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182

미완의 서울 성곽돌기2-광희문에서 낙산

2010.02.15. 미완의 15차 서울 성곽돌기2 신당동과 장충동의 성곽을 끼고 한 시간 쯤 골목길을 걷다 신기한 것을 발견했다. 높은 축대 위에 낡은 2층 연립주택이 있는데 그 축대가 바로 성곽이었다. 기막힌 재활용이랄까, 아니면 문화재에 대한 과거 우리나라의 무관심의 잣대랄까? 몇 걸음 더 가서 비슷한 상황을 또 목격했다. 언젠가 원상복구가 되겠지만 이상하게 정감이 가는 풍경이었다. 언덕 위의 거대한 성채처럼 보이는 광희문교회를 지나자마자 도로에 동남의 소문, 즉 광희문이 보인다. 죽은 사람을 많이 내보낸 성문이라 하여 시구문으로도 불렸다. 원래 위치에서 동쪽으로 옮긴 것으로 워낙 번잡한 곳에 있다 보니 신경 써서 찾지 않으면 지나칠 것 같다. 조선시대에는 8개의 성문 중 하나를 통하지 않으면 성 ..

서울특별시 2012.11.11

미완의 서울성곽 돌기3-낙산에서 북악산

2010. 0215. 미완의 15차 서울 성곽돌기3 여장에 올라 남산 쪽, 대학로 쪽, 동대문 쪽을 둘러봤다. 조금 더 가서 정상의 낙산공원에서 반대편에 있는 성북동, 돈암동, 동소문동, 안암동 쪽과 북한산을 봤으니 서울 성 안 조망은 남산에 이어 두 번째로 마스터한 셈이다. 이곳에서 또 단체촬영 한 컷! 일행 모두 ‘건방진 폼’으로 포즈를 취했다.^^ 낙산공원 내리막길에서는 혜화동과 삼선동을 끼고 다양한 형태의 성곽이 이어진다. 축성 초기부터 숙종 시기까지의 원래의 다양한 돌담을 모두 복원한 덕분에 장충동과 더불어 제대로 된 성의 느낌을 가장 많이 느낀 구간이다. 성곽 바로 아래(대로에서 보면 꼭대기)에서 도도하게 존재를 드러내는 자그마한 옛날 집들을 보면서 혜화문을 향해 가파른 골목길을 내려갔다. 그..

서울특별시 2012.11.11

미완의 서울성곽돌기4-북악산

미완의 15차 서울 성곽돌기4 - 완주를 기약하며. 숙종 때의 반듯한 성곽 돌들을 따라 왼쪽으로 소나무 숲, 오른쪽으로 산과 성곽, 그리고 철책들을 보면서 20여분을 갔다. 그 앞의 가파른 오르막길을 몸부림치듯이 오르니 청운대 293m라는 표석이 있다. 이곳에서 남산과 시내조망이 가능하고 서울 성곽 중에서 가장 또렷한 실명제 刻字 돌들을 볼 수 있다. 한계에 다다른 몸을 질질 끌고 따라가는데 광나루님이 아득히 보이는 눈앞의 지점을 가리키며 저곳만 넘으면 내리막이니 힘을 내라고 한다. 마지막 오르막이란 말이 위로가 되면서도 지금까지 본 어느 곳보다 길고 높은 눈앞의 계단을 보니 주저앉고 싶은 심정이다. 일행은 점처럼 까마득한데 나와 광나루님만 처져(결국 나 때문이지만) 마지막 힘을 모으는데 광나루님이 부르..

서울특별시 2012.11.11

국립중앙박물관 불교조각실

2012년 7월 7일의 근대유적답사 때 들른 국립중앙박물관 불교조각실 전시물들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관람 순서에 따라 먼저 1층의 고대나 삼국 관련 전시실을 들른다. 전시물이 눈을 사로잡을 만큼 다양하고 내용이 풍부해서이기도 하지만 박물관의 규모가 크다보니 2층에 올라갈 즈음이면 지쳐서 대충 훑고 넘어가기 일쑤이다. 게다가 2층은 고려, 조선의 도자기 위주의 전시물, 3층은 특별 장르나 기증자들의 전시물이라 특별히 그 분야에 관심이 없으면 지루하기까지 해서 건너뛰는 일도 허다하다. 우리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야외전시물을 보고 1층에서 대략의 설명을 들은 후에 3층의 불교조각실로 직행했다. 컴컴한 불교조각실에 전시물 앞에서만 조명을 설치해서 종교적인 신비감이 더하다. 하지만 어두워서 사진 찍기에는 젬병...

서울특별시 2012.10.20

자주독립과 관련된 서울의 근대 유적

근대유적답사나 서울지역 답사는 그 동안 수도 없이 지나치며 일부만 알고 대부분은 몰랐던 서울의 숨긴 사연을 비교적 확실하게 안 계기였다. '스크롤에 대한 압박' 때문에 이 카페에서 멀어졌다는 어느 분을 그리며 이 글을 올린다. 이 답사의 주제는 였다. 가이드는 근대역사의 대가이신 재야 사학자 이순우선생님이 하셨다. 앞에서 원래의 독립관, 영은문 사진을 들고 설명 중인 이순우선생님. 현 위치는 독립문 복원과정에서 바로 위를 지나는 고가도로로 인해 원래보다 홍은동 쪽으로 약간 옮긴 것이다. 홍은동 쪽에서 본 글씨(한자)는 아이러니하게 매국노 이완용의 필체이다. 종로구 행촌동 171번지 소재. 시내로 나가는 버스를 탈 때마다 고가도로 옆으로 보이는 본관이 후줄근해보이는 대신고등학교가 가끔 궁금했는데 안에 들어..

