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83

창녕 우포늪1

일반적으로 '우포늪'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하나의 늪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우포늪'은 일반적으로 우포늪, 목포늪, 사지포, 쪽지벌의 4개의 늪을 묶어서 말한다. 중앙의 우포늪(소벌)을 기준으로 왼쪽의 가장 작은 늪은 쪽지벌, '옥천리'를 지나는 방향의 늪은 목포늪(나무벌), 주매리와 소야리 사이에 위치한 늪은 사지포(모래벌)이다. 우포늪은 국내 최대의 자연늪으로 천연의 자연경관을 간직하고 있어 자연환경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창녕군 대합면, 이방면, 유어면에 걸친 70만평의 광활한 늪지에 부들, 창포, 갈대, 줄, 올방개, 붕어마름, 가시연꽃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원시적 저층이 그대로 간직된 천연늪에서 곤충, 물고기, 새 등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여 동식물의 천국을 이루고 있..

경상도 2013.10.13

영주 부석사 - 조사당과 사과 따기 체험

부석사 무량수전에서 시간을 너무 지체한 나머지 내가 동탑 앞에 있을 즈음에 대충 응진전, 취현암까지 둘러봤음직한 일행들이 내려가고 있었다. 매번 일행에 뒤처지는 나를 보면서 내가 유별나게 동작이 굼띤 것인지 일행들이 상대적으로 빠른 것인지 잣대질을 한번 해봤다. 부석사에 있는 3기의 탑중에서 무량수전 동쪽의 3층석탑만 보물이다. 규모가 천왕문 너머의 탑보다 크고 불국사 석가탑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원래 화엄종찰에는 탑이 없는데 부석사에 탑이 3기나 있는 것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주변의 폐사지에서 옮겨왔기 때문이다. 마침 사진을 찍은 각도가 탑과 일직선 상에 놓인 석등에 눈길이 갔다. 위치가 그래서였는지 처음엔 탑의 특이한 부속물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석등에서 가장 중요한 화사석이 없어지고 지대석,..

경상도 2012.12.08

영주 부석사 - 안양문에서 선묘각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16년(676)에 의상대사가 왕명으로 창건한 사찰로 우리나라 화엄종의 근본도량이다. 의상대사는 원효대사와 함께 당나라로 유학길에 나섰다가 원효대사는 해골에 고인 물을 마시고 깨달은 바가 있어 유학을 포기하고 신라에 남아 참선으로 도를 얻고자 했고, 당시 선진 불교국가였던 당나라에서 유학을 제대로 한 의상대사는 후에 신라에 돌아와 경전으로 도에 접근하는 화엄종을 널리 편 셈이다. 당나라 유학시절에 의상을 사모하던 선묘라는 여인이 의상대사가 귀국할 때 용이 되어 신라까지 따라와서 신축 중이던 부석사 근처에 숨어든 도적떼를 바위로 변해 물리치고 눌러 앉았는데 그 바위가 무량수전 뒤의 부석이라는 내용이 삼국유사에 전한다. 부석사란 절 이름도 그 바위에서 유래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지금 남..

경상도 2012.12.04

영주 부석사 - 입구에서 범종각

영주 부석사는 지난 10월 27일에 봉화 청량산과 묶어 다녀왔는데 워낙 이야기거리가 많아 글을 올릴 엄두를 내지 못했다. 부석사에 대한 자료를 대충 찾았는데도 A4용지로 14쪽이었다. 부석사 입구 주차장에서 내린 후 어디로 가야 부석사인지 감이 안 잡혀 잠시 헤맸다. 오른쪽으로 사람들을 따라 가니 부석사 안내판이 있고 시골길 복판에 일주문이 서있었다. 보통 사찰은 산 중턱 이상에 있기 마련인데 상식을 깨는 상황이었다. 일주문을 지나자 길 양쪽의 은행나무들이 막바지 단풍잎을 비바람에 우수수 떨구고 있었는데 전국에서도 소문난 가로수길이라고 한다. 당시 서울은 단풍이 들락말락 하는 시기였다.푸른 탱자나무와 붉은 단풍이 이어지고 보물 제255호 당간지주가 보였다. 부석사 창건 당시 즉, 신라 문무왕 때 세운 것..

경상도 2012.12.04

봉화 청량사

전국의 절을 다 꿰고 있는 동호회 선배인 천년사랑님이 최근에 청량사를 강추했다. 얼추 다른 이들을 통해서도 들은 적이 있어서 그 청량사가 무척 궁금했다. 가 보니 왜 유명한지 이해가 됐다. 역사적인 건물이나 유물로는 본전인 유리보전과 삼각우총(세뿔 송아지 무덤),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응진전 등이 있다. 응진전은 지나쳤으니 모르겠지만 유리보전은 근래에 지어진 건물에 쌓여 두드러진 존재감은 없었다. 내 눈에 가장 들어온 것은 산자락을 따라 곡선을 그리 듯 늘어선 절의 건물들과 그 건물들로 이어지는 계단의 곡선이었다. 그리고 사방에서 절을 호위하듯 둘러친 봉우리들, 덩치가 크면서도 부드럽고 봉긋한 모습들이 청량사를 유명하게 한 것이라 생각했다. 청량사를 둘러싸고 보살봉, 금탑봉, 탁필봉, 옥소봉, 문수봉, ..

