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74

나훈아의 '고향역', 눈 온 날의 군산 주변 풍경들

시래기 볶음, 토란줄기 볶음, 홍어회, 봄동 김치, 자리공잎 무침, 김치탕, 버섯탕과 국, 김... 낡아서 금이 쫙쫙 간 밥상과 아무리 사양해도 꾹꾹 눌러담은 수북한 공기밥 등 이모님의 정성이 가들 담긴 밥상이다. 아, 포근한 날씨 덕에 눈사람님은 가셨습니다! 상갈부락(마을)은 유난히 효열각, 효자비, 효부각, 열녀각 등이 많다. 저요, 구제역 안 걸린 청정소예요! 당시 우리집 앞에서는 남쪽으로 전주쪽 모악산이 보였고, 어린 시절(!)이라 그게 백두산인 줄 알았다. 이유는 주변이 온통 호남평야라 눈앞에 거칠 것이 없는 망망한(!) 벌판인데 유일하게 큰 모악산이 희미하게 멀리 보였기 때문... 일제 때 호남평야의 쌀을 군산항으로 나르기 위해 지어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철도역 중의 하나이다. 지금은 폐..

전라도 2012.06.07

시 <꽃>, 그리고 선운사의 단풍2

출퇴근 길에 만나는, 어느 가게 유리에 걸려 있는 시이다. 1년 정도 이 시를 본 것 같은데 그 가게는 한번도 문을 연 적이 없다. 그런 와중에도 을 내걸 수 있는 주인의 여유가 나중에라도 빛을 발하길 빌며... 어느 분의 시인지는 모르지만 처음엔 무심히 지나쳤던 이 시가 어느 순간부터 마음에 와 닿았다. 특히 앞의 네 귀절... 바쁜 출근 길에도 외워보려 했지만 무리였다. 기억력 결핍을 보강하기 위해 찍어둔 시 참고로, 절 밖의 규모가 큰 지주는 당간지주이고 경내 대웅전 앞의 규모가 작은 쌍 지주는 괘불을 내걸 때 쓴 괘불탱 지주이다. 유일하게 한 그루에 몇 개의 꽃이 피어있었다. 그 중 가장 상태가 좋은 놈... 고창 삼인리의 춘백군락은 천연기념물 184호이다. 부석사 조사당 때문에 조사당(전)이 뭐..

전라도 2012.06.07

그림자조차 물든 선운사의 단풍1

올해 단풍은 참 아름다웠다. 해마다 단풍이 마냥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갑자기 사나흘 정도 추웠다 이후로 날이 포근해야 단풍이 오래 간다. 중간에 비바람이 몰아치지 않아야 하고... 지역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위의 조건이 모두 충족된 때를 만나는 것은 대략 5, 6년에 한번 정도이다. 올해가 그랬다. 그걸 보려면 때를 맞춰 열심히 돌아다녀야 한다. 몇 번 나가지 않았지만 시간과 장소가 맞아 올해는 단풍 구경을 실컷 할 수 있었다. 단풍은 꽃보다 더 화려하다. 어쩌면 죽기 전(?)의 마지막 몸부림이라 그럴 지 모른다. 그 현란함을 보노라면 눈이 어지럽다. 선운사는 주변 경관이 도무지 절집같지 않다. 봄에는 입구의 화려한 벚꽃과 뒷산의 동백이, 여름에는 경내의 오래된 배롱나무(=목백일홍) 꽃이, 늦여름엔 ..

전라도 2012.06.07

옥정호의 雲霧와 국사봉의 日出

지인의 갑작스런 제안으로 카페에서 주관하는 몽촌토성 답사를 포기하고 사진을 찍는 동아리에 묻어 주산지를 가기로 했다. 그런데 행선지가 국사봉과 선운사로 바뀌었다. 선운사야 자주 들르는 곳이지만 국사봉이라고, 그리고 태봉이나 국사봉 같은 지명은 하나 둘이 아닌데... 그래도 남이 운전해주는 차에 묻어갈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밤 12시 다된 시각에 피곤에 절은 몸으로 차에 올랐다. 차안에서 졸다 도착했다는 말에 깨어보니 깜깜하다. 새벽 4시 15분, 그런데도 주차장은 만원이니 참 부지런들하다. 사진 촬영에 좋은 자리를 잡으려면 남보다 일찍 올라가서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너무 지치고 추워서 남자들만 올라가고 여자들은 뒤늦게 차에서 녹아떨어졌다. 에라이, 사진 못 찍으면 어떠랴? 눈으로 담아가면 되지. ..

전라도 2012.06.07

담양 죽녹원과 죽림원

2010. 09. 22. 관광 코스에 담양이 있어서 대밭이 코스에 최우선으로 들어가 있을 거라 짐작은 했다. 담양시에서 운영하는 죽녹원은 담양의 '대'를 감상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코스이다. 그런데 죽녹원의 존재는 전혀 몰랐다. 죽녹원 정도의 대밭을 감상할 수 있는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 담양에 2개 더 있는 걸로 안다. 어릴 적 고향집 뒤쪽은 대나무가 둘러있었고, 앞은 탱자나무와 구기자, 무궁화가 얽힌 울타리였다. 그것은 70년대 바람이 불면서 싸구려 시멘트(?) 조립 벽으로 바뀌었다. 그 때문인지 지금도 가끔 대나무가 그립다. 그럴 때면 아쉬운 대로 운현궁에 들러서 사랑채 마루에 앉아 잠깐이긴 하지만 대소리를 듣고 온다. 사진 상으론 칙칙하지만 비 오는 가운데 대숲을 걷는 것은 특히 감회가 새로웠다. 맞..

