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화진폭포≫
화진폭포는 daum지도에서 검색이 안 된다. 우리가 진입한 화진폭포 바로 위에 있는 '모텔 임진강(리버텔 모텔)'은 검색이 되었다. 포천의 비둘기낭 폭포, 연천의 재인폭포를 보고 저녁이 다 되어 마지막 코스인 화진폭포로 향했다. 재인폭포에서 빗속을 15분 쯤 달려 '원스캐빈'이란 노란 간판이 달린 예쁜 목조건물과 '모텔 임진강'이란 빨간 입간판이 있는 곳에서 카페지기님이 갑자기 '여기가 맞는데...' 라며 차를 세웠다.
주변에 산은 고사하고 동산도 없는 평지에 폭포라니? 카페지기님이나 일행 모두 의아해 하며 일단 모텔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차로 들어갔다. 도로에 있는 '모텔 임진강'이란 입간판과 달리 건물 옆면에 '리버텔 모텔'이라고 네온사인이 붙어있었다. daum지도에는 두 명칭이 병기되어 있다.
도무지 폭포가 있을 것 같지 않은 인기척 없는 넓은 모텔 마당을 두리번거리며 참나리, 꽃범의 꼬리 등이 화사하게 어우러진 화단을 둘러보았다. 모텔 쪽 마당 끝으로 가니 한단 아래로 논과 흙탕물로 넘쳐나는 임진강이 보이고 우리가 선 마당 끝에서 우렁찬 폭포 소리가 들렸다.
이럴 수가? 바로 우리가 서 있는 모텔 마당 아래로 폭포가 지나고 있는 것이다! 평지에 서 있는 내 발 아래로 폭포가 떨어진다! 정말 신기했지만 일단 폭포에 진입하려면 어디로 가야하는지 몰라 헤매다 주차장 끝쪽에서 시멘트를 바른 샛길을 찾았다. 시멘트길을 따라 내려가니 컴컴한 숲길이 나타나고 다시 가파른 계단이 보이고 폭포소리가 들린다. 비가 오는데다 컴컴하고 길도 분명하지 않은 곳을 다른 일행은 무섭다며 포기하고 카페지기님과 나만 무작정 내려갔다.
내려가는 계단 중간 쯤에서 빽빽한 나무 사이로 폭포는 정상 부분만 감질나게 딱 한번 보여주고 계속 소리만 들려준다. 정말 신기한 폭포라고 생각하며 거리는 짧지만 험한 숲을 헤치고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나아갔다.
나무를 바닥에 깐 계단이 몇개 있었지만 사람이 드나들지 않은 탓에 계단은 초록 이끼로 덮였고, 여기저기 덩굴과 나뭇가지가 얽혀 있었다. 100여m나 될까 싶은 그 짧은 길을 내려가며 원시림 같은 울창함 때문에 인제 곰배령, 제주도 한라산이 연상될 정도였다. 그 작은 숲에서 따로 출발한 나와 카페지기님은 각각 길을 한번씩 잃었다.
막다른 숲길에 이르자 굉음과 함께 가늘지만 분명한 폭포 줄기가 보였다.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는 폭포 상단을 보기 위해 몇번을 비틀거리며 폭포 쪽으로 다가가니 폭포 전체가 보였다. 비가 올 때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화진폭포이다! 위 지역(그 위치에서는 평지이지만)의 논물이 넘쳐 지하를 따라 난 물길로 높이 차가 나는 위치에서 수직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논물로 만들어지는 폭포라니... 폭포 줄기가 굵은 것은 아니지만 모텔 마당 밑에서 40여m의 높이로 떨어지는 폭포는 정말 신기했다.
귀갓길에 출출해서 무작정 들른 중국집의 짬뽕은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일행의 집이 제각각이라 가장 가까운 의정부역을 찾아가는 중에 길가에 있어서 들러서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 낙지 한 마리가 들어간 7,500원짜리 짬뽕은 내가 최근에 먹은 짬뽕 중에서 양이나 질 모두 최고였다.
<화진폭포 진입로인 모텔 임진강(리버텔 모텔)>
화진폭포는 현지인들도 잘 모를 정도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고 한다. 평소에는 물이 말라서 일 것이다. 다른 블로거들의 글을 보니 이곳이 아니라 폭포 아래의 오일뱅크, 양수장 쪽에서 진입한다고 한다. 우리가 간 코스는 폭포에 쉽게 진입은 했지만 남의 영업집(리버텔 모텔) 마당에 차를 대야 해서 민망했다.
폭포 답사를 마치고 가장 늦게 올라오는 나를 향해 모텔 계단에서 편안한 복장의 나이 든 남자분이 자꾸 소리를 질렀다. 일행은 차를 밖으로 돌린 채 나를 기다리고 있어서 무단으로 주차를 했다고 야단을 치는 줄 알고 미안한 마음에 서둘러 차에 탔다. 일행들이 위험한 곳에 내려갔다고 야단을 치는 거라고 했다. 못 내려갈 정도로 위험하지는 않지만 모텔 주인은 가끔 이런 일을 당할 것이다.
<모텔 임진강>
폭포는 모텔 오른쪽 끝 아래쪽에 있고, 폭포로 내려가는 샛길은 사진 오른쪽의 주차장 아래에 있다.
<모텔 임진강에서의 전망>
철책 아래 중앙(내가 서있는 곳)에 화진폭포가 있고, 이곳에 서면 폭포소리가 들린다. 전면의 강은 임진강이고, 다른 블로거들은 중앙 아래의 길을 따라 폭포에 진입하는 모양이다.
<모텔 임진강 주차장에서 화진폭포로 내려가는 샛길>
<샛길에서 꺾여 폭포로 내려가는 계단>
<계단 중간에서 본 화진폭포 상단과 zoom in한 모습>
폭포 바로 아래로 다가갈 때까지 이 위치에서 딱 한번 보인다.
<화진폭포로 내려 가는 길의 이끼 낀 계단>
이 위치에만 몇 개의 나무 계단이 있는데 이끼 때문에 미끄러워서 상당히 위험하다.
<깊은 숲에서 모습을 드러낸 화진폭포>
비는 오고, 폭포 물은 카메라 렌즈로 들이치고, 모기는 달려들고, ㅠㅠ... 귀한 폭포를 본 댓가이려니...
<근접해서 본 화진폭포 전체의 모습>
<zoom in한 화진폭포 상단>
<화진폭포 동영상>
<꼭 다시 가고 싶은 짬뽕집 의정부 5형제손짜장>
푸짐한 양, 칼칼한 국물, 홍합과 큼직한 낙지 한 마리... 중국음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도 다시 들리고 싶은 맛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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