경상도 2012.11.20

봉화 청량산의 단풍

경북 봉화의 청량산과 청량사에 들른 날은 2012년 10월 27일,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여행할 때 비가 오면 예기치 않은 불상사들이 많이 일어난다. 개인적으로는 건강이 부쳐서, 맑은 날보다 비 오는 날이 걷기에 오히려 좋지만 미끄러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하고, 무엇보다 사진을 찍기에 최악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풍경도 비가 오면 우중중해 보이고 렌즈에 들이치는 빗방울 때문에 사진을 찍기 힘들다. 그렇다고 어렵사리 간 길인데 포기하기도 그렇고... 비 때문에 오랜만에 몸에 고통을 느끼지 않고 제법 먼 산길을 걷긴 했다. 안내도를 보니 봉화산은 코스도 녹녹치 않고 험해서 산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필수 코스일 것 같다. 우리는 당연히 청량산에서 산행이랄 것도 없는 무난하고 주변의 단풍도 아름..

경상도 2012.11.20

디카와 맞바꾼 주왕산의 단풍

사랑하는 내 디카는 갔습니다. ㅠㅠ... 이 주왕산 풍경 촬영을 끝으로 정상적인 기능을 상실하고 내 곁을 떠났습니다. '유세차(維歲次) 모년(某年) 모월(某月) 모일(某日)에, 미망인(未亡人) 모씨(某氏)는 두어자 글로써 침자(針者)에게 고(告)하노니...' 자신이 아끼던 바늘이 부러지자 슬픈 심정을 글로 쓴 조선시대 유씨부인의 조침문이 내 심정을 조금은 대변하지 않을까 싶다. AS점에서 며칠 전에 들은 비보, "메인이 나갔으니 중고로 바꾸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메인 부품을 교체하는 것보다 중고로 바꾸는 게 5만원이 더 쌉니다." "친구처럼 6년 동안 손에 익은 디카인데 그래도 살리도록 노력해 주십시오. 돈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럴 만한 가치가?..." "새로 DSLR 구입은 자명한 거지만 ..

경상도 2012.06.09

아, 청송 주산지 유감!

사진 찍는 사람들의 필수코스인 주산지를 가기 전에 마음이 몹시 설레었다. 유명세가 대단한데다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때였으니 더 했다. 그런데...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오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비가 와도 뭐, 나름 운치가 있으니 그것도 좋겠다 싶었다. 단풍을 보려는 사람들로 꽉꽉 막힌 도로를 뚫고 예상 시간을 훨씬 지난 시각에 겨우 도착을 했는데 빗줄기가 더욱 거세어져서 사진을 찍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태... 쥐어짜니 물이 줄줄 흐르는 모자를 벗어 렌즈를 가려가며 입구에서 겨우 몇 장을 찍으며 주산지에 도착했다. 그런데 카메라가 주인의 명령을 거역하고 자기 마음대로 마구 작동하기 시작했다. 건들지도 않은 줌렌즈가 나왔다 들어갔다하더니만 결국 셔터 자체가 먹히지 않았다. 오 마이 갓! 얼마나 기..

경상도 2012.06.09

함양 개평마을의 일두(정여창)산책로

함양... 함양은 영남 유림의 본산을 꼽을 때 '좌(左) 안동, 우(右) 함양'이란 말 때문에 막연한 동경처럼 머리에 남은 곳이다. 얼마 전 함양 관련 TV 다큐 프로그램에서 두루마기를 입고 팔자걸음을 한 분이 문중 모임에 가는 배경을 보면서 '아직도 저런 곳이 있구나, 흙담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출발 전에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줄줄이 정자와 화림계곡이 떴다. 목표였던 화림계곡의 정자는 폭우로 동호정만 들를 수 있었다. 남는 시간을 때우기 위해(?) 들른 곳이 개평마을이었다. 그런데 정작 나는 화림계곡보다 개평마을이 훨씬 좋았다!조선 시대 동방 5현의 한 사람으로 꼽혔던 일두 정여창 선생의 산책로를 따라 개평마을 외곽을 한 바퀴 둘러보고 일두 선생의 고택을 둘러보면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경상도 2012.06.09

천년의 숲 함양 상림과 연꽃

경남 함양군 함양읍에 위치한 상림(천연기념물 제154호)은 함양 서쪽 위천의 호안림이다. 신라 진성왕 때 최치원 선생이 함양 태수로 있으면서 홍수를 막기 위해 둑을 따라 조성했으니 천년이 넘는 숲이다. 상림은 길이가 6km, 면적은 100만m² 이상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세월이 흐르면서 중간 부분이 끊기고 상, 하림으로 나뉘었다가 현재는 상림만 남아있다. 상림이 국내에서 주목 받는 이유는 가장 오래된 인공호안림으로 생태하천으로 조성되었다는 점, 다양한 활엽수 120여종 2만여 그루가 혼합된 숲이라는 점, 생태적으로 안정된 숲 구조 때문에 사계절의 변화를 잘 보여주면서 다양한 새들이 서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숲 곳곳에 최치원 선생을 기리기 위한 문창후신도비, 함화루, 사운정 등의 시설물이 있다. 최근에 6..

경상도 2012.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