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업무가 일찍 끝난 날, 동료들과 북한산 둘레길을 돌러보기로 하고 진관사 쪽으로 갔다. 둘레길이라고 해서 가볍게 생각했는데 나한테는 조금 버거웠다. 1시간 남짓 걷는데 한 동료가 자그마한 봉우리를 가리키더니 갑자기 거길 올라가자고 했다. 웬수, 둘레길도 헥헥거리며 꼴찌로 겨우 따라붙었는데... 세 명은 막걸리집에서 기다리겠다며 중도포기하고 하산했다. 하지만 나는 몸 생각을 안하고 욕심을 부렸다. 20년도 더 전에 북한산을 한바퀴 돈 이후로 기회가 없었던 데다 나이가 들면서 건강이 나빠져 다시는 북한산에 오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료들에게 민폐를 조금 끼쳐가며 족두리봉에 오르는 감격을 누릴 수 있었다. 족두리봉은 조촐하지만 내게는 너무나 감격스러운 등반(!!)이었다. 정상에서 시내를 한 바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