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힐링 인 라오스6 - 잊지 못할 루앙프라방 푸시산의 일몰, 몽족 야시장

큰누리 2015. 2. 14. 00:47

♣ 여행사에서 제공한 자료에 루앙프라방에서 놓치지 말 것 세 가지 아래와 같다.

1. 이른 아침에 탁밧(탁발) 행렬 보기

2. 푸시산에서 도시로 떠오르는 일출이나 메콩강으로 지는 일몰 감상하기

3. 골목 구석구석을 걸으며 예쁜 담이나 화분을 바라보고 아이들과 눈 마주치기

 

산 정상까지 각양각색의 용 조형물 사이로 이어지는 계단을 보며 '난 죽었구나' 생각을 했다. 죽을 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힘들다! ㅠㅠ... 그 동안 유명하다는 곳에서 수 없이 많은 일출과 일몰을 보며 나름 감흥도 느꼈지만 푸시산의 일몰이라고 크게 다르랴 싶어 포기하려고 했다. 그런데 대부분 휴대폰만 든 탓에 그윽한 석양을 배경으로 내가 사진 찍어주기를 기다릴 일행들을 생각하고 '아이구'를 연발하며 고행 하듯이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계단이 정말 많고 가팔랐지만 중간중간에 다양한 불상들이 있어서 감상하느라 정신이 팔려 고통을 참고 오를 수 있었다. 중간 높이를 지났을 때 푸시산에 오르길 정말 잘 했구나 싶었다. 일몰보다 정상으로 다가갈수록 발 아래로 펼쳐지는 루앙프라방 시가지가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루앙프라방이란 도시가 어쩌면 그렇게 포근하고 아름답던지... 내 정서로는 푸시산에서의 조망이 라오스 관광 포인트 중에서 대표적인 몇 가지로 기억될 정도로 아름다웠다!

 

우리가 오른 계단이 시작되는 곳 아래에 있는 작은 강은 南칸강이다. 정상에 올라야 석양 앞으로 넓게 펼쳐진 메콩강이 보인다. 두 강 사이에서 삼각형 모양으로 루앙프라방이란 도시가 자리 잡고 있다. 명소가 보이지 않을까 하고 열심히 찾았지만 숲과 고만고만한 건물이 반반씩 어우러진 풍경은 모든 장면이 명소였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평지보다 조망하는 풍경을 즐기고 있다. 

사진을 정리하면서 안 사실인데 관광명소는 석양이 지는 메콩강변 쪽에 몰려있고, 산 정상에서는 그 쪽이 숲에 가려 거의 보이지 않는다. 고로 푸시산 정상에서 루앙프라방의 명소(왕궁국립박물관이나 왓 씨엥통)를 비롯해 우리가 저녁을 먹은 빅 트리 카페 등의 조망은 불가능하다!

 

 

<푸시산 입구의 남칸강>

 

 

<푸시산 정상으로 오르는 계단>

용 조형물 사이로 난 계단이 거의 정상까지 이어진다. 용 색깔도 흰색, 컬러풀한 놈, 검정, 황금색 등 다양해서 계단 주변의 다양한 불상 만큼이나 볼만 하다. 라오스인들은 용도 '나가(뱀)'라고 부른다.

 

 

 

 

 

 

<푸시산 등산로의 다양한 조상들>

와불, 입불, 좌불 등의 불상과 도인 같은 노인상, 스님상, 금복주 닮은 배불뚝이상, 압살라로 보이는 여인상 등 다양하다.

 

 

 

 

 

<푸시산 2/3 높이쯤에서의 루앙프라방시 조망>

두번째 사진의 강은 우리가 등산을 시작한 지점에서 본 남칸강이다. 짙푸른 녹음에 둘러싸인 나즈막한 집들을 보노라면 더 없는 힐링이 된다.

 

 

 

<푸시산 정상의 불탑>

 

 

<푸시산 정상에서 본 메콩강>

메콩강 반대편에 상대적으로 작은 남칸강이 흐른다.

 

 

<푸시산 정상에서 본 루앙프라방시>

아, 좋다!

