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단풍은 참 아름다웠다. 해마다 단풍이 마냥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갑자기 사나흘 정도 추웠다 이후로 날이 포근해야 단풍이 오래 간다. 중간에 비바람이 몰아치지 않아야 하고... 지역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위의 조건이 모두 충족된 때를 만나는 것은 대략 5, 6년에 한번 정도이다. 올해가 그랬다. 그걸 보려면 때를 맞춰 열심히 돌아다녀야 한다. 몇 번 나가지 않았지만 시간과 장소가 맞아 올해는 단풍 구경을 실컷 할 수 있었다. 단풍은 꽃보다 더 화려하다. 어쩌면 죽기 전(?)의 마지막 몸부림이라 그럴 지 모른다. 그 현란함을 보노라면 눈이 어지럽다.선운사는 주변 경관이 도무지 절집같지 않다. 봄에는 입구의 화려한 벚꽃과 뒷산의 동백이, 여름에는 경내의 오래된 배롱나무(=목백일홍) 꽃이, 늦여름엔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