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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둘레길과 족두리봉

직장 업무가 일찍 끝난 날, 동료들과 북한산 둘레길을 돌러보기로 하고 진관사 쪽으로 갔다. 둘레길이라고 해서 가볍게 생각했는데 나한테는 조금 버거웠다. 1시간 남짓 걷는데 한 동료가 자그마한 봉우리를 가리키더니 갑자기 거길 올라가자고 했다. 웬수, 둘레길도 헥헥거리며 꼴찌로 겨우 따라붙었는데... 세 명은 막걸리집에서 기다리겠다며 중도포기하고 하산했다. 하지만 나는 몸 생각을 안하고 욕심을 부렸다. 20년도 더 전에 북한산을 한바퀴 돈 이후로 기회가 없었던 데다 나이가 들면서 건강이 나빠져 다시는 북한산에 오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료들에게 민폐를 조금 끼쳐가며 족두리봉에 오르는 감격을 누릴 수 있었다. 족두리봉은 조촐하지만 내게는 너무나 감격스러운 등반(!!)이었다. 정상에서 거드름을 피우며 ..

서울특별시 2012.06.07

담양 죽녹원과 죽림원

2010. 09. 22. 관광 코스에 담양이 있어서 대밭이 코스에 최우선으로 들어가 있을 거라 짐작은 했다. 담양시에서 운영하는 죽녹원은 담양의 '대'를 감상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코스이다. 그런데 죽녹원의 존재는 전혀 몰랐다. 죽녹원 정도의 대밭을 감상할 수 있는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 담양에 2개 더 있는 걸로 안다. 어릴 적 고향집 뒤쪽은 대나무가 둘러있었고, 앞은 탱자나무와 구기자, 무궁화가 얽힌 울타리였다. 그것은 70년대 바람이 불면서 싸구려 시멘트(?) 조립 벽으로 바뀌었다. 그 때문인지 지금도 가끔 대나무가 그립다. 그럴 때면 아쉬운 대로 운현궁에 들러서 사랑채 마루에 앉아 잠깐이긴 하지만 대소리를 듣고 온다. 사진 상으론 칙칙하지만 비 오는 가운데 대숲을 걷는 것은 특히 감회가 새로웠다. 맞..

전라도 2012.06.07

담양 소쇄원과 메타세쿼이아 길

소쇄원은 조선시대의 정원양식이 가장 잘 나타난 곳으로 유명하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하늘을 찌를 듯 죽죽 뻗은 대나무 숲길로 들어서니 대나무로 만든 매표소부터가 독특하다. 진입로 뿐 아니라 배수로, 울타리, 쓰레기통까지 대나무가 재료인 점이 이곳이 담양이란 걸 상기시킨다. 계곡의 흐름을 따라 정자를 지은 자연스런 정원, 그게 바로 가장 한국적인 정원의 원형이라고... 경우에 따라선 밋밋해 보일 수도 있지만(특별한 걸 바라고 가면 분명히 실망할 것이다!) 계곡과 정자를 따라 돌면서 간간이 보이는 아름다운 토담과 그 곳에 새겨놓은 멋스런 글귀, 새빨간 꽃무릇(석산)을 눈여겨 보면 좋을 듯하다. 하나 더, 제월당 4면의 액자도 놓치면 안 된다. 진입로의 울창한 대나무숲에 입이 떡 벌어졌는데 죽녹원에 비하..

전라도 2012.06.07

통영 미륵산에서 조망한 한려수도

통영 미륵산에서 조망하는 한려수도는 아름답다. 한려수도 뿐 아니라 한국의 나폴리로 불리는 통영항을 조망하는 것 또한 아름답다. 그 외에도 이순신장군의 혼이 어린 제승당과 당포해전, 한산대첩이 있었던 곳을 모두 조망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유명한 전망대 답게 소매물도, 연화도, 욕지도 등 인근의 유명한 섬들을 모두 조망할 수 있고 맑은 날은 대마도까지 조망이 가능하다. 우리가 오른 날은 뭉게구름이 많아 섬을 조망하기에는 조금 불편했지만 발 아래에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구름을 다양하게 볼 수 있어 그것도 나쁘지 않았다. 미륵산 케이블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다고 하는데 오르는 내내 높이로 인한 아찔함과 툭 트인 전망으로 시원함을 동시에 맞볼 수 있다. 탑승 시간만 9분. 미륵산은 산을 한 바퀴 돌며 조망..

경상도 2012.06.07

보성 녹차밭(대한다원)

보성 녹차밭은 우리에게 영화나 CF촬영 장소로 유명하다. 최근엔 수녀님과 어린이가 뛰노는 CF 장면이 가장 유명할 것 같다. '명소'라 불리는 곳은 사진발이 잘 받거나 입 소문을 타서 원래보다 부풀려 뜨는 곳도 있고, 그 반대로 너무 아름다운데 은자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곳도 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알려질 만한 곳이 제 가치 만큼 정당하게 알려지는 것이다. 보성 녹차밭은 유명세가 심하다 싶어 그저 그걸 거라 여겼는데 녹색의 차잎과 삼나무 울타리만 가지고도 얼마나 아름다운 색깔과 질서를 보여줄 수 있는가에 관한 시험장 같았다. 아니라면 내가 다른 이들에 비해 좀더 세분화된 색감이나 감성을 가졌을 수도, ㅎㅎ... 난 위의 3개 상황에서 마지막에 점수를 주고 싶다. 우리나라의 녹차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전라도 2012.06.07

