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군산 동국사

큰누리 2014. 12. 20. 16:22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 군산 동국사>

동국사는 한일병합 1년 전 1909년 6월(융희 3년) 일본 조동종 승려 우치다(內田佛觀)스님이 일조통에서 금강선사란 이름으로 포교소를 개창하고, 1913년 현 위치로 옮겨와 대웅전과 요사를 신축하였다. 1945년 해방을 맞아 정부로 이관되었다가, 1955년 (재)불교전북교당에서 인수하고 당시 전북종무원장 김남곡스님께서 동국사로 개명하고, 1970년 대한불교조계종 24교구 선운사에 증여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대웅전은 정면 5칸, 측면 5칸, 정방형 단층 팔자지붕 홑처마 형식의 에도시대 건축양식으로 외관이 화려하지 않으며 소박한 느낌을 준다. 지붕물매는 75도의 급경사를 이루고, 건물외벽에 미서기문이 많으며, 용마루는 일직선으로 전통한옥과는 대조를 이룬다. 요사는 몸체를 퇴간으로 둘러싸는 일본 전통양식이고, 복도를 통해 법당과 요사가 연결되어 있다. 사용된 목재는 모두 일본산 쓰기목이다. 범종은 1919년 일본 경도에서 주조하였고 창건주 및 개산, 시주자, 축원문이 음각되어 있다.

동국사는 우리나라 개화기와 근현대사의 역사를 증명하는 건축물로써 식민지배의 아픔을 확인할 수 있는 교육 자료로서 활용가치가 높다.  -현지의 안내문-

 

 

<동국사 입구>

우리나라 절의 일주문 대신 돌기둥이 2개가 서 있는데 원래는 문이 있지 않았을까?

 

 

<동국사 담장의 담쟁이 단풍>

이 날 아침(11/13), 군산에 지붕을 살짝 덮을 정도의 눈이 내렸고 우리가 군산저수지로 이동한 점심 즈음까지 간간이 눈발이 휘날렸다.

 

 

 

<동국사와 돌기둥>

연꽃 돌기둥 장식이 아름답다. 기둥에는 '등록문화재 제64호 동국사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이라는 문화재청의 공식 패 외에 사람이름을 새기고 갈아낸 흔적들로 얼룩져 있다. 사진의 면에는 시주자인지 후대의 낙서(!)인지 알 수 없지만 노희윤(盧熙潤)이란 이름만 보인다.

대문 돌기둥의 '盧熙潤'이란 각자는 불치병으로 인해 생명을 연장해 보려고 부처님께 간곡히 기원하면서 당시 주지 허락하에 그의 이름 석자를 석주에 새겼지만 11살 나이로 세상을 뜬 이라고 한다. (현 주지스님께서 이 글을 보시고 알려주신 내용임).

 

 

<동국사 전경>

지붕에 눈이 살포시 앉아있다.

 

 

<동국사 범종각과 33관음석 불상, 12지 수본존 석불상>

범종각은 동종과 같은 시기에 지은 것으로 직사각형 팔작지붕의 전통 일본식이다. 범종각 안에 걸려있는 동종은 1919년 일본 교토에서 다카하시가 주조한 것이다. 상부에 잡음을 없애는 음관(용)이 없는 대신 땅을 파고 큰 항아리를 묻어 종소리 반사음을 진동음으로 바구는 움통을 만들었다. 범종각 주위에는 1917년에 조성된 화강암으로 만든 관세음보살 삼십이응신 33기각 띠별 십이지 수본존 보살 8기가 있다.

 

 

 

 

 

<참사문 주변>

참사문은 참회와 사죄의 글을 말한다. 참사문은 포교라는 미명 하에 일본제국주의의 아시아 침략에 앞장 선 일본 조동종이 종교를 빌미로 자행한 행동에 대해 1992년 11월 20일에 동국사를 세운 일본 조동종에서 발표한 참회와 사죄의 글이다. 현재 동국사에 있는 참사문은  2012년 9월에 일본의 동국사를 지원하는 모임에서 발췌해서 비에 새긴 것이다.

노란 리본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눈속에 핀 동국사 옆마당의 팔손이꽃>

 

 

<동국사 옆마당>

 

 

<동국사 뒤안의 동백꽃>

동백꽃은 동국사가 있는 뒷편의 월명공원에 가면 많이 볼 수 있다. 꽃을 보기에 아직 철이 좀 이르다.

 

 

<동국사 뒷뜰 풍경>

가지런히 말린 시래기가 인상적이다. 아래의 초록색 펜스 안에는 동국사에서 기르는 강아지가 한 마리 있다.

 

--개집 위 벽에 쓰여 있는 글--

 멀리 있으면 강아지가 짖습니다.

가까이에서 아는 체 하고 쓰다듬어주면 짖지 않아요.

절대 물지 않습니다.^^

만져주면 좋아합니다.

 

우리가 갔을 때 가까이 가지도 않았고 당연히 쓰다듬어 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강아지는 짖지 않았다.^^

 

 

 

 

<동국사 측경>

눈이 많이 오지 않았지만 대숲쪽을 보면 현재 눈발이 날리고 있다. 흰눈과 노란 은행잎이 공존하고 있다.

 

 

<동국사 대웅전 출입문과 그 앞의 석등>

 

 

 

<동국사 대웅전 내부>

한국 사찰에서는 보기 어려운 전각 내부의 반듯하고 검붉은 나무기둥들이 인상적이다. 

 

 

<동국사의 보물 제1718호 소조석가여래 삼존상 및 복장유물>

복장유물은 어느 곳에 소장되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소조석가여래 삼존상과 묶음으로 보물이다. 중앙의 석가여래 왼쪽은 아난존자, 오른쪽은 가섭존자이다.

 

 

 

<동국사 정문(!)의 돌두꺼비상과 돌거북이상>

두꺼비상 뒤로 보이는 정문 기둥에 갈아내거나 남아있는 이름들이 일부 보인다. 추측이지만 두꺼비는 고양이, 너구리와 함께 일본에서 복을 부르는 3대 동물(!) 중 하나인데 그 두꺼비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게 따지면 아무리 짧게 잡아도 80살이 넘는다!^^

 

 

 

<동국사 정문에서 본 바깥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