전라도 2012.06.07

담양 소쇄원과 메타세쿼이아 길

소쇄원은 조선시대의 정원양식이 가장 잘 나타난 곳으로 유명하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하늘을 찌를 듯 죽죽 뻗은 대나무 숲길로 들어서니 대나무로 만든 매표소부터가 독특하다. 진입로 뿐 아니라 배수로, 울타리, 쓰레기통까지 대나무가 재료인 점이 이곳이 담양이란 걸 상기시킨다. 계곡의 흐름을 따라 정자를 지은 자연스런 정원, 그게 바로 가장 한국적인 정원의 원형이라고... 경우에 따라선 밋밋해 보일 수도 있지만(특별한 걸 바라고 가면 분명히 실망할 것이다!) 계곡과 정자를 따라 돌면서 간간이 보이는 아름다운 토담과 그 곳에 새겨놓은 멋스런 글귀, 새빨간 꽃무릇(석산)을 눈여겨 보면 좋을 듯하다. 하나 더, 제월당 4면의 액자도 놓치면 안 된다. 진입로의 울창한 대나무숲에 입이 떡 벌어졌는데 죽녹원에 비하..

전라도 2012.06.07

보성 녹차밭(대한다원)

보성 녹차밭은 우리에게 영화나 CF촬영 장소로 유명하다. 최근엔 수녀님과 어린이가 뛰노는 CF 장면이 가장 유명할 것 같다. '명소'라 불리는 곳은 사진발이 잘 받거나 입 소문을 타서 원래보다 부풀려 뜨는 곳도 있고, 그 반대로 너무 아름다운데 은자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곳도 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알려질 만한 곳이 제 가치 만큼 정당하게 알려지는 것이다. 보성 녹차밭은 유명세가 심하다 싶어 그저 그걸 거라 여겼는데 녹색의 차잎과 삼나무 울타리만 가지고도 얼마나 아름다운 색깔과 질서를 보여줄 수 있는가에 관한 시험장 같았다. 아니라면 내가 다른 이들에 비해 좀더 세분화된 색감이나 감성을 가졌을 수도, ㅎㅎ... 난 위의 3개 상황에서 마지막에 점수를 주고 싶다. 우리나라의 녹차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전라도 2012.06.07

도초도에서 목포로. 그리고 유달산...

아침 8:50에 도초도를 출발해서 2시간 25분 후인 11:15에 목포항에 도착했다. 출발 후 15분 지난 지점에서 촬영한 사진이니 도초도가 꽤 큰 섬임을 알 수 있다. 배가 지나는 길목의 큰 섬에는 아래처럼 하얀 입간판을 세워놓았는데 관광객에게는 꽤 괜찮은 서비스인 것 같다. 다도해인 만큼 가까운 섬 사이에 아래처럼 연결 다리를 놓았다. 김이나 파래를 양식하는 곳? 조형이 돋보이는, 우리나라에서 꽤 유명한 등대이다. 원경에 건설 중인 목포대교 일부가 보인다. 작년에 개통된 인천대교 만큼은 아니어도 상당히 긴 대교이다. 여기서부터는 목포이다. 귀경하는 KTX 열차는 오후 2:45분 쯤에 있기 때문에 배에서 내린 시간부터 열차를 타기까지 3시간 반 정도의 여유가 있다. 섬을 여행한 관광객들은 점심을 먹고,..

전라도 2012.06.02

천사의섬 도초도, 비금도

우리 일행은 홍도여행에 비금도 관광를 옵션으로 추가했다. 나는 처음 듣는 섬이었지만, 여행사와의 계약을 위임 받은 일행 언니들이 협의해서 추가한 게 아닌가 싶다. 나야 뭐, 무조건 많이 보면 좋으니까... 천...님께 들은 바로는 TV드라마 를 촬영한 하트 모양의 하누넘해수욕장이 비금도를 추가하게 한 결정적인 이유였던 것 같다. 몇 년 전에 잘 생긴 다니엘 헤니가 출연한 걸 한 두 번인가 본 적은 있지만 내용은 잘 모르겠다. 그 드라마 말고도 라는 표지를 봤다. 영화 촬영을 많이 한다는 것은 그 만큼 아름답거나 특징적인 풍경이 많아서였을 것이다. 홍도 인근의 나머지 섬들은 묶어서 자칭 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무슨 소리인가 싶었는데 무인도를 포함해서 섬의 갯수가 1004개라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갯수는..

전라도 2012.06.02

흑산도 해상관광

여행 이틀째인 5/8, 10:00. 홍도 해상관광을 마치자마자 10:17에 흑산도행 배를 갈아타고 10:58에 흑산도에 도착했다. 흑산비치호텔로 이동해서 12:00에 점심 먹고, 잠시 숨을 돌린 후 13:00에 다시 흑산도 해상관광 배에 올랐다. 흑산도 해상관광을 책임 진 선장님이자 가이드이이다. 토박이는 아니지만 오래 전에 정착해서 토박이 못지 않게 섬에 애정을 가진 분이다. "...해서어~" 라며 약장수처럼 늘여빼는 어투가 좀 거슬리기도 하고 정이 가기도 했다. 사진 상으론 잘 안 보이지만 마침 어버이날이라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았다! 나는 여행 하느라 꽃 한 송이 제대로 못받았다. 홍도에 처음 가는 날부터 독특한 모습과 뱃길에 위치한 까닭에 인상에 남았다. 부근 섬으로 이동할 때마다 이 섬이 보였다...

전라도 2012.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