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83

통영 동피랑마을2

동피랑마을은 내가 가고 싶었던 곳이었지만 패키지에는 없었다. 그러나 너울성파도 때문에 외도 대신 동피랑마을로 가게 되었는데 그것은 어쩌면 내가 바라던 바였다. 동피랑마을은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겐 필수 답사코스이다. 검정비닐봉투에 시장을 봐오는 아주머니, 미로 같은 골목을 뛰노는 아이와 힘겹게 언덕배기를 오르는 현지 노인들의 모습을 통해 사람 사는 모습 만큼은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벽화나 글귀를 다 올릴 수는 없지만 골목에 걸려있는 경상도 사투리로 쓴 환영사(글귀?)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파는 물건도 참 조촐하다. 과자 몇 종류와 특이하게 슬러쉬... 오른쪽 바로 아래로 유일한 가게가 보인다.

경상도 2012.06.07

한가위연휴에 훌쩍, 통영 동피랑벽화마을로1

집안에서 욕 먹을 각오를 하고 한가위에 가족들과 남해안을 주욱 훑는 여행을 계획했다. 운전하는 것이 신경이 쓰여 일반여행사의 패키지여행을 선택했다. 한가위 연휴인 9월 21일 새벽,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가운데 시청역 근처에서 관광버스에 승차했다. 욕 먹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여행 중의 궂은 날씨이다. 예상했던 대로 날이 나빴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 날씨가 오락가락한다면 그 뒤는 순전히 운이다. 운에 한번 맡겨보자. 동피랑 마을에 진입하려면 이 시장 오른쪽 언덕으로 올라야 한다. 동피랑마을에서 단 하나 밖에 없는 가게이다. 동피랑마을을 모두 돌고나면 이 안내문이 이해된다. 참 어렵게 사는 사람들인데, 그리고 외지인들이 많이 찾는데도 변변한 상업적인 시설이 하나도 없는 우직한 사람들이 모..

경상도 2012.06.07

욕지도2

섬 관광은 좋은 날씨가 필수조건이다. 이틀 동안 숙소에 머물거나 차로 이동하는 동안은 소나기가 몇번 쏟아졌지만 해상관광을 하는 낮 시간 동안은 대체로 날이 좋았다. 약간의 바람과, 구름 속에 해가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한 날씨 덕에 파란 바다와 하늘을 사이에 두고 다양한 구름들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이번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정말 사진발 잘 받는 날씨이다! 고등어는 성질이 급해서 양식이 어려운데 국내 최초로 이곳에서 성공했다고 한다. 바다 가운데의 원들이 고등어 양식장이다. 종교에는 문외한이지만 주변의 곱지만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자연친화적인 건축과 시간을 초월한 느긋함이 마음에 와 닿는다. 건설주(?)들이 금전적인 도움보다 돌덩어리를 몇 개씩만 날라달라고 했다고 한다. 버섯을 ..

경상도 2012.06.05

삼천포항, 욕지도1

우리나라에서 생선회가 가장 물 좋고 싸다는 삼천포항에서 저녁을 먹고 가까운 거리에 있는 창선.삼천포대교 야경을 구경했다. 분명 아름답긴 했지만 글쎄, 내 눈엔 서울 한강다리들이 더 아름답게 보였다. 숙소는 남해의 전망 좋기로 유명한 곳이라는데 밤에 이동한 관계로 분명하지 않다. 바닷가의, 전망이 좋은 한적한 곳으로 주변에서 소규모의 호텔 공사가 한창인 곳이었다.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창문으로 보이는 맞은 편 작은 섬쪽의 여명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아침 잠이 많은 제가 이번 여행에서 누린 호사 중의 하나이다. 부지런한 배들이 불빛을 비추며 움직이고 거무스름한 섬이 점점 모습을 드러내고... 세찬 소나기가 지나가더니 바다 한복판에 무지개가 떴다. 두 번째 호사이다. 올해 여행 중에 설악산에 이어 두번째로 ..

경상도 2012.06.05

고성 상족암과 공룡발자국 화석 탐방로

대마도로 출발하기 직전, 1박 2일 코스로 고성과 삼천포, 욕지도 등을 다녀왔다. 메모리 카드 비워놓고 잠깐 숨 돌린 뒤 부랴부랴 대마도로 출발! 두 여행 모두 섬을 돌다보니 닮은 점도 있고 확연히 다른 것도 있었다. 식물 분포는 남해안과 대마도가 겹치는 것이 많았고 청정해역이란 점은 두 곳이 공통이었지만 대마도가 더 깨끗했다. 아마 공장이 없고 인구밀도가 적어서일 것이다. 대마도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에머랄드빛 바다와 낮에도 컴컴한 숲이다. 남해안은 거기에 비해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대마도의 해안이 비교적 단조로운 지대가 많은 편이라면 남해안은 어디 하나 밋밋한 곳이 없다. 상족암은 유람선을 타고 1시간 남짓 해상관광을 한 후 내려서 해안가의 목도를 따라 도보관광을 한다. 바위가 (밥)상 ..

