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2. 3일차 코스3 : 옥스퍼드대학 - 스톤 헨지 - 솔즈베리 대성당
솔즈베리는 대성당을 중심으로 생겨난 도시이다. 교회 주변은 고풍스런 목조건물과 좁은 길, 그리고 마굿간이 딸린 중세 여관이 아직 남아있어 도시 전체가 오래된 박물관을 연상케 한다. 솔즈베리 성당 주변에 고풍스런 주택들이 특히 많이 보여서 찾아보았다. 가장 유명한 주택은 성당 앞 작은 공원 앞에 있는 Mompesson House였다. 그 외에도 Wren Hall, 스톤헨지에서 발굴한 선사시대의 인골과 유물을 전시한 솔즈베리 박물관 등이 대성당 주변에 포진해 있었다.
<솔즈베리 대성당(Salisbury Cathedral)>
성당의 공식 이름은 ‘성마리아 성당’ 이다. 솔즈베리 대성당은 현재 영국에 남아있는 중세 성당 중에서 가장 뛰어나고 보존상태가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220년에 준공해 1258년에 완공된 솔즈베리 대성당은 잉글랜드에서 가장 높은 123m의 첨탑이 있는 성공회 교회이다. 길이 134.7m에 이르는 솔즈베리 대성당은 성서이야기를 그린 챕터 하우스의 벽화부조와 중앙통로 양 옆으로 길게 이어지는 대리석 열주가 걸작이고, 교회 건물 정면 외벽의 정교한 조각이 유명하다. 기타 영국 성당 중 정원이 가장 넓고 아름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솔즈베리 대성당은 1386년에 제작된, 현재에도 작동되는 유럽 최고(最古)의 시계와 마그나 카르타가 보존돼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영국 역사상 최초로 국왕의 권한을 제한한 문서인 4부의 마그나 카르타(Magna Carta, 大憲章) 중 1부가 이곳에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1215년 존왕과 귀족 사이에 체결된 마그나 카르타는 부당한 왕권을 제한하여 백성들에게 권리와 자유를 부여한 일종의 각서로서 근대 헌법의 토대가 됐다.
따로 성당 입장료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성인 3.5파운드 정도의 기부금을 받는다고 하는데 나는 아예 그 사실을 몰랐다. 일행을 놓쳐 혼자 느긋하게 감상을 했는데 상당한 시간 동안 내가 솔즈베리 성당의 조각과 규모, 회랑의 정교한 기둥에 취해 시간이 모자라 아쉬워 할 동안 일행을 한 명도 못 보았다. 모두 열심히 보고 듣는 분들인데 딸을 포함해 모두 어디에서 무엇을 했을까 궁금했다.
성당으로 들어섰을 때의 느낌은 웅장하다는 것이었는데 이후에 둘러본 체스터 성당, 더블린의 성 패트릭 성당에서도 비슷했다. 구조는 가톨릭 성당처럼 중앙의 제단 라인을 중심으로 좌우에 복도처럼 된 곳에 관을 안치하거나 2차 세계대전 때 전사한 군인을 위한 추모비와 당시의 깃발이 걸려 있고, 고딕건축의 전형인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다른 성당(교회)에 비해 비교적 수수하게 꾸며져 있었다. 중앙 오른쪽에는 주로 중세부터 2차세계대전까지 죽은 이를 위한 추모비, 관이 안치되어 있다면 왼쪽에는 관과 기념비 외에 바깥 회랑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있다. 통로를 따라 나가면 사각형의 복도형 회랑 안에 정원이 있으며, 첫 번째 복도에 마그나 카르타관이 별도로 있고 십자가, 중세의 형구, 칼 등이 전시되어 있다. 나머지 회랑에는 특별한 내용이 없지만 섬세하게 장식한 상인방과 기둥 너머로 보이는 정원과 각 면마다 달리 보이는 성당이 일품이다.
현지 가이드분은 잉글랜드에서 첨탑이 가장 높다는 것 외에 볼 것이 별로 없고, 현지인들은 마그나 카르타도 진품이 아니라고 평가한다고 했다. 그래서 일행들이 성당에 그다지 눈길을 주지 않았고 내가 성당 안에서 한 명도 못 만난 이유였던 것 같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최초로 접한 대성당이라) 볼거리가 정말 많았고, 마그나 카르타관은 유감스럽게 문이 닫혀 확인이 불가능했다.
