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 열하일기 코스

열하일기 따라가기1 - 대흑산 비사성, 단동 월량도 베니스호텔

큰누리 2016. 8. 31. 01:09

<열하일기 따라가기 1일차 코스(2016. 7/31)>

♣ 09:50. 인천공항 출발하여 1시간 여만에 다롄(대련)공항 도착.

 다롄공항에서 버스로 40분 정도 이동하여 뤼순(여순)감옥을 1시간 정도 관람.

 대련 송도횟집에서 김치찌개로 점심식사.

 대련에서 1시간 40분 정도 이동하여 고구려 비사성 터인 대흑산에 올라 비사성 성문, 점장대(당왕성) 관람 및 조망.

 고속도로로 4시간 정도 이동, 21:20에 단동 월량도 베니스호텔 도착.

 

열하일기 따라가기 첫번째 코스인 뤼순(여순)감옥을 번외로 한 이유는 다롄(대련)이나 그곳에 있는 뤼순(여순)감옥은 열하일기와 무관하기 때문이다. 대련쪽 대흑산의 비사성도 열하일기와 무관하지만 열하일기 중국 출발점인 단동과 한꼭지로 묶기 위해 편의상 1편으로 잡았다.

 

중국에서 열하일기를 따라가는 출발점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신의주와 마주한 단뚱(단동)이다. 대련공항과 북경공항을 비교한 결과 단동에서 북경공항이 두배 정도 멀기 때문에 대련공항으로 입국한 것 같고, 내친 김에 여순감옥에 들렀을 것이다.

 

열하일기를 따라가는 답사는 꼭 해보고 싶었다. 2014년 7월 6일, 카페 '나홀로 테마여행'에서 진행한 의주대로 답사에 참여한 이후 (북한은 불가능하므로) 중국 구간도 꼭 답사하고 싶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열하일기를 따라가는 답사가 진행되어 망서림 없이 참석 신청을 했다. 열하일기 코스는 일반적인 사행단의 노선(광화문에서 의주대로를 따라 조선을 넘어 북경으로 들어가는)에 북경부터 열하(승덕)까지 추가된 특별한 코스이기 때문이다.

 

여행이나 답사 전에 비교적 꼼꼼하게 사전 자료조사를 하는 편인데 답사 이틀 전에 갑자기 이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사 준비를 하느라 3주 정도 분주히 뛰고, 이사한지 이틀만에 공항으로 갔으니 사전 공부는 커녕 몸 가누기도 힘든 지경이었다. 8박 9일이나 되는 여정을 지친 몸으로 따라붙을 수 있을지 여행 내내 몸을 사리고 약을 먹어가며 무리를 했다.

 

답사가 진행될수록 열하일기를 따라가는 코스는 정말 특별하다는 생각을 했다. 일반적인 관광지가 아니어서 손이 덜 타고 아직은 '날 것' 같은 중국인의 모습과 문화를 볼 수 있었고, 상상했던 것보다 볼거리가 많았다. 북경 주변이나 대만의 고궁박물관에서 본 황실중심의 문화가 아니라 '오랑캐'들의 문화가 아직은 남아있는 문화를 접할 수 있어 좋았고, 고구려를 포함한 변방의 민족들이 넓은 요동벌과 거친 산에서 서로 뺏고 빼앗긴 역사의 현장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고북구장성을 1시간 30여분만에 뛰듯이 오르내리고, 매일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기에 벅찼던 내 몸은 여행 다녀온 이후로 톡톡이 댓가를 치르고 있다. 사진 정리 하느라 뻣뻣해진 어깨는 통증으로 나를 괴롭히고, 무리한 일정으로 원래 문제가 있었던 허리는 신경을 조여 한쪽 다리를 질질 끌며 다니고 있다. 저리는 손을 주물러가며 사진을 정리하고 글을 쓰는 이유는, 통증을 참고 견딜 만큼 이번 답사는 의미가 있어서 내 기억에 오래 담고 싶기 때문이다.

