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74

군산 동국사

동국사는 한일병합 1년 전 1909년 6월(융희 3년) 일본 조동종 승려 우치다(內田佛觀)스님이 일조통에서 금강선사란 이름으로 포교소를 개창하고, 1913년 현 위치로 옮겨와 대웅전과 요사를 신축하였다. 1945년 해방을 맞아 정부로 이관되었다가, 1955년 (재)불교전북교당에서 인수하고 당시 전북종무원장 김남곡스님께서 동국사로 개명하고, 1970년 대한불교조계종 24교구 선운사에 증여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대웅전은 정면 5칸, 측면 5칸, 정방형 단층 팔자지붕 홑처마 형식의 에도시대 건축양식으로 외관이 화려하지 않으며 소박한 느낌을 준다. 지붕물매는 75도의 급경사를 이루고, 건물외벽에 미서기문이 많으며, 용마루는 일직선으로 전통한옥과는 대조를 이룬다. 요사는 몸체를 퇴간으로 둘러싸는 일본 전통양..

전라도 2014.12.20

군산의 게스트하우스 여미랑(舊 고우당)과 동국사길

*고우당은 현재(2022. 7/19. 확인 결과) 여미랑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고우당은 군산 근대역사 체험공간 구역 안에 있는 일본식 숙박업소이다. 옛고(古), 벗우(友), 집당(堂)으로 쓰며, 전라도 사투리인 '고우당께=곱다니까'라는 의미라고 한다. 군산 근대역사 체험공간은 부지 5,932㎡(1,794평)에 숙박체험관(=고우당 5동), 근린생활시설(12동), 근대역사교육관(3동), 건축재생관(1동) 등 1930년대 근대 군산 생활모습을 복원한 곳이다. 고우당 주변은 일제 강점기에 쌀 수탈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일본인들이 집단으로 거주한 곳이며 지금도 인근에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 일본인 건축물(舊 히로쓰가옥=김혁종가옥) 등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영화 촬영장소인 초원사진관, 군산을 대표하는 ..

전라도 2014.12.14

군산 은파호수공원 물빛다리의 야경

다녀온 날짜 : 2014. 11.12. 군산저수지를 다녀오기 위해 1박 2일 일정으로 방문했다. 금요일 근무를 마치고 부랴부랴 영등포에서 기차를 타고 군산에 도착해서 군산에 사는 친구의 도움으로 저녁을 먹은 후 은파호수공원으로 갔다. 목적이 군산저수지(구불길 4구간)이고 동행이 있었는데 업무가 바빠서 나는 이튿날 군산저수지만 둘러보고 왔다. 은파저수지는 군산역으로 마중을 나와준 친구가 저녁 식사 후 시간에 쫓기는 나를 위해 볼만하다고 추천해 준 곳이다. 꽤 오래 전에 다른 친구의 추천으로 은파호수공원을 둘러본 적이 있는데 당시엔 물빛다리가 없었다. 눈이 오고 날이 추운데다 밤이어서 사람들이 거의 없었지만 우리 일행만 보기에 아까운 아름다운 곳이었다. 밤이고 초행길이나 마찬가지인데다 친구가 알아서 데려다 ..

전라도 2014.12.13

2013년 국가등록문화재 제208호 임피역사

임피역은 이곳이 고향인 내게 수많은 추억이 있는 곳이다. 역이 폐쇄되면서 제법 많이 다니는 지금과 달리 버스가 없었던 당시에 임피역은 바깥 세상으로 나가는 유일한 창구였다. 외가를 가거나 명절 장을 보러 갈 때 어머니를 따라 군산으로 가기 위해 역으로 가는 길은 언제나 날아갈 듯 했고 쿵쾅쿵쾅 가슴이 뛰곤 했다. 심심할 때면 역 앞에 있는 친구집에 놀러가 넓은 역 앞 마당에서 놀기도 하고 연못에 핀 연꽃을 보며 그 아름다움과 그윽한 향기에 취하기도 했다. 여느 시골처럼 이곳도 젊은이들이 떠나면서 이용하는 사람들이 줄자 해마다 한번 꼴로 이곳에 들를 때마다 열차 운행 회수가 점점 줄기 시작하더니 4~5년쯤 전에 역이 아예 폐쇄되고 말았다. 그나마 驛舍의 역사적인 가치 때문에 이렇게라도 살아남아 내게는 얼마..

전라도 2013.02.28

무주 나제통문

나제통문은 신라와 백제의 국경에 있던 통로이다. 국경은 양국의 힘에 따라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했지만 산맥으로 가로막힌 이곳은 비교적 안정적인 국경을 유지했던 모양이다. 삼면이 바다이고 국경이라면 철책만 연상되는 우리나라에서 오래된 유적이긴 해도 국경을 보는 게 그저 신기했다. 갑자기 나제통문을 들른 이유는 일행 중에 고향인 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저녁은 먹어야했는데 나제통문 근처의 맛집까지 소개하겠다고 해서 따라갔다. 맛집은 정말 맛집이었다. 된장찌개, 짭조롬한 간장 밑반찬, 특히 구수한 누룽지와 숭늉이 일품이었다. 신라, 백제의 경계선 겸 통로로 백제 방향에서 촬영. 무주 출신인 일행이 소개한 맛집인데 깔끔, 푸짐, 저렴, 강추! 밥 그릇 오른쪽의 어마어마한 대접에 들어있는 것은 바로 숭늉..

