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182

청계천의 붉은 단풍과 노을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한지 40여분 만에 관절염이 도져 다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계속 걸어야하나 말아야 하나... 이화장과 청룡사, 비우각, 동망봉이 추가되었다는 말에 마음이 흔들리고 이화동의 벽화와 계단도 보고 싶고, 광장시장에서 ㄱㄴㄹ님한테 빈대떡도 못 얻어먹었는데... 앞으로 이런 건강으로는 힘든 일정 참여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더해져 스스로를 세뇌 시키며 아픈 왼쪽 다리를 질질 끌고 끝까지 갔다. 6시간 45분만에 종착지에 도착했을 땐 걱정으로 차마 귀가를 못한 ㄱㄴㄹ님 혼자 맞아주시긴(?) 했지만 아름다운 정경들과 함께한 분들이 있어 끝까지 갈 수 있었다. 신설동, 마장동에서 신답역 구간의 담쟁이와 억새가 청계천답사 코스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 제 눈엔 이 담쟁이들이 춤추는 음표처럼 보였다. 이곳은 ..

서울특별시 2012.06.07

2010.10.북촌 풍경2

업무가 일찍 끝난 날, 동료들의 부탁으로 북촌 가이드를 하게 됐다. 항상 ㄱㄴㄹ님의 가이드만 받았는데... 마음 같아선 일행에게 자료를 나눠주고 싶었지만 직장과 집의 컴퓨터에 모두 문제가 생겨서 주먹구구식으로 가이드를 해야했다. 자주 가는 곳이지만 언제나 그 날의 느낌에 따라 혼자 다녀 버릇해서 어처구니 없게 북촌한옥 진입로를 찾는데 애를 먹었다. 동료들과 맛있는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을 먹는 중... 이 가게에서, 동행한 왕언니가 17만원짜리 가방을 질렀다! 지난 겨울에도 들렀던 곳이다. 이런 한옥 guest house가 북촌에 몇 군데 있는데, 아침 식사 제공에 1박 요금이 1인당 6만원이라고 한다. 'ㅁ'자형 폐쇄공간으로된 서울 한옥의 전형이다. 마당이 얼마나 좁은지 몇 포기 안되는 풀을 밟지 않으려면..

서울특별시 2012.06.07

2010.10.북촌 풍경1

잉카 가면 같기도 하고 아프리카 가면 같기도 하고... 수리를 못한 전통가옥에서 사는 이들의 불편함이 팍팍 느껴진다. 조선시대에 궁중의 꽃과 과일나무를 관리하고 공급을 담당하던 기관. 오늘날의 원예연구소 같은 곳이었다고... 이 날은 문이 닫혀 관람불가. 규모는 아담하지만 수집자의 안목과 정성이 느껴지는, 한 번 쯤 가볼만 한 곳. 가이드를 앞세운 외국인 손님들로 북새통. 이곳 동문들이 모교를 촬영지로 기억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하고 잠시 궁금... 동피랑 마을 벽화를 업그레이드한 것 같은 느낌. 이 박물관도 휴무... 분명히 여는 날인데 아무런 표지도 없이 닫혀있다.

서울특별시 2012.06.07

하늘공원의 억새밭2

바위공원을 중심으로 해서 사방으로 야생화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규격에 맞춰 너무 잘 가꾸는 요즘, '그대로 방치한다'는 것은 일종의 용기이다. 야고는 억새에 기생해서 사는 식물로 햇빛을 보면 죽는다. 철이 지나서 꽃색이 초라하긴 하지만 존재감은 분명하다. 식물도감에서만 보아오다 억새밭에서 야고를 발견한 순간 물 밀듯 진한 감동이 밀려왔다. 2년 반 동안 잠자리에서조차 끼고 잔 식물도감에 대한 내 애정과 최근들어 끝도 없이 추락하는, 하지만 과거에는 쓸만했던 내 기억력이 증명되는 것 같아서... 한 마디로 아직 치매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여뀌는 입에 대면 아려서 어릴 적엔 싫어했다. 하지만 야생화답게 자세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예쁘다. 잎은 여름 내내 쌈으로 먹고 가을엔 예쁜 꽃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

서울특별시 2012.06.07

하늘공원의 억새밭1

업무 차 하늘공원을 갔는데 타이밍이 아주 좋았다. 흐드러진 억새를 감상하기엔 철이 다소 일렀지만 끝도 없이 펼쳐진 하늘공원에서 만난 억새는 설익어도 아름다웠다. 하늘공원에는 4년만에 갔는데 몇 가지 달라진 게 있었다. 산만했던 편의시설이 깨끗이 정리되고 꼭 필요한 곳에 전망대와 파라솔만 몇 군데 있었다. 전시행정 위주로 진행된 그간의 서울시 환경사업에 비춰보건데 하늘공원은 나름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계단 폭이 약간씩 다른데 정확히 290개이다. 오를 때 힘들면 계단 갯수를 세면 힘들다는 생각이 잊혀진다. 낭아초는 원래 남쪽, 주로 제주도 바닷가에서 자라는 콩과식물인데 특이하게 이곳 산책로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다. 아마도 난지도라는 특수성 때문에 생명력이 질긴 이 식물이 척박한 이곳을 점령한 게..