경상도 2012.06.02

경주 금척리 고분군 동영상

금척리 고분군은 경주 시내에서 꽤 떨어진 곳에 있지만, 행정구역상으로는 경주시 건천읍 금척리이다. 통일신라 이전의 왕족이나 귀족의 무덤으로 추정한다는데 50여기 중에서 32기가 확인되었다고 한다. 제 디카로는 한 장으로 담을 수 없는 대규모라 동영상 촬영을 했다. 같은 귀족 무덤이라도 집안의 고구려 고분군과는 느낌이 달랐다. 무덤의 크기는 비슷한데 기단이 따로 없고 둥글둥글한 게 친근하달까? 무덤끼리 붙어있는 것도 고구려 산성하 무덤떼와 다르다. 경주 답사 내내 봄날처럼 포근하더니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날이 흐려지고 강풍이 불기 시작해서 동영상에 소음이 많다. 위 동영상에서 바삐 달리는 광나루님이 보인다.^^

경상도 2012.06.01

울산 천전리 각석 동영상

울산 천전리 각석은 책자에서 봤던 것보다 아름답고 규모도 크다. 현장에서는 놓쳤는데 새기지 않고 그린 그림들도 꽤 많았다. 신석기시대부터 신라 화랑들에 의해 그려진 그림까지 시대 분포가 넓다. 화랑들이 그린 걸로 추정되는 그림은 말을 타거나 끌고 가는 내용도 있었다. 각석 위쪽이 앞으로 약간 기울어서 보존상태도 좋은 편이다.

경상도 2012.06.01

국민약골 경로부대의 경주 남산완전정복 3일차-2

2009. 12. 27. 경주 남산완전정복 3일차-2칠불암을 되돌아 나와 20여분 만에 하산을 해서 다음 코스인 미륵곡 보리사지의 석불좌상을 보러 차로 이동하다. 석축 비탈길을 올라 으리으리한 새 대웅전을 지나니 삼성각 옆 왼쪽 끝에 불상의 옆모습이 보인다. 우리 뒤에 초등학생 남매를 앞세우고 부부가 따라오는데 남매의 공중도덕 매너가 말이 아니다. 절과 그 앞의 몇 채 안 되는 인가를 지나면서 인기척이라곤 없었는데 두 꼬마의 떠드는 소리가 적막을 깨며 감상마저 방해한다. 하지만 그 부모는 제재할 기미가 전혀 없다. 불상 촬영을 하는데도 불상 앞에서 어찌나 정신없이 떠들고 오락가락하는지 비켜달라는 양해를 구했는데도 불상 사진에 그 꼬마들이 유령처럼 몇 컷인가 찍힌다.  석굴암 본존불보다 조금 더 근엄한 석..

경상도 2012.05.31

국민약골 경로부대의 경주 남산완전정복 3일차-1

남산리 삼층석탑 2009. 12. 27. 맑았다 눈 옴 숙소에서 짐을 꾸려 나오다. 오늘은 일정에 다소 여유가 있다고 특별히(!) 8시 집합이다. 숙소 근처에서 아침을 먹고 오늘의 주 코스 입구에 있는 서출지로 가다. 여름의 화려한 연꽃과 배롱나무 꽃은 볼 수 없지만 말라버린 연잎과 정자가 어울려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開見二人死 不見一人死(열어서  보면 두 사람이 죽고, 보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는다)! 다음은 바로 곁의 남산리 삼층석탑이다. 얼핏 같아 보이지만 동, 서 두 탑이 불국사의 다보탑과 석가탑처럼 크기와 양식이 다르다. 서탑의 5층의 지붕돌 아래에서 처음으로 빗물 홈을 찾다. 동탑은 모전석탑이고 서탑은 일반 석탑 형식인데 기단에 팔부중상을 새겼다. 석탑은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양식이다...

경상도 2012.05.31

국민약골 경로부대의 경주 남산완전정복 2일차-2

용장사곡 삼층석탑, 용장사지 마애여래 좌상, 용장사지 삼륜대좌불.    2009. 12. 27. 맑음  답사 내내 비슷한 불상의 호칭과 지명 때문에 애를 먹다. 오늘 답사지는 표지판에는 삼릉이라고 적혀있는데 계곡이 깊어 여름에도 찬 기운이 돌아 냉골이라고도 한단다. 종교와 관련한 문화재는 문외한인데다 비슷비슷한 불상과 많은 지명들 때문에 더욱 혼란스럽다. 같은 삼릉계곡에 있는 데도 어느 것은 삼릉계, 다른 것은 삼릉계곡이라 적혀있고 같은 유적인데도 부처골, 불골하는 식이다. 이어 지척에 있는 삼릉계곡 선각육존불을 보다. 돋을새김을 하지 않고 선으로만 2개의 바위에 그렸다. 왼쪽 바위에는 입상 본존불을 좌우에서 앉은 보살이 보좌하고, 오른쪽의 바위는 반대로 앉은 본존불을 좌우에서 선 보살들이 보좌하는 형태..

경상도 2012.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