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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의 가을

나홀로 테마 여행의 능원묘 답사는 빡빡하게 진행하는 걸로 유명한데 57차 답사는 어쩐 일인지 유람 성격이 강한 청남대 관람을 했다. 그것도 2시간씩이나 투자해서... 리더가 이끄는대로 무조건 따라갔는데 알고보니 입장료 6,000원에 인터넷으로 예약까지 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도 청와대 관람(지금도 되나 모르겠지만...)보다 절차가 간단했고 무엇보다 사진을 찍거나 둘러보는데 제약이 없어 좋았다. 대통령의 별장이었던 곳이란 점이 호기심을 많이 자극했다. 옛날로 따지면 왕의 이궁 정도? 끝없이 넓고 다양한 시설이 대통령의 별장다웠다. 일반인의 거주지에선 보기 어려운 헬기장과 호수(대청호), 골프장, 양어장, 참호 등의 시설도 그렇고... 계절이 계절인 만큼 화려함의 극치인 단풍들이 아름다웠다. 단풍의 명소를 ..

충청도 2012.06.07

최명길선생 묘, 강감찬장군 단소, 인성군 태실비 답사

병자호란 때 주화파였던 최명길 선생 묘역이다. 평지 마을의 야트막한 산에 위치해서 평화로운 느낌이 든다. 묘도 소박하다. 단아한 문인석과 망주석만 한 쌍씩... 국난 앞에서 반대편에 섰던, 그래서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참혹한 죽음을 당한 삼학사(오달제, 홍익한, 윤집선생)의 묘역을 앞서 답사했던 기억이 오버랩된다. 누가 옳고 그른지를 논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양쪽 모두 나라를 위해 자신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한 분들이니까. 최명길 선생 묘를 중심으로 앞에 두 분의 부인 묘가 있는데 이런 형태를 '品字묘'라고 부른다. 아래 사진은 비석을 확대한 것이다. 문인석이 참 단아하다! ------------------------------------------------------------------------..

충청도 2012.06.07

옥정호의 雲霧와 국사봉의 日出

지인의 갑작스런 제안으로 카페에서 주관하는 몽촌토성 답사를 포기하고 사진을 찍는 동아리에 묻어 주산지를 가기로 했다. 그런데 행선지가 국사봉과 선운사로 바뀌었다. 선운사야 자주 들르는 곳이지만 국사봉이라고, 그리고 태봉이나 국사봉 같은 지명은 하나 둘이 아닌데... 그래도 남이 운전해주는 차에 묻어갈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밤 12시 다된 시각에 피곤에 절은 몸으로 차에 올랐다. 차안에서 졸다 도착했다는 말에 깨어보니 깜깜하다. 새벽 4시 15분, 그런데도 주차장은 만원이니 참 부지런들하다. 사진 촬영에 좋은 자리를 잡으려면 남보다 일찍 올라가서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너무 지치고 추워서 남자들만 올라가고 여자들은 뒤늦게 차에서 녹아떨어졌다. 에라이, 사진 못 찍으면 어떠랴? 눈으로 담아가면 되지. ..

전라도 2012.06.07

청계천의 붉은 단풍과 노을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한지 40여분 만에 관절염이 도져 다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계속 걸어야하나 말아야 하나... 이화장과 청룡사, 비우각, 동망봉이 추가되었다는 말에 마음이 흔들리고 이화동의 벽화와 계단도 보고 싶고, 광장시장에서 ㄱㄴㄹ님한테 빈대떡도 못 얻어먹었는데... 앞으로 이런 건강으로는 힘든 일정 참여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더해져 스스로를 세뇌 시키며 아픈 왼쪽 다리를 질질 끌고 끝까지 갔다. 6시간 45분만에 종착지에 도착했을 땐 걱정으로 차마 귀가를 못한 ㄱㄴㄹ님 혼자 맞아주시긴(?) 했지만 아름다운 정경들과 함께한 분들이 있어 끝까지 갈 수 있었다. 신설동, 마장동에서 신답역 구간의 담쟁이와 억새가 청계천답사 코스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 제 눈엔 이 담쟁이들이 춤추는 음표처럼 보였다. 이곳은 ..

서울특별시 2012.06.07

평택 농성, 서산목장의 명종대왕 태실비, 예산 한우거리

평야 한복판에 성이 있다는 게 무척 신기하다. 태실과 비가 어찌나 크고 잘 생겼던지 여걸이라 불린 문정왕후의 아들 유적답다. 최근에 횡성에 이어 서울 사람들이 많이 찾는 한우 골목이다. 사돈어른이 바로 이 거리에 사셔서 자주 찾는 곳인데 한우 육질이 탁월하다. 10분 정도의 거리에 척사들이 좋아하는 예당저수지가 있고, 우리나라 최대 수목원인 청양고운식물원이 있다. 가을인데 제비꽃이... 얼마나 실하던지, 태어나서 처음보는 굵은 알이었다. 우리 일행들도 한봉지씩 주웠다.^^

