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철원 삼부연폭포와 직탕폭포

큰누리 2015. 7. 27. 01:36

며칠 전 카페지기님으로부터 같이 활동하던 답사 선배가 보고 싶어하는데 7월 25일의 답사에 동행하지 않겠느냐는 연락을 받았다. 그 분이 독실한 불자라 요즘 나홀로 테마여행 카페에서 진행 중인 석불, 마애불 답사려니 하고 그러마고 했다. 답사 전날까지도 석불, 마애불 답사인 줄 알았는데 폭포 답사였다. 아침부터 비가 흩뿌리더니 종일 비가 오락가락하고 가끔 폭우도 오는, 답사하기에는 젬병인 날이었다. 폭포는 기대를 안 하고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보면서 바람쐬는 셈치고 따라나섰다. 우리나라의 폭포라면 어린 아기의 오줌줄기처럼 가는 것만 연상이 되어 웅장함 따위는 기대하지 않았다. 전국에서 많은 폭포들을 보았지만 하나같이 실망스러웠다.

첫번째 코스인 철원 매월대폭포 폭우로 계곡이 불어 오르지 못했지만 주변의 경관이 아름다웠다. 다른 폭포 몇 개도 불어난 계곡의 물 때문에 길이 끊기거나 막혀 포기했지만 직접 본 폭포가 장관이어서 미련이 없을 정도였다. 폭포는 비가 온 직후에 가장 볼 만하다 한다. 또 폭포는 몇 장의 사진으로는 현장의 장관을 전달할 수 없다고 하는데 두 말이 모두 맞다.

 

우리는 이날 철원, 연천, 포천지역의 폭포 답사가 목표였다. 성공한 것은 철원의 직탕폭포, 삼부연폭포였고, 덤으로 고석정, 화적연, 송대소와 엄태웅광장을 둘러보았다. 연천에서는 화진폭포, 포천에서는 비둘기낭폭포, 재인폭포 보았다. 원래 보처럼 낮은 직탕폭포를 제외하고는 4개의 폭포들이 모두 웅장한 자태로 포효하듯 내뿜는 거친 물살이 정말 장관이었다. 한국의 폭포를 다시 돌아본 계기가 된 답사였다.

 

 

<철원 삼부연폭포>

여러 차례 이곳을 들렀지만 이번처럼 폭포다운 면모를 본 적은 없었다. 비온 직후이고 여전히 비가 내리는 중이었는데 정말 우렁찼다!  이래서 폭포는 비온 후에 보아야 하는가 보다.

삼부연폭포는 철원군 신철원리에서 동쪽으로 2km 지점, 용봉산 374m 중턱에 있다. 한탄강 유역의 명소이며, 철원8경의 하나이다. 3단 폭포로 가마솥처럼 생긴 소 3개를 만들어졌다 하여 삼부연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궁예가 철원을 태봉의 도읍으로 삼을 때 이 소에 살던 용 3마리가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다. 1,000년 동안 물이 마른 적이 없어 기우제를 지내왔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겸재 정선이 그린 삼부연폭포> 

겸재 정선(1676~1759)이 금강산을 오가는 길에 이 일대에 은거하던 스승 김창흡을 찾아왔다가 이 폭포의 경관에 반해 그린 진경산수화이다. 겸재는 36세와 72세 때 이곳에 들렀으며 두 번 다 삼부연폭포 그림을 남겼다.

 

 

 

 

 

 

<철원 매월대폭포 입구>

매월대폭포는 철원군 근남면 잠곡리 복계산 자락의 폭포이다. 매월대란 이름은 복계산 정상 40m 높이의 층암절벽을 말하는데 세조의 왕위차탈에 비통해 하며 전국을 떠돈 매월당 김시습이 조씨 성을 가진 육형제 및 두 조카와 함께 은거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폭우로 계곡을 건널 수 없어 도중에 발길을 돌렸지만 발길이 뜸한 주변의 풍경이 인상에 남은 곳이다. 사진들은 매월대폭포로 이어지는 계곡으로 약간 상류에서 이 계곡을 건너야 폭포로 갈 수 있는데 물살이 거세서 답사를 접어야 했다.

 

 

 

 

 

 

 

 

 

<철원 직탕폭포와 맞은편 풍경>

'한국의 나이아가라'라는 별칭 때문에 찾는 사람 모두가 실망하는 폭포이다. 낙차가 적어서 폭포라기 보다 '보' 같고, 그 나마 돌다리 아래의 '폭포'는 물이 삼켜버렸다. 다리 아래로 보이는 2단의 물높이를 가르는 지점 위쪽이 직탕폭포이다. 두번째 사진은 번지 점프를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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