구조라항과 거제한려수도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맞으며 새벽에 서울시청 근처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서서울톨게이트까지 주차장처럼 길이 막혔다. 그래가지고서야 빡센 일정대로 여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다음부터는 명절을 끼고 여행하면 안되는 게 아닌가 하는 후회도 조금 들고... 다행히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평소의 속도로 버스가 달리고 날씨도 쾌청했지만 서울을 벗어나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걸렸다. 전날 밤 새벽까지 사진을 정리하느라 뻐근한 눈을 감고 막 잠이 들었는데 뒷줄에 앉은 10살, 중학생 쯤 되어보이는 남매가 의자를 툭툭차고 떠드는 통에 그마저 깨고 말았다. 그 가족은 여행 내내 우리 가족을 참 힘들게 했다. 딸들도 여행 후 소감을 물으니 여행지는 모두 좋았지만 뒷좌석의 가족을 생각하면 불쾌하다고 했다. 주변, 특히 뒷좌석..

경상도 2012.06.07

통영 동피랑마을2

동피랑마을은 내가 가고 싶었던 곳이었지만 패키지에는 없었다. 그러나 너울성파도 때문에 외도 대신 동피랑마을로 가게 되었는데 그것은 어쩌면 내가 바라던 바였다. 동피랑마을은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겐 필수 답사코스이다. 검정비닐봉투에 시장을 봐오는 아주머니, 미로 같은 골목을 뛰노는 아이와 힘겹게 언덕배기를 오르는 현지 노인들의 모습을 통해 사람 사는 모습 만큼은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벽화나 글귀를 다 올릴 수는 없지만 골목에 걸려있는 경상도 사투리로 쓴 환영사(글귀?)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파는 물건도 참 조촐하다. 과자 몇 종류와 특이하게 슬러쉬... 오른쪽 바로 아래로 유일한 가게가 보인다.

경상도 2012.06.07

한가위연휴에 훌쩍, 통영 동피랑벽화마을로1

집안에서 욕 먹을 각오를 하고 한가위에 가족들과 남해안을 주욱 훑는 여행을 계획했다. 운전하는 것이 신경이 쓰여 일반여행사의 패키지여행을 선택했다. 한가위 연휴인 9월 21일 새벽,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가운데 시청역 근처에서 관광버스에 승차했다. 욕 먹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여행 중의 궂은 날씨이다. 예상했던 대로 날이 나빴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 날씨가 오락가락한다면 그 뒤는 순전히 운이다. 운에 한번 맡겨보자. 동피랑 마을에 진입하려면 이 시장 오른쪽 언덕으로 올라야 한다. 동피랑마을에서 단 하나 밖에 없는 가게이다. 동피랑마을을 모두 돌고나면 이 안내문이 이해된다. 참 어렵게 사는 사람들인데, 그리고 외지인들이 많이 찾는데도 변변한 상업적인 시설이 하나도 없는 우직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

경상도 2012.06.07

억새(으악새)와 갈대

군산 호원대 입구 늪에서 2009. 1/14 촬영. 억새는 주로 산에서, 갈대는 물가(숲 도랑이나 늪 등)에서 사는데 야산의 물이 마른 늪에서 사이좋게 공생 중이다. 억새는 일명 '으악새'라고도 한다. '아~~, 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의 '으악새'는 당근 '새(鳥)가 아닌 '억새'이다. 키가 큰 것은 사람 키의 거의 2배를 넘기기도... 강가에서 자라는 것은 (물)억새인데 자라는 환경(물가)이 다를 뿐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갈대군락인데 왼쪽 아래 귀퉁이 에 하얀 (물)억새가 몇 개 보인다. 억새군락에 사진 위쪽의 배경으로 회갈색의 갈대들이, 아래로는 붉게 단풍이 든 여뀌들이 다수 보인다. 오른쪽 중간 쯤에 갈대가 끼어있다. 사이좋게 공생 중인데 하얀 것은 억새, 갈색 빛이 도는 것은 갈대..

여행에서 만난 견공

요며칠 몸이 아파 움직이기가 힘들어 '나홀로 테마여행' 카페의 답사 관련 사진들을 몽땅 뒤져 정리를 했다. 다른 사진을 포함해서 일종의 사진 정리를 한 셈인데... 사진 중에서 견공들을 주로 추려봤다. 맨 위 사진, 1장 빼고 여행 중에 만난 견공들이다. 마루란 이름의 우리집에서 5년 정도 함께 한 친구. 중국 황실에서 키운, 혀가 파란 견공이라는데 혀는 확인을 못했고 어찌나 덩치가 큰지 처음엔 곰인 줄 알았다. 엄청 순한데 지금도 칠장사에 가면 만날 수 있을 런지... 덩치는 거짓말 조금 보태 황소만 한데 어찌나 겁이 많던지, 사람만 보면 자꾸 도망갔다. 중형차에서 우아하게 내리는데 포스가 팍팍!! Bast, Ubasti, Baset로도 불린다. 풍선 하나만 주면 그걸 가지고 너무 잘 놀던 기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