서울특별시 2012.10.09

백석동천 그 뒤 코스(세검정, 옥천암 마애석불)

부암동이나 백사실계곡은 매스컴을 통해 널리 알려졌지만 조금만 더 발품을 팔면 부암동 못지 않은 유적들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아하게 산모퉁이 카페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백사실계곡을 돌아 신영동 쪽으로 나오는 걸로 코스를 잡는다. 더 학구적(!)인 사람은 백사실계곡을 가기 전에 로터리 부근에 있는 석파랑까지, 더더 학구적인 사람은 부암동사무소 쪽의 현진건 집터, 무계정사, 윤웅렬 별장까지 들르고... 장의사지 당간지주는 백사실계곡을 나오는 길 버스정류장 바로 위, 세검정초등학교 안에 있다. 당간지주를 본 후 시내 방향으로 조금 걸으면 세검정, 그리고 석파랑이 있는 로터리로 연결된다. 석파랑을 들른 후 조금 더 코스를 늘이면 홍지문, 옥천암 마애좌상을 볼 수 있다. 로터리에서부터 왼쪽으로 인왕산..

서울특별시 2012.09.23

백사실계곡(백석동천)

시내에서 백사실계곡(백석동천)으로 가려면 반드시 이 길을 거쳐야 한다. 백사실계곡을 처음 가려는 이들이 내게 길을 물으면 나는 창의문 다음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동양방아간을 찾으라고 권한다. 나는 길치이지만 그래도 특징적인 대상을 비교적 잘 기억해서 다른 사람 기억보다 쓸만할 때가 더러 있다. 아래의 두 건물들이 바로 내 부실한 기억을 보강해주는 '특징적인 대상'들이다. 이 건물들을 처음 보았을 때 너무 신기했다. 학창시절 기술시간에 배운 기억에 의하면 인간의 집으로 정방형(정사각형)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했다. 살아온 경험으로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 테니 이런 독특한(!) 집을 지었을 때에는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대강 금전적인 문제가 아니었을까? 예각이라 활용도가 떨어지고 살기 불편했음에도 불..

서울특별시 2012.09.23

윤동주 시인의 언덕, 무계정사, 현진건 집터, 석파정 별당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 시인이 1941년, 연희전문학교 후배인 정병욱과 함께 이 부근에 있던 소설가 김송의 집에서 하숙을 하면서 와 을 지었기 때문에 이곳에 윤동주 시인의 언덕과 윤동주문학관을 조성했다고 한다. 시계가 툭 트여 남산 방향의 전망이 아주 좋고 북악산(백악산)이 훤히 보이는 곳이어서 나는 이곳을 무척 좋아한다. 윤동주 시인은 가슴이 답답할 때 이곳에 올라 마음을 다스리고 시상을 떠올리지 않았을까? 언덕의 규모가 작고 목책에 시를 몇 개 적어놓은 것 외에 특별한 장치는 없지만 전망 좋은 ..

서울특별시 2012.09.21

배화여고 생활관, 단군성전, 황학정

배화여고 생활관은 문화재청 등록문화재 93호이다. 배화학당은 1898년에 미국인 선교사 조세핀 필 캠벨이 선교와 여성교육을 위해 설립했고 육영수 여사의 모교로 유명하다. 생활관은 현재의 위치로 이전한 1916년에 선교사의 숙소로 세운 건물이다. 전체적인 외관은 서양식 붉은 벽돌과 기둥이지만 지붕은 기와를 사용하여 서양주택과 한국 전통 주택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현재는 배화여고 동창회관으로 쓰이고 있다. 우리는 배화여고 생활관(공식 명칭)과 배화여대 안에 있는 필운대를 보기 위해 들렀지만 공사 중이라 못 보았다. 대신 배화여고 생활관은 지금까지 본 어느 근대식 건물보다 보존상태도 좋고 외양이 단아하고 예뻤다. 가장 아래층이 반지하라 현관으로 들어가려면 계단을 올라야 한다. 돌출된 현관 지붕 위는 발코니로..

서울특별시 2012.09.20

사직단과 사직대제

사직단(사적 제122호)은 토지의 신인 사(社)와 곡식의 신인 직(稷)에게 제사를 올리기 위한 시설로 법궁(경복궁) 동쪽에 종묘를, 서쪽에 사직단을 세운다. 사직단은 2개로 사단은 동쪽, 직단은 서쪽에 위치한다. 사직단은 종묘와 함께 왕조의 정통을 상징한다. 부암동 답사가 있던 9월 16일, 마침 사직대제가 열렸다. 다른 때와 달리 이번 답사에는 사직단과 단군성전, 황학정,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 추가되어 있었다. 사직단부터 윤동주 시인의 언덕까지는 재작년 서울성곽 인왕산쪽에 삘이 꽂혀있을 때 번번히 길을 잘못 들어 헤매고 또 헤맨 코스라 내게는 추억이 많은 곳이다. 당시에 대충 자료만 훑어보고 인왕산에서 옥경이슈퍼 쪽으로 내려와야 정동쪽 서울성곽으로 연결이 되는데 그 못미처 종로도서관 쪽으로 내려오는 통..

서울특별시 2012.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