<솔즈베리 성당 가는 길>
관광버스가 우리를 오른쪽 공원 입구에 내려줘서 냇가를 따라 주욱 올라가니 솔즈베리 번화가가 나오고, 이어 대성당이 나왔다. 번화가라고는 하지만 저층 건물들 사이에서 '뭔가 역사적인 내력이 있는 것 같은 건물'들이 많이 보였다. 냇가에는 부들레아, 민들레, 광대수염, 국화류 등의 야생화와 나무가 많았고 백조, 청둥오리들이 줄지어 앉아있거나 헤엄을 치고 있었다. 날이 좋았다면 이곳을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을 것이다.
<솔즈베리 번화가>
이 부근에 시청, 유명 쇼핑가가 있다.
<성당 주변의 중세시대의 문>
왼쪽 건물 2층에 있는 양(羊) 조각도 눈에 들어왔다.
<성문 지나자마자 왼쪽에 있는 고풍스러운 건물>
이 건물도 분명히 무언가 내력이 있을 성 싶어 지도까지 뒤져 보았지만 이름을 못 찾았다. 건물 현관 위의 화려하고 상태가 좋은 문장이 특히 눈에 들어왔다. 중앙 원경의 첨탑이 솔즈베리 대성당 첨탑이다.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이나 기부·증여를 통해 보존가치가 있는 자연자원과 문화자산을 확보하여 시민 주도로 영구히 보전·관리하는 시민환경운동이다. 1895년 변호사 로버트 헌터(Robert Hunter), 여류 사회활동가 옥타비아 힐(Octavia Hill), 목사 캐논 하드윅 론즐리(Canon Hardwicke Rawnsley) 세 사람이 설립하였다. 1907년에는 내서널트러스트법(法)을 설립하여 단체의 기초를 확립하였다. 이 법에서는 아름답거나 역사적으로 중요한 토지(자연)와 건물을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영구히 보존해야하고 취득한 대상물에 대해서는 양도불능을 선언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 영국에서 내가 확실히 인지한 내셔널 트러스트는 북아일랜드의 벨파스트성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활동이 전개되었으며 2000년 1월에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발족하였다. 대표적으로 강화군 매화마름 군락지, 미술사학자인 혜곡 최순우 고택, 희귀동물 서식지인 동강 제장마을 등을 보호하기 위해 활동을 전개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의 내용 요약 발췌-
<솔즈베리 대성당 앞 공원의 Mompesson House>
1701년에 지어진 저택으로 내부 장식이 아름다우며 앤여왕이 사용했다고 한다. 1952년부터 내셔널 트러스트에서 관리하며 1995년에 촬영한 영화 <Sense and Sensibility> 촬영지이기도 한데 현재는 비공개 기간이라고 한다.
<솔즈베리대성당(Salisbury Cathedral) 전경>
나는 전면의 아치형문이 출입구인 줄 알고 다가갔다. 성당 입구라 생각했던 아치형 문은 포르투갈 리스본의 성 제로니모스 수도원과 천장이 비슷한 그물 구조였고, 성당 출입구는 오른쪽 구석에 있었다.
<1761년 당시의 솔즈베리 대성당(Salisbury Cathedral)>
오른쪽의 Bell Tower는 미국의 남북전쟁 기간 동안(1790년)에 철거되었다고 되어 있는데 미국의 남북전쟁과 영국의 성당 부속건물 철거는 도대체 무슨 관계?
<솔즈베리 대성당(Salisbury Cathedral) 출입구라 착각했던 아치형 문>
<포르투갈 리스본의 성 제로니모스 수도원의 출입문>
이런 그물처럼 생긴 천장 장식은 다른 영국의 성당, 옥스퍼드 단과대학 출입문 등에서 많이 볼 수 있었다. 영국과 포르투갈은 역사적으로 교역이 많았는데 문화면에서도 영향을 주고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솔즈베리 대성당(Salisbury Cathedral) 내부>
중앙은 제단 쪽이고 좌우에 2차 세계대전 때의 전사자와 관련 깃발들, 중세 이후부터 유명인사의 관이나 추모비 등이 있다. 사진 오른쪽 밖에 사각형 형태의 회랑이 성당과 이어져 있고, 그 안에는 정원이 있다. 사진 분량이 많아 게제를 생략했지만 열주를 옆에서 보면 겹으로 된 아치가 천장까지 2층으로 연결되어 있고, 대리석에 일정한 가로 무늬가 있어 상당히 독특하고 아름답다.
<솔즈베리 대성당(Salisbury Cathedral)의 1386년에 제작된 유럽 최고(最古)의 시계>
성당의 명물 중 하나로 현재에도 작동된다.
<솔즈베리 대성당(Salisbury Cathedral)의 2차대전 전사자를 위한 추모 공간과 깃발>
왼쪽의 하얀 관은 14세기 존 몬테규 경의 석관이다.
