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스.포.모 여행33 - 성가족 대성당의 수난의 파사드 , 귀국

큰누리 2014. 6. 11. 14:52

<성가족 대성당(Templo de Sagrada Familia)의 원형과 현재>

성가족 대성당은 가우디가 비야르에게 넘겨받아 건축을 시작(1883년)한지 130년이 되었다. 가우디는 40년째 성당 건축에 전념하다 1926년 74세의 나이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가우디 사후 10년 만에 무정부주의자들에 의해 가우디의 묘지와 그가 지은 건물들이 습격을 당했다. 이 사고로 성가족 대성당 도면이 불탔고 성당 모형이 산산이 부서져버렸다. 그 후 스페인 내전이 이어져 복구공사를 재개하기까지 7년이 걸렸다. 하지만 도면도 없고 석고로 만든 몇개의 모형은 박살이 나면서 서로 얽혀 지금까지도 조각을 맞추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가우디가 살아 생전에 도면을 안 따라도 무방하다고 했지만 그의 천재성을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형이 어느 정도 복구되어 2010년에는 대성당의 지붕이 완성이 되었고, 그 덕분에 현재에는 성당에서 미사도 올릴 수 있다. 성가족 대성당(Templo de Sagrada Familia)은 2026년의 가우디 사후 100주기에 맞추어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공사를 서두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1970년대 중반에 윤곽이 완성된 서쪽 출입구(수난의 파사드)>

완성이 되었다고는 하나 여기저기 보강 중이라 주변이 어수선하다. 동쪽문(탄생의 파사드)은 가우디가 생전에 완성을 했다. 따라서 100여년의 시차가 나는 이 문은 동쪽 출입구에 비해 색깔이 밝다. 색깔만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라 재질도 다르다. 동쪽 출입구가 순수한 석재인데 비해 서쪽 출입구는 인조 석재와 콘크리트 만든 것이다. 

이제 막 공사를 시작한 남쪽 출입구(영광의 파사드)가 완성되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서쪽 출입구는 부제 그대로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표현했다.

 

  

 

 

  

 

<서쪽 출입구의 관광객들>

스포모 여행을 하면서 이렇게 많은 서양 관광객들을 마주친 것은 처음이다. 그 만큼 그들에게 인기가 있는 코스 같다. 겨울이 아니었다면 매번 이런 상황이었겠지만...

이 때쯤, 서양인이나 아랍계 얼굴을 한 사람과 스치기라도 할라치면 아무 것도 없는 빈 가방을 나도 모르게 몸쪽으로 잡아당기는 증세가 나타났다. 높은 건물을 향해 위로 카메라를 쳐들 수 밖에 없는 스페인의 거대한 건물들과 소매치기에 대한 후유증이 얽힌 결과였다. 한 마디로 사람들과 부딪치는 자체에 대해 거부감이 든 것인데, 조금은 슬펐다! 

  

 

<서쪽 출입구(수난의 파사드) 모형도와 자료실> 

 

  

 

<서쪽 출입구(수난의 파사드)에서 동쪽 출입구(탄생의 파사드)로 이동 중>

성가족 대성당을 나와 밖에서 서쪽문에서 동쪽문쪽으로 이동 중이다. 중간의 평평한 시멘트 수직벽이 이제 막 공사를 시작한 남쪽 출입구(영광의 파사드)일 것이다. 현재 상태로는 밋밋해서 도무지 동, 서 출입구처럼 예술적인 작품들이 들어갈 것 같지 않다.

 

 

 

  

 

<다시 동쪽 촐입문(탄생의 파사드) 앞으로>

이곳을 끝으로 바르셀로나의 성가족 대성당 뿐 아니라 11박 12일의 모든 스포모 여행 일정이 끝났다. 그 간의 벅차고 긴 여정에 지쳐 이젠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조금은 아쉽기도 했다. 이제 버스를 타고 바르셀로나 공항으로 가는 일정만 남았다.

