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79

소매물도1

소매물도는 참 예쁜 섬이다. 섬은 그 지체만으로도 볼거리일 수 있고 섬에서 조망하는 주변 풍경이 아름다워 이름이 날 수도 있는데 소매물도는 양쪽 모두 해당된다. 저구 선착장에서 소매물도까지 배를 타고 들어가는 길은 다른 한려수도 뱃길 풍경에 비해 다소 밀리는 편이다. 하지만 50여분 만에 도착한 섬은 초입의 바위부터 범상치가 않고 가벼운 등산 코스 높이의 산을 넘어 등대섬까지 가는 길은 그 자체가 아름다운 풍경이다. 목이 툭툭 떨어지는 핏빛 동백, 허물어져가는 폐가와 폐교, 새파란 바다색을 배경으로 주황색이나 적갈색으로 단장한 지붕들 모두가 하나의 풍경이고 눈요기 거리이다. 유명한 쿠키(과자) 박스의 촬영지이기도 한 탓에 소매물도는 더 유명해졌다. 그래서 소매물도에는 'x크다스'란 이름을 가진 펜션 따위..

경상도 2012.06.07

고령 지산동, 창녕 교동과 송현동, 함안 말산리고분군

고령 지산동고분군은 대가야, 창녕 교동과 송현동고분군은 비화가야, 함안 말산리고분군은 안라(안야)국 지배층의 무덤으로 추정한다. 가야는 미리미동국(彌離彌凍國), 군미국(軍彌國), 접도국(接途國)·, 고자미동국(古資彌凍國), 고순시국(古淳是國), 반로국(半路國), 악노국(樂奴國), 미오야마국(彌烏邪馬國), 감로국(甘路國), 구야국(狗邪國), 주조마국(走漕馬國), 안야국(安邪國), 독로국(瀆盧國) 등 변한(弁韓) 12국에서 발전하였으며 이 가운데 고자미동국은 고성, 미오야마국은 고령, 구야국은 김해, 안야국은 함안에 위치하였음이 확인되고, 나머지는 현재까지 정확한 위치가 밝혀진 바 없다. 얼마 전에 종영한 KBS 주말드라마 을 본 사람이라면 그래도 몇 개국은 들어봤음직 하다. 가야란 명칭은 3세기 중반 이후..

경상도 2012.06.07

성주 성산동고분군, 고령 지산동 고분군

함께 한 분들 모두 능원묘 답사나 역사에 대해서 높은 식견을 가진 분들이다. 이틀 동안의 긴 여행 길을 안전하게 운전해 주신 돈키호테님에 대한 고마움은 몇 마디 말로는 부족할 성 싶다. 운전 뿐 아니라 여행 내내 센스있는 유머로 일행을 즐겁게 했다. 작은 양보들이 함께 한 이들을 즐겁게 한다는 것을 새삼 느낀 여행이었다. 안타까웠던 점은 일행 중에서 유일하게 처음 함께 하신 ㄷㄴㅇㄴ님이 여행 내내 복통으로 고생을 하신 것이다. 여행을 제대로 하려면 잘 먹고 컨디션이 좋아야 하는데 건강이 나쁜 상태로 출발을 했고 음식을 거의 못 드셔서 고생이 심하셨다. 적잖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한 답사 겸 여행이었는데 아쉬움이 많으셨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라도 조금은 드실 수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지켜보기에도 일행 모두 ..

경상도 2012.06.07

상주 傳)사벌왕릉과 고령가야 태조왕릉, 화달리 삼층석탑

제3차 가야 유적 답사, 참 재미있었다! 유적답사를 빙자해서 살랑거리는 남녘의 봄 내음을 실컷 맡은 것도 크나큰 행운이었고 삼국, 특히 신라에 치어 그간 존재감이 적었던 가야를 고분을 통해서나마 재발견한 것도 그랬다. 유적의 질로 보아 삼국에 비해 손색이 없고 다량의 질 좋은 철을 생산했으면서도 왜 가야가 멸망했는지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눈 것(고상하게 말하자면 현장토론), '고분을 봐서 고분고분해졌다' 등의 돈키호테님의 어록을 음미하는 것도 즐거웠다. 게다가 우리는 돈키호테님의 자칭 탄생지(ㅋㅋ...)와 그 지척에 있는 나제통문을 답사하는 행운을 누렸다. 가야의 고분은 참 아담하고 사랑스럽다. 내가 뱉은 말이지만 고분을 사랑스럽다니, ㅎ... 그 동안 답사한 신라나 고구려, 고려, 조선의 무덤이 상대적..

경상도 2012.06.07

통영 미륵산에서 조망한 한려수도

통영 미륵산에서 조망하는 한려수도는 아름답다. 한려수도 뿐 아니라 한국의 나폴리로 불리는 통영항을 조망하는 것 또한 아름답다. 그 외에도 이순신장군의 혼이 어린 제승당과 당포해전, 한산대첩이 있었던 곳을 모두 조망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유명한 전망대 답게 소매물도, 연화도, 욕지도 등 인근의 유명한 섬들을 모두 조망할 수 있고 맑은 날은 대마도까지 조망이 가능하다. 우리가 오른 날은 뭉게구름이 많아 섬을 조망하기에는 조금 불편했지만 발 아래에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구름을 다양하게 볼 수 있어 그것도 나쁘지 않았다. 미륵산 케이블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다고 하는데 오르는 내내 높이로 인한 아찔함과 툭 트인 전망으로 시원함을 동시에 맞볼 수 있다. 탑승 시간만 9분. 미륵산은 산을 한 바퀴 돌며 조망..