<솔즈베리 대성당(Salisbury Cathedral)의 석관들>
맞은편에도 석관들이 보인다. 윗 사진은 따로 이름이 없었고 두 번째 사진은 14세기의 존 몬테규 경의 석관이다. 중앙 제단을 따라 관이 놓여 있고, 우익에도 관들이 있으며, 바닥에도 많은 관들이 안치되어 있다.
<솔즈베리 대성당(Salisbury Cathedral)의 우익 회랑>
<솔즈베리 대성당(Salisbury Cathedral)의 우익 회랑과 중앙제단>
이상하게 중앙제단은 관람을 놓쳤다. 중앙제단을 구별하는 쉬운 방법은 파이프 오르간이 있는 곳을 찾으면 된다.
<솔즈베리 대성당(Salisbury Cathedral)의 우익 회랑의 관과 추모비, 바닥의 관들>
<솔즈베리 대성당(Salisbury Cathedral) 우익 회랑의 관과 추모공간>
바닥의 짙은 색은 관이 안치된 곳으로 추측된다. 이 부근에 성당 내부에서 가장 탁월한 조각상들이 몰려 있다.
<솔즈베리 대성당(Salisbury Cathedral)의 박스형 성상>
이런 작은 박스모양으로 된 성상들을 영국의 성당에서 종종 볼 수 있었는데 확실하진 않으나 과거 우리나라의 개인 불단인 불함이나 카필라(Capilla, 사제가 없는 작은 예배당(공소)이나 개인 기도실)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했다.
<솔즈베리 대성당(Salisbury Cathedral) 좌측 밖의 회랑>
이 면에 마그나 카르타관이 있고 회랑에는 중세, 특히 마그나 카르타를 발표한 존왕 재위 시의 기사 팔목 보호대, 칼, 형구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이 면 말고 나머지 2면 기둥 사이로 보는 성당은 무척 아름답다.
<솔즈베리 대성당(Salisbury Cathedral) 좌측 밖 회랑 벽의 추모비(!)들>
바닥에 관도 있다.
<솔즈베리 대성당(Salisbury Cathedral) 좌측 밖 회랑의 마그나 카르타(Magna Carta)室>
윗 사진은 성당 안에 있는 마그나 카르타에 대한 내용이다. 세 번째 사진은 마침 관이 잠겨 있어서 내부를 유리 밖에서 촬영한 것이다.
<솔즈베리 대성당(Salisbury Cathedral) 좌측 밖 회랑의 존왕과 세금>
마그나 카르타(Magna Carta, 大憲章) 전시관 앞에 왜 존왕에 관련된 자료들이 있을까? 헨리 2세의 아들인 사자왕 리차드(존왕의 형)는 아버지가 동생인 존을 더 좋아하자 아버지를 죽이고 왕이 되었으나 전쟁터에서 죽고 말았다. 이어 동생 존이 왕이 되었으나 프랑스와 전쟁을 벌여 패배했고, 재정확보를 위해 세금을 높이려 하자 귀족들이 반란을 일으켜 세금 걷을 때 귀족들의 동의를 얻을 것을 요구했다. 존왕이 이에 굴복함으로써 마그나 카르타(대헌장)는 영국 헌법의 기초를 닦았다고 평가된다.
<솔즈베리 대성당(Salisbury Cathedral)의 좌측 밖의 회랑>
기사 팔목 보호대, 칼, 형구 등이 전시되어 있다. 형구는 길로틴(참수대)의 일부 같았는데 '마대자루나 주머니 등을 뒤집어 쓰고 중세 소작인 흉내를 내지 말라'는 안내글이 붙어 있었다.
<좌측 밖의 회랑에서 본 솔즈베리 대성당(Salisbury Cathedral)>
밖에서는 단조롭게만 보이는 성당의 디테일한 아름다움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회랑 기둥과 그 윗 부분 장식이 상당히 아름답다.
<내부에 있는 솔즈베리 대성당(Salisbury Cathedral) 깃발>
<솔즈베리 대성당(Salisbury Cathedral) 정면 외관>
바짝 앞에서 찍어 첨탑 높이가 작아보이지만 깃발 형태로 된 윗 사진과 똑같은 위치이다. 이곳의 조각상들이 정말 탁월한데 비가 오는 통에 제대로 된 촬영이 어려워서 아쉬웠다. 아무튼 이 날 촬영한 모든 사진(옥스퍼드대학, 스톤헨지, 솔즈베리 대성당)의 상태가 대체로 엉망이다.
<솔즈베리 대성당(Salisbury Cathedral) 정면 외관의 조각들>
<솔즈베리 대성당(Salisbury Cathedral) 정면 외관의 좌측(위)과 우측(아래)의 조각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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