 

 

 

<푸시산 정상에서 본 메콩강쪽 노을>

 

 

 

 

<하나, 둘 전등이 켜지는 루앙프라방 시가지>

30분 쯤 머물다 저녁을 먹으러 산을 내려왔다. 일행들 사진 찍어줄 시간에 맞추느라 허위허위 올라갈 때는 못 본 대포가 정상 부근에 있었다. 쏠롱, 푸시산!

 

 

<루앙프라방에서 저녁을 먹은 Big Tree Cafe>

하늘(!)에 매달린 매듭으로 만든 것 같은 전등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 온 곳이다. 외국에 나갈 때마다 들른 한식당의 음식이 실망스러워서 기대를 안 했는데 음식이 맛있었다. 메인요리인 고추장삼겹살과 생채, 나물, 두부요리 모두 맛있고, 특히 잡채가 맛있었다.

 

강가에 있는 이 카페 건너편에 본점이 있어서 화장실에 갔는데 본점 벽에 걸려있는 현지인들 사진이 예사롭지 않았다. 나중에 들었는데 내가 화장실을 간 사이에 네덜란드인과 결혼해서 이곳에 안착한 카페 여주인이 아이를 데리고 인사를 왔었다고 한다. 

그러려니 했는데 공교롭게 라오스 여행을 다녀온 바로 다음 주(2015.2.2~2.6)에 KBS 인간극장에서 카페 안주인인 손미자씨가 현지인과 어울려 사는 이야기가 방영되었다. 5일 동안 열심히 보면서 '정말 훌륭한 일을 하는 분이구나, 외국에 나가서 정착하려면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  생각하며 감명 깊게 보았다.

 

 

 

<루앙프라방의 몽족 야시장과 코코넛 풀빵과 우리의 가이드>

몽족 야시장은 유명세에 비해 그저 그랬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에 탁밧행렬에 참여하고 들렀을 때는 가장 라오스적인 전통시장으로 바뀌어서 볼거리가 아주 많았다. 야시장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우리나라의 붕어빵 비슷한 코코넛 풀빵이다. 부드럽고 촉촉한데다 코코넛 향기까지 있어서 맛있다.

 

우리를 인솔한 가이드인 이현기실장님 내가 외국 여행에서 만난 분 중에서 가장 훌륭한 분이었다. 외국여행에서 가이드 때문에 제대로 관광도 못하고 마음 상한 경우가 잦았던 것을 생각하면 이 분과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진솔하고, 유머도 있고, 상식도 풍부했다.

금전적인 이유 때문에 옵션을 적잖이 강매하는 다른 가이드들과 달리 라오스인들의 입장에서 우리들에게 진실을 전하려고 노력해서 보기 좋았다. 이 분은 이렇게 장사(!)해서 무얼 먹고 사나 싶을 정도로 라오스 여행에서 무엇을 보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우리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사진을 찍느라 뒤처지는 내게 눈치는 커녕 '이곳은 꼭 찍으셔야 합니다' 라고 포인트를 일러주며 언제나 진득하게 기다리고 챙겨주었다.

처음 만났을 때 8명 밖에 안 되는 우리 일행에 환호한 것도 의외였는데 1인당 현지 가이드와 기사 팁이 60달러 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5일 동안 우리를 가이드하고 가져가는 돈은 기사팁, 현지 가이드팁 빼면 480달러 중 얼마나 본인 손에 떨어질까?

 

4박을 함께 하는 동안 '가이드라면 이 분처럼 해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인상을 남긴 분이다. 그 분은 나를 사진을 가장 많이 찍은(무려 8,000장!) 고객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진실은 디카의 수치가 역산방식이어서 1,900컷 정도 촬영했고, 휴대폰으로는 동영상을 포함해서 300컷 정도였다. 두번째 사진 중앙에 있는 이가 바로 이현기 실장님이다.

 

 

 

 

<우리가 묵은 루앙프라방의 썬웨이호텔>

민트빛 객실과 인테리어가 기억에 남은 호텔이다. 커피포트가 있어서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