경상도 2012.06.07

구조라항과 거제한려수도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맞으며 새벽에 서울시청 근처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서서울톨게이트까지 주차장처럼 길이 막혔다. 그래가지고서야 빡센 일정대로 여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다음부터는 명절을 끼고 여행하면 안되는 게 아닌가 하는 후회도 조금 들고... 다행히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평소의 속도로 버스가 달리고 날씨도 쾌청했지만 서울을 벗어나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걸렸다. 전날 밤 새벽까지 사진을 정리하느라 뻐근한 눈을 감고 막 잠이 들었는데 뒷줄에 앉은 10살, 중학생 쯤 되어보이는 남매가 의자를 툭툭차고 떠드는 통에 그마저 깨고 말았다. 그 가족은 여행 내내 우리 가족을 참 힘들게 했다. 딸들도 여행 후 소감을 물으니 여행지는 모두 좋았지만 뒷좌석의 가족을 생각하면 불쾌하다고 했다. 주변, 특히 뒷좌석..

경상도 2012.06.07

통영 동피랑마을2

동피랑마을은 내가 가고 싶었던 곳이었지만 패키지에는 없었다. 그러나 너울성파도 때문에 외도 대신 동피랑마을로 가게 되었는데 그것은 어쩌면 내가 바라던 바였다. 동피랑마을은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겐 필수 답사코스이다. 검정비닐봉투에 시장을 봐오는 아주머니, 미로 같은 골목을 뛰노는 아이와 힘겹게 언덕배기를 오르는 현지 노인들의 모습을 통해 사람 사는 모습 만큼은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벽화나 글귀를 다 올릴 수는 없지만 골목에 걸려있는 경상도 사투리로 쓴 환영사(글귀?)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파는 물건도 참 조촐하다. 과자 몇 종류와 특이하게 슬러쉬... 오른쪽 바로 아래로 유일한 가게가 보인다.

경상도 2012.06.07

한가위연휴에 훌쩍, 통영 동피랑벽화마을로1

집안에서 욕 먹을 각오를 하고 한가위에 가족들과 남해안을 주욱 훑는 여행을 계획했다. 운전하는 것이 신경이 쓰여 일반여행사의 패키지여행을 선택했다. 한가위 연휴인 9월 21일 새벽,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가운데 시청역 근처에서 관광버스에 승차했다. 욕 먹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여행 중의 궂은 날씨이다. 예상했던 대로 날이 나빴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 날씨가 오락가락한다면 그 뒤는 순전히 운이다. 운에 한번 맡겨보자. 동피랑 마을에 진입하려면 이 시장 오른쪽 언덕으로 올라야 한다. 동피랑마을에서 단 하나 밖에 없는 가게이다. 동피랑마을을 모두 돌고나면 이 안내문이 이해된다. 참 어렵게 사는 사람들인데, 그리고 외지인들이 많이 찾는데도 변변한 상업적인 시설이 하나도 없는 우직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

경상도 2012.06.07

욕지도2

섬 관광은 좋은 날씨가 필수조건이다. 이틀 동안 숙소에 머물거나 차로 이동하는 동안은 소나기가 몇번 쏟아졌지만 해상관광을 하는 낮 시간 동안은 대체로 날이 좋았다. 약간의 바람과, 구름 속에 해가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한 날씨 덕에 파란 바다와 하늘을 사이에 두고 다양한 구름들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이번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정말 사진발 잘 받는 날씨이다! 고등어는 성질이 급해서 양식이 어려운데 국내 최초로 이곳에서 성공했다고 한다. 바다 가운데의 원들이 고등어 양식장이다. 종교에는 문외한이지만 주변의 곱지만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자연친화적인 건축과 시간을 초월한 느긋함이 마음에 와 닿는다. 건설주(?)들이 금전적인 도움보다 돌덩어리를 몇 개씩만 날라달라고 했다고 한다. 버섯을 연상시키는 아..

경상도 2012.06.05

삼천포항, 욕지도1

우리나라에서 생선회가 가장 물 좋고 싸다는 삼천포항에서 저녁을 먹고 가까운 거리에 있는 창선.삼천포대교 야경을 구경했다. 분명 아름답긴 했지만 글쎄, 내 눈엔 서울 한강다리들이 더 아름답게 보였다. 숙소는 남해의 전망 좋기로 유명한 곳이라는데 밤에 이동한 관계로 분명하지 않다. 바닷가의, 전망이 좋은 한적한 곳으로 주변에서 소규모의 호텔 공사가 한창인 곳이었다. 새벽에 일어나 창문으로 보이는 맞은 편 작은 섬쪽의 여명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아침 잠이 많은 제가 이번 여행에서 누린 호사 중의 하나이다. 부지런한 배들이 불빛을 비추며 움직이고 거무스름한 섬이 점점 모습을 드러내고... 세찬 소나기가 지나가더니 바다 한복판에 무지개가 떴다. 두 번째 호사이다. 올해 여행 중에 설악산에 이어 두번째로 무지개를..

경상도 2012.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