이다.

 

 

<울산 울기등대 구 등탑 옆의 노인과 바다 조형물>

노인상 옆의 나무판에 노인과 바다를 요약한 내용이 적혀있다.

 

 

 

<대왕암공원의 고래턱뼈>

주의깊게 보지 않으면 반아치모양의 고목을 세워놓은 것 같다.

 

 

<대왕암공원의 돌고래상>

대왕암공원에 고래와 관련된 조형물이 눈에 많이 띄는 것은 예전에 이곳(방어진항)에서 고래잡이가 번성했기 때문일 것이다.

 

 

<대왕암공원 산책로에서 보이는 풍경>

대왕암에 들렀다 동쪽 방향 산책길로 도는 중이다. 대왕암만은 못하지만 바위 경관이 빼어나다. 멀리 보이는 현대조선소는 울산시민에게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일 것이다. 울산에 사는 지인이나 친척들은 우스개 소리로 울산 시민은 현대가 먹여살리되 벌은 돈의 대부분은 현대가 회수한다고들 한다. 울산의 현대조선소, 현대자동차, 현대백화점... 

 

 

<대왕암공원 산책로와 해송, 주변풍경들>

 

 

 

 

 

<탕건바위>

바다 속에 뚝 떨어진 작은 바위가 탕건을 닮았다.

 

 

 

<할미바위(남근암)>

 

 

<바위에서 뿌리를 내린 부부송>

 

 

<울산 현대조선소, 선암, 등대>

 

 

<대왕암공원의 해국>

 

 

<대왕암공원 북쪽의 일산해수욕장>

이번에 울산에 들러서 몇가지 놀란 점이 있는데 대왕암주변의 절경, 일산해수욕장 주변의 번화함이 그것이다. 우리는 전날 경주 남산을 본 후 밤에 사진에 보이는 일산해수욕장 주변의 모텔에서 묵었다. 저녁을 먹으러 나가다 울산이 광역시라고는 하지만 시민들이 그렇게 많이 모텔을 이용하나 싶을 정도로 모텔이나 숙박시설이 많았다. 게다가 일산해수욕장 주변에서 본 호화찬란한 대규모 식당들과 수많은 젊은이들은 서울의 어느 번화가 못지 않았다. 그야말로 불야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