서울특별시 2012.06.07

북한산 둘레길과 족두리봉

직장 업무가 일찍 끝난 날, 동료들과 북한산 둘레길을 돌러보기로 하고 진관사 쪽으로 갔다. 둘레길이라고 해서 가볍게 생각했는데 나한테는 조금 버거웠다. 1시간 남짓 걷는데 한 동료가 자그마한 봉우리를 가리키더니 갑자기 거길 올라가자고 했다. 웬수, 둘레길도 헥헥거리며 꼴찌로 겨우 따라붙었는데... 세 명은 막걸리집에서 기다리겠다며 중도포기하고 하산했다. 하지만 나는 몸 생각을 안하고 욕심을 부렸다. 20년도 더 전에 북한산을 한바퀴 돈 이후로 기회가 없었던 데다 나이가 들면서 건강이 나빠져 다시는 북한산에 오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료들에게 민폐를 조금 끼쳐가며 족두리봉에 오르는 감격을 누릴 수 있었다. 족두리봉은 조촐하지만 내게는 너무나 감격스러운 등반(!!)이었다. 정상에서 거드름을 피우며 ..

서울특별시 2012.06.07

2010. 여의도공원4. 주로 초본

-- 여의도 한강공원으로 나가는 통로(파출소 옆 담)에 있다. 상태 불량으로 옛날에 같은 장소에서 촬영한 걸로 대체. 한국전통의 숲에 산재되어 있다. 꽃이 드문 한여름에 샛노란꽃이 돋보이지만 꽃이 작아 찍기가 어렵다. 열매는 염주를 만드는데 이용. 지당 가장자리 찔레꽃 군락 옆에... 이 놈의 공사 때문에 내 낙원(!)을 잃었다. 오세훈 시장님, 제발 돌려주십시오(아니면 멈추기라도...)! 야생화와 꽃의 낙원이었던 여의도 한강공원을... -- 여의도공원은 워낙 잔디 관리가 잘돼 야생화를 보기가 힘들다. -- 7번 출입구 쪽 화장실 앞에 해마다 란타나와 함께 심는데 보기 좋다. 지당 주변의 인공계곡과 잔디마당 연못 주변에 많다. 3, 4번 출입구 중간, 자연생태의 숲 맞은 편에 작은 군락이... 잔디마당과..

서울특별시 2012.06.05

2010. 여의도공원3. 식물(주로 나무)

-≪여의도공원의 나무들≫- 여의도공원은 나무의 보물창고이다. 특히 재래종 나무를 다양하게 식재해 놓았다. 창경궁과 종묘, 창덕궁, 여의도공원의 나무만 꿴다면 틀림없이 '나무 박사' 소리를 들을 것이다. 몇 년 동안 재미 삼아 촬영하면서 여의도공원에서 본 나무만도 나사백(가이즈카향나무), 눈향나무, 백송, 섬잣나무, 소나무, 잣나무, 주목, 향나무 등의 침엽수를 비롯해 감나무, 꽃사과, 밤나무, 사과나무, 산딸나무, 산사나무, 살구나무, 야광나무, 앵두나무 등의 유실수, 가막살나무, 가죽(중)나무, 개오동, 개쉬땅나무, 개옻나무, 계수나무, 공작단풍, 괴불나무, 낙상홍, 노각나무, 눈섬개야광나무, 느릅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 대, 덜꿩나무, 돌배나무, 때죽나무, 마가목, 말발도리, 매자나무, 명자나무,..

서울특별시 2012.06.05

2010. 여의도공원2 - 동, 식물

여의도공원은 면적 22만 9,539㎡(약 6만 9천여 평), 여의도 중앙부에 남북방향으로 펼쳐지며 마포구와 영등포구를 연결하는 길목에 있다. 1972년부터 실시된 여의도 개발계획에 따라서 개발되어 5·16광장이라고 하였다가 얼마 후에 여의도광장으로 개칭하였다. 1997년부터 여의도광장의 공원화사업을 추진하여 1999년 1월에 여의도공원으로 개장하였다. 공원 안에는 한국 전통의 숲, 잔디마당, 문화의 마당, 자연생태의 숲 등 4개의 공간으로 이루어졌다. --네이버백과사전에서 발췌-- 잔디마당 연못에서 어렵게 찍었다. 엄마는 어디에? 모두 5마리인데 지나가던 아주머니들이 안쓰러워하며 던져준 빵조각을 먹고 있다. 방기된 '길고양이'인 셈인데 공원에서 관리하는 것인지 아니면 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던져주는 먹이로..

서울특별시 2012.06.05

2010. 여의도공원1

능원묘 53차 답사 전날, 밤 늦게까지 고민을 했다. 몸이 무거운데 내가 보고 싶어하던 국립현충원 안에 있는 묘를 답사한단다. 밤 12시가 다 된 시각에 '밤 늦게 죽을 죄를...' 해가며 어렵게 카페지기님께 참가한다는 문자를 보냈다. 당일 새벽, 떠지지 않는 눈을 쥐어뜯으며 아침밥을 밀어넣고 2차 집결지인 동대역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한산한 버스의 빈 자리에 앉는 순간 문자가 왔다. '신청자가 없어 53차 능원묘 답사를 취소한다'는 카페지기님의 메시지... 아, 5분만 일찍 보내실 것이지!!! 하긴 밤 12시 다 돼서 참가한다는 문자를 보낸 내 잘못이 크지. 어쩐다? 이왕 나섰는데 다시 집으로 가기엔 억울하고, 53차 답사 코스로 혼자라도 가봐? 길을 잘 모른다 -.-;; 버스 안에서 고민하다 ..

서울특별시 2012.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