  

 

<성가족 대성당 입구의 상가 셔터에서 본 마지막 낙서>

잘 가라고 윙크하는 걸로 치자, 바이! 스페인 낙서(벽화)는 대체로 이런 형식으로 그린 것이 가장 많다. 검은 색으로 테두리를 하고 그 안에 색을 채우는 방식이다. 이런 식의 그림이라면 그래도 괜찮은데 같은 방식으로 쓴 글씨 벽화(캘리그라피)들이 더 많았다. 이웃 나라인 포르투갈과 모로코와 거의 똑같아서 나중엔 좀 지겨웠다.

  

 

<바르셀로나 국제공항>

스페인 입국은 마드리드의 마라하스 국제공항으로 했다. 바르셀로나 국제공항은 정열적인 색상과 파격적인 디자인의 마라하스 국제공항보다 개성이 좀 부족해 보이는 대신 규모가 훨씬 크다. 

 

 

 

 

  

 

<우리가 바르셀로나에서 두바이까지 타고 온 아랍에미레이트(EK) 여객기>

 

  

 

<바르셀로나-두바이 간의 기내식>

바르셀로나에서 두바이까지 7시간이 걸린다. 유럽으로 갈 때보다 유럽에서 한국으로 오는 길이 바람의 영향 때문에 비행 시간이 1시간 이상 단축된다. 이곳 구간은 아랍인들과 유럽인들이 많이 이용한다. 우리는 직항이 아니기 때문에 환승하러 탄 것이고...

  

 

<7시간 만에 두바이공항에 도착>

환승하느라 2시간 대기... 수속하고 공항 안에서 이동하고 하면 1시간 정도 시간이 남는다.

 

  

 

<두바이에서 한국행 아랍에미레이트(EK) 항공 탑승>

8시간만에 인천공항 도착... 갈 때보다 1시간 정도 단축된 것 같다.

  

 

<아랍에미레이트(EK) 항공에서 먹은 기내식들>

두바이-인천 노선에서 2번의 기내식이 나온다. 갈 때는 총 5끼의 식사가, 올 때는 총 3끼의 식사가 나온다. 이 노선에는 한국인들이 많기 때문에 사발면도 요구하면 제공 된다.

유럽으로 갈 때는 인천-두바이 사이에서 2끼의 정식과 1끼의 죽이 나오고, 두바이-마드리드 사이에서 2끼의 식사-총 5끼가 제공된다.

 

 

 

<두바이에서 8시간 만에 드디어 인천공항으로...>

 

  

 

<선물용 스페인 포도주>

이런 포도주들을 지인들에게 부탁을 받아서 반입량이 초과된 일행이 산 물건이 거의 없는 내게 공항에서 대신 들고 나와 달라고 맡긴 것이다. 스페인 현지에서 사면 우리 돈으로 1만원도 안 되는 금액인 것으로 안다.

  

 

<딸과 내 수중에 있던 돈을 모두 털어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산 가족에게 줄 선물>

20% 면세로 열쇠고리는 3.9유로, 머그컵은 10.5유로를 주었다.

  

 

<스페인 입국 직후 산 가죽 장신구들>

스페인은 가죽제품의 질이 좋기로 유명하지만 가격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것 같다. 싼 것부터 상당히 비싼 것까지 가격이나 제품 수준 모두 다양하다. 나는 선물용으로 이걸 몇 개 샀다. 꽃 매듭은 15유로, 도토리는 12유로인데 할인을 좀 받았다.

  

 

<스포모 여행 에필로그>

스페인 쪽이 아직인 지인들은 내게 스포모 여행에 대해 지금도 질문을 자주 한다. 그러면 언제라도 스페인은 꼭 가라고 권한다. 그 만큼 볼거리가 많고 내용이 다양하다.

서양 본래의 문화에 아랍문화와 섞인 스페인만의 문화가 다른 서구권에 비해 정말 특별하다. 항해 시대에 약탈한 금은보화로 만든 문화유산들 또한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대단한 볼거리이다. 당한 사람에게는 절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이었겠지만 말이다. 내게 조만간에 기회가 또 주어진다면 나는 망서림 없이 갈 것이다. 대신 내가 보고 싶은 것을 골라서 천천히 음미하면서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