경기도. 인천 2012.06.07

평택 들녘과 서산목장, 홍익한 가묘, 강민첨장군 묘

병자호란 때 척화론을 펴다 청나라에 끌려가 죽임을 당한 삼학사의 한 분인 홍익한 선생의 가묘와 홍학사 비각 앞이다. 나머지 두분(오달제, 윤집선생) 묘도 모두 최근에 답사했는데 마음이 짠했다. 나라를 위해 젊은 나이에 초개처럼 목숨을 버린 이분들은 요즘 오피셜히스토리에 등장하는 애국자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생각에... 명종대왕 태실과 비는 서산목장 안에 있다. 서해안고속도로를 지날 때마다 드넓은 목초지로 된 이 곳 서산목장에 한번쯤 들르고 싶었는데 엉뚱하게 능원묘답사 차 가게 됐다. 서산의 김두징선생 묘는 단촐하지만 두 마리 용이 얽힌 신도비 이수가 특출한 곳이다. 말린 풀더미를 태우는 중인데 이효석의 낙엽을 태우며...가 잠시 떠올랐다. 이 연기 왼편에서 한가로이 고구마 순을 뜯다 우리를 보고 놀라 ..

경기도. 인천 2012.06.07

2010.10.북촌 풍경2

업무가 일찍 끝난 날, 동료들의 부탁으로 북촌 가이드를 하게 됐다. 항상 ㄱㄴㄹ님의 가이드만 받았는데... 마음 같아선 일행에게 자료를 나눠주고 싶었지만 직장과 집의 컴퓨터에 모두 문제가 생겨서 주먹구구식으로 가이드를 해야했다. 자주 가는 곳이지만 언제나 그 날의 느낌에 따라 혼자 다녀 버릇해서 어처구니 없게 북촌한옥 진입로를 찾는데 애를 먹었다. 동료들과 맛있는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을 먹는 중... 이 가게에서, 동행한 왕언니가 17만원짜리 가방을 질렀다! 지난 겨울에도 들렀던 곳이다. 이런 한옥 guest house가 북촌에 몇 군데 있는데, 아침 식사 제공에 1박 요금이 1인당 6만원이라고 한다. 'ㅁ'자형 폐쇄공간으로된 서울 한옥의 전형이다. 마당이 얼마나 좁은지 몇 포기 안되는 풀을 밟지 않으려면..

서울특별시 2012.06.07

2010.10.북촌 풍경1

잉카 가면 같기도 하고 아프리카 가면 같기도 하고... 수리를 못한 전통가옥에서 사는 이들의 불편함이 팍팍 느껴진다. 조선시대에 궁중의 꽃과 과일나무를 관리하고 공급을 담당하던 기관. 오늘날의 원예연구소 같은 곳이었다고... 이 날은 문이 닫혀 관람불가. 규모는 아담하지만 수집자의 안목과 정성이 느껴지는, 한 번 쯤 가볼만 한 곳. 가이드를 앞세운 외국인 손님들로 북새통. 이곳 동문들이 모교를 촬영지로 기억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하고 잠시 궁금... 동피랑 마을 벽화를 업그레이드한 것 같은 느낌. 이 박물관도 휴무... 분명히 여는 날인데 아무런 표지도 없이 닫혀있다.

서울특별시 2012.06.07

하늘공원의 억새밭2

바위공원을 중심으로 해서 사방으로 야생화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규격에 맞춰 너무 잘 가꾸는 요즘, '그대로 방치한다'는 것은 일종의 용기이다. 야고는 억새에 기생해서 사는 식물로 햇빛을 보면 죽는다. 철이 지나서 꽃색이 초라하긴 하지만 존재감은 분명하다. 식물도감에서만 보아오다 억새밭에서 야고를 발견한 순간 물 밀듯 진한 감동이 밀려왔다. 2년 반 동안 잠자리에서조차 끼고 잔 식물도감에 대한 내 애정과 최근들어 끝도 없이 추락하는, 하지만 과거에는 쓸만했던 내 기억력이 증명되는 것 같아서... 한 마디로 아직 치매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여뀌는 입에 대면 아려서 어릴 적엔 싫어했다. 하지만 야생화답게 자세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예쁘다. 잎은 여름 내내 쌈으로 먹고 가을엔 예쁜 꽃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

서울특별시 2012.06.07

하늘공원의 억새밭1

업무 차 하늘공원을 갔는데 타이밍이 아주 좋았다. 흐드러진 억새를 감상하기엔 철이 다소 일렀지만 끝도 없이 펼쳐진 하늘공원에서 만난 억새는 설익어도 아름다웠다. 하늘공원에는 4년만에 갔는데 몇 가지 달라진 게 있었다. 산만했던 편의시설이 깨끗이 정리되고 꼭 필요한 곳에 전망대와 파라솔만 몇 군데 있었다. 전시행정 위주로 진행된 그간의 서울시 환경사업에 비춰보건데 하늘공원은 나름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계단 폭이 약간씩 다른데 정확히 290개이다. 오를 때 힘들면 계단 갯수를 세면 힘들다는 생각이 잊혀진다. 낭아초는 원래 남쪽, 주로 제주도 바닷가에서 자라는 콩과식물인데 특이하게 이곳 산책로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다. 아마도 난지도라는 특수성 때문에 생명력이 질긴 이 식물이 척박한 이곳을 점령한 게..

서울특별시 2012.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