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77

최명길선생 묘, 강감찬장군 단소, 인성군 태실비 답사

병자호란 때 주화파였던 최명길 선생 묘역이다. 평지 마을의 야트막한 산에 위치해서 평화로운 느낌이 든다. 묘도 소박하다. 단아한 문인석과 망주석만 한 쌍씩... 국난 앞에서 반대편에 섰던, 그래서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참혹한 죽음을 당한 삼학사(오달제, 홍익한, 윤집선생)의 묘역을 앞서 답사했던 기억이 오버랩된다. 누가 옳고 그른지를 논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양쪽 모두 나라를 위해 자신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한 분들이니까. 최명길 선생 묘를 중심으로 앞에 두 분의 부인 묘가 있는데 이런 형태를 '品字묘'라고 부른다. 아래 사진은 비석을 확대한 것이다. 문인석이 참 단아하다! ------------------------------------------------------------------------..

충청도 2012.06.07

영동 천태산의 영국사와 석탑, 부도들

54차 능원묘 답사지는 영동, 옥천, 청원지역이었다. 바람 한 점 없는 36.5도까지 올라간 염천의 날씨는 사람잡기에 딱이었다. 그 날의 후유증은 땀띠로 남았다(이미 대마도에서 자릴 잡았지만...) 포기란 없는 능원묘답사 팀도 그 날 만큼은 그만하자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동행한 멤버 중 어르신은 결국 높은 지대 몇 곳의 답사를 접고 아래에서 기다리셨다. 54차 능원묘 답사에서 본 묘소의 주인공 역시 내노라할만한 분들이다. 영동 심천면 소재 우리나라 3대 악성으로 불리는 세종 때의 박연선생 묘소와 사당인 경란재와 난계사, 옥천 안남면 소재 임진왜란 때의 의병장 조헌(중봉)선생 묘소, 청원군 낭성면 소재 단재 신채호 선생의 묘소, 청원군 신천면 소재 고려 개국공신이자 청주 한씨의 시조인 한란선생 묘소를 ..

충청도 2012.06.05

진천 농다리(농교)와 농다리전시관

≪진천 농다리(농교)≫ 비 때문에 미루고 미루었던 52차 답사를 드디어 다녀왔다. 출발할 때 오락가락 하던 비가 진천에 도착했을 즈음엔 우리 일행을 궁상스럽게 어느 산골의 경로당 처마 밑에서 쪼그리고 있게 만들었다. 그 막간을 이용해 모두 떠나고 거들떠 보지 않는 농익은 오리지널 시골 자두를 추수(?)했다. 잘 익어 땅에 무수히 떨어진 자두를, 내리는 빗물에 대충 씻어 먹었는데 그 맛이 일품이었다. 주변 밭의 잇꽃(홍화)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비가 수그러들었다. 적당히 비를 맞으며 돌아본 진천, 천안권역의 묘들은 상당히 매력이 있었다. 진천, 천안지역의 묘들은 고려 말 조선 초기의 것이 많았다. 조선초기의 묘 원형이 잘 보존된 신자경 선생, 두 딸을 왕비로 바치고 권력의 정상에 오른 한명회 선생..

충청도 2012.06.02

비오는 날의 칠갑산 장곡사

2010. 4/26. 오전 근무하는 날을 이용해 직장동료들과 빗속을 뚫고 청양 칠갑산의 장곡사와 천장호, 장승공원 등을 다녀왔다. 청양이라면 그간 제게 '고운식물원'과 '고추' 외에는 특별한 기억이 없었지만 이번의 방문을 기회로 기억을 정정하려고 한다. 청양 칠갑산은 얼마전 불명예스러운 사건으로 구속된 을 부른 가수의 노래 때문에 유명한 곳이지만 일단, 청정지역이라는 느낌이 팍팍 나는 곳이다. 중간중간에 목적지를 들르고도 차로 30분 이상 이어지는 구간마다 끝없이 펼쳐진 벚꽃 길이 환상, 그 자체였다. 서울의 한정된 공간에서 만나는 벚꽃 길과는 또 다른 절경이다. 게다가, 칠갑산을 싸고 펼쳐진 천장호의 출렁다리와 장승공원, 장곡사는 고즈넉한 정취를 흠뻑 느끼게 해준 공간이었다. 비가 세차게 내려서 조도도..

충청도 2012.06.02

2009년 5월 청양 고운식물원

어떤 이는 청양 고운식물원이 덩치만 크고 밀도가 없다고 하는데 난 식물원 답지 않게 빡빡하지 않고 덜 인위적이고 여유있는 자연스러움이 좋다. 종종 들리는 곳인데 언덕길을 따라 산수국이 줄지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많지 않지만 몇개의 펜션이 있어서 식물원 안에서 묵을 수도 있고, 허브식물을 이용한 과자를 구워 판매하는 곳도 있다. 내가 들른 날은 하얀 철책 터널에 줄줄이 걸린 화려한 후크샤 화분이 인상적이었다.

충청도 2009.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