 

 

<1일차 두번째 코스인 대흑산 비사성>

먼저 대련에서 여순박물관을 둘러보고, 점심을 먹은 후, 1시간 40분 정도 관광버스로 이동하여 이곳에 도착했다. 당시에는 그저 실려갔을 뿐 코스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서 어디인지도 몰랐다. 대흑산 정상에는 현재 중국의 군사기지로 보이는 시설이 있고, 중턱 쯤에 비사성 성문(암문 형태)이 1개가 남아있다. 성문에 오르면 낭떠러지가 이어지고 조금 떨어진 당왕전(점장대)까지 이어 둘러보며 그곳에 위치한 성은 천혜의 요새일 거라 상상했다.

 

현장에서도 사방이 낭떠러지라 고구려가 왜 이곳에 성을 쌓았는지 이해가 되었지만 산을 내려와 단동으로 이동하면서 평지에서 보니 직각의 낭떠러지 끝에 우리가 들른 당왕전과 성문만 보여서 확실하게 이해가 되었다. '비사성'이라 쓰인 돌로 만든 성문 하나만 달랑 남아 막연히 고구려의 유적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점이 심히 유감스러웠다.

 

 

<대흑산(비사성) 입구의 '빵차'>

산 입구에서부터 비사성 성문이 있는 산 정상까지는 백두산 북파 코스 만큼이나 가파르고 운전도 상당히 거칠다. 셔틀버스(일명 '빵차') 운행이 불법이라 입구에서 한참 오른 지점에서부터 정상까지 비공식적으로 운행하는데, 이걸 타러 걸어오르다 우리는 벌써 지쳤다.

 

 

<비사성문, 점장대가 있는 대흑산 정상>

도로 끝에 희미하게 성문 일부가 보이고 이쪽 편에는 점장대(당왕전)가 있다. 당왕전은 원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최근에 중국이 세운 도교신을 모신 건물이다. 단동의 호산장성을 검은 벽돌로 리모델링하고 만리장성 동쪽 끝이라 우기는 것처럼 이곳도 고구려의 흔적을 지우거나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아닌가 한다. 

 

 

<대흑산 당왕전>

진입로 왼쪽에 점장대란 표석이 있다. 최근에 중국은 유적을 정비하여 유네스코에 등재하느라 열을 올리고, 흔적만 남은 유적은 이곳처럼 일관성 있게 큰 건물을 세웠다. '이곳에 왜 왔나' 싶을 정도로 우리에게는 뜬금 없는 건물이고, 비사성과의 연관을 방해한다. 

 

 

 

 

<당왕전(점장대)에서 본 비사성 성문쪽>

 

 

<당왕전(점장대)에서의 좌,우 조망>

윗사진은 우리가 올라온 방향이고, 아래 사진은 대련시 쪽이다. 시계가 좋지 않지만 우리가 직접 본 삼면은 모두 절벽이었다. 

 

 

 

<비사성 성문>

대흑산이 비사성 터였음을 알 수 있는 유일한 흔적이다. 붉은 글씨로 卑沙城이라 쓰여있다.

 

 

 

<비사성 성문 위에서 본 점장대(당왕전) 쪽>

 

 

<비사성 성문에서의 조망>

 

 

 

<단동으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올려다 본 대흑산(비사성)>

가파른 절벽 위로 왼쪽 능선에 비사성 성문이, 정상에 당왕전이 또렷이 보인다.

 

 

<출국할 때 아침으로 나온 아시아나 기내식>

 

 

<대련 송도횟집의 김치찌개>

김치찌개도 기대 이상이었고 김치, 깻잎 등의 반찬이 상당히 맛있는 한식당이다.

 

 

 

<1일차 숙소인 단동 월량도의 베니스호텔>

베네치아 광장에 있는 날개 달린 사자상을 재현해 놓고, 베네치아와 관련된 가면, 곤돌라 그림 등으로 장식했다. 하지만 월량도 자체가 급조된 국제관광구인 것처럼 건물 외관은 화려하지만 다소 어수선했고, 주변의 마천루 호텔에는 불 꺼진 곳이 많았다.

 

 

 

 

<2일차 아침에 베니스호텔 숙소에서 내려다 본 단동 월량도와 압록강>

 

 

<단동 월량도 베니스호텔 숙소에서 내려다 본 압록강과 북한 신의주>

 

 

<단동 월량도 베니스호텔 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