전라도 2013.01.13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 동국사와 히로쓰가옥(신흥동 일본인가옥)

동국사는 국내 유일의 일본식 절이다. 일본의 잔재가 끈적하게 남아있는 군산이기에 이런 절이 남아있을 것이다. 현재는 조계종 소속이다. 전에는 바깥만 둘러봤는데 이번에는 대웅전이 열려있어서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실내로 들어선 순간 짙은 밤색의 목재들과 반듯한 직선들, 나무 바닥이 눈에 들어왔다. 모두 일본 가옥의 특징들이다. 실내 구조도 우리나라 절과 전혀 다르다. 주존불을 둘러싸고 양쪽 벽과 뒷면에 의례히 있는 원색의 벽화, 탱화들 때문에 어수선할 것 같은 한국 절보다 전각 안에 도열한 기둥들 때문에 검정에 가까운 깔끔한 단색임에도 불구하고 시선이 자꾸 분산 된다. 숭배 대상인 불상이 아니라 건물 부속품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는 말이다. 우리나라였다면 절의 한참 앞쪽에 있어야 할 일주문이 없다. 안내문에..

전라도 2012.11.03

군산 근대문화 역사의 거리

근대 일제와 관련된 군산의 유적은 아래 사진에서 보이 듯 'ㄱ'자형의 군산 내항을 따라 은행, 세관 등의 기관이 늘어서 있고 건너편 시가지부터 월명공원 사이에 일본인들이 집중적으로 거주했다. 가끔 지나버린 역사의 현장에서 남은 주춧돌이나 잔해를 보면서 옛날을 캐고 유추한다는 사실에 웃음이 나온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일본 가옥은 신흥동의 히로쓰가옥이지만 히로쓰 가옥 일대에서부터 월명공원을 따라 아래쪽으로 너무 낡아서 무너질 것 같고 을씨년스러운 일본식 집들이 아직도 군데군데 남아있다. 사진 상으로 정중앙에 유명한 빵집 '이성당'도 보인다. 현재 군산에서 가장 많이 달라진 곳은 근대문화 역사의 거리 중에서 진포해양테마공원 일대이다. 낡은 구)조선은행은 대대적으로 수리 중이고 구)군산세관과 구)조선은행 사이 ..

전라도 2012.11.03

군산 발산리, 개정동의 유적들

군산에는 일제 점령기와 관련된 유적들이 특히 많다. 일제 때 호남평야의 논을 일본인들이 강제로 빼앗아 대규모 농장을 경영하고 거기에서 생산한 막대한 양의 쌀을 일본으로 실어나르기 위한 창구로 군산을 집중 개발했기 때문이다. 군산이 고향이라 자주 들르는 편인데 내가 군산의 유적에 눈을 뜬 것은 최근의 일이다. 취미로 근대사를 공부하면서 쌀 때문에 일제 수탈의 중심이 된 곳이 군산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초등학교 때 주변의 임피역사(驛舍)나 초등학교 건물, 관사 등 일본 건물이 왜 그렇게 많았는지, 시골이면서도 일찌감치 전기가 자리를 잡고, 논의 관개수로가 바둑판처럼 반듯하게 정비된 이유를 그 즈음에야 알게 되었다. 다른 항구가 개발로 인해 일제 때의 건물이 대부분 철거된데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이 늦었던 군..

전라도 2012.10.31

익산 입점리 고분군

입점리고분군 : 전북 익산시 웅포면 입점리 산 174-1 소재 익산 입점리고분은 해발 240m의 함라산에서 금강변을 따라 뻗어 내린 산 능선의 정상부에서 남동쪽 경사면에 분포하고 있다. 1986년 샛터마을에 사는 고등학생이 칡을 캐다 발견하여 신고하여 알려져 1986년 국립문화재 연구소에서 8기의 고분을 조사하였고, 1998년에 사적 제347호로 지정된 지역에 대한 정비를 위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다시 13기의 고분이 발견되어 총 21기의 고분이 확인되었다. 이중 3기는 샛터마을 뒷산과 능산 넘어 군산시 나포면에 위치하며 사적으로 지정된 지역의 해발 90m~120M 사이에 18기의 고분이 위치한다. 입점리고분의 유형은 구덩식 돌곽무덤(수혈식 석관묘) 11기, 앞트기식 돌곽무덤(횡구식 석곽묘) 2기, 굴식 ..

전라도 2012.10.31

익산의 진주 소씨(소세양,소자파 등)묘역, 남궁찬 묘와 버섯

익산 왕궁면 일대는 백제 말기에 수도가 될 뻔하다가 백제가 멸망하는 바람에 무산된 곳이다. 하지만 천도를 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있어서였는지 원래 산 좋고 물 맑은 몫 좋은 곳(!)이라서 그런지 유적들이 비교적 많다. 개인적으로 미륵사지 석탑도 본격적으로 보수를 시작하기 전에 가봤지만 모르고 보았기 때문에 놓친 부분이 많다. 나홀로 테마여행의 답사에서는 익산 지역의 묘를 중심으로 답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진주 소씨묘역(소자파, 소세양,소세온,소세량묘)과 남궁찬묘역, 입점리 고분군만 보았다. 위의 묘역을 돌면서 보니 우리에게 익숙한 함라길, 왕궁리 등이 지척에 있었다. 부분은 봤으되 전체적인 맥락을 그 동안은 놓친 것이다. 지난 봄, 초등학교 동창회가 열려 처음으로 들른 웅포도 바로 옆에 함라산을 끼고 있고..

전라도 2012.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