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184

국립서울농학교 안의 유적과 인왕산 병풍바위의 수난

국립서울농학교 부근은 유적들이 몇 집 건너 있을 정도로 많다. 명승지로는 인왕산을 끼고 수성동계곡과 청풍계, 백운동천이 있다. 경치가 빼어난 곳이어서 청풍백세, 청운산장, 백운동천 등 바위글씨가 줄줄이 남아있다. 유적으로는 우당기념관이 있고, 그 위쪽에 송석원(벽수산장) 터, 자수궁 터와 이완용 집터, 세종대왕 탄생지, 김가진 집터 등이 있다. 그 외에도 경성식림묘포 터인 경복고등학교, 경기상고, 청운초등학교가 있고 국립서울농학교 안에 선희궁 터와 세심대로 추정되는 곳이 있다. 역사 속의 유적들이 현지인들의 거주지로 스며들거나 터로 남아 현재와 과거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지역이다. 주변경관이 좋고 전망이 좋아 시대를 막론하고 가진 자들이 눈독을 들인 곳이기도 했다. 조선 초기에는 왕족들이 거주하거나 죽은..

서울특별시 2013.06.16

인왕산 아래(옥인동)의 매국노들의 집, 별장 터

'송석원'과 '벽수산장'은 동일한 곳인지, 어느 한쪽이 다른 곳을 포함하는지 헛갈렸다. 글을 올리기 위해 사전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정조 치세기인 1786년, 중인계층에서 글을 직업으로 삼는 훈장, 규장각 서리 등의 지식인들이 '옥계시사'(玉溪詩社)란 모임을 결성한다. '옥계시사'를 주도한 인물 천수경이 살던 집 이름이 송석원(松石園)이었고, 그들의 주된 모임 장소였다. 옥계시사 계원들은 중인계급 30대 10여명으로 구성되었는데 상당한 수준의 지식인들로 평가된다. 1817년에 통의동 백송이 있는 근처에 살던 추사 김정희가 5월쯤 천수경의 회갑을 기념하는 시사에 와서 송석원 뒤에 있던 바위에 '송석원(松石園)'이란 글자를 남겼다. '송석원시사'(옥계시사가 바뀐 이름)는 30..

서울특별시 2013.06.11

서촌 청풍계 주변의 풍경과 벽화들

인왕산 아래 수성동계곡은 서울에서 풍경이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곳이고 조선시대에는 이 주변을 청풍계라 했다. 이 지역(서촌, 정확히 웃대)은 서인들이 주로 거주했는데 병자호란 때 충절을 지키다 청나라에 끌려간 김상헌과 그의 형 김상용의 후손이 살았다. 인왕산 중턱에 있는 유진인재개발원 아래의 백세청풍 바위 각자는 김상헌의 형인 김상용이 새긴 글로 그의 집터였다고 한다. 백세청풍 바위글씨 앞에 서서 주변을 바라보면 좌우의 인왕산과 북악산, 아래의 시원한 조망이 청풍계가 왜 유명했는지를 실감하게 한다. 답사를 하기 전에 서촌(웃대)은 한옥이 더러 있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곳 쯤으로 생각했는데 볼수록 구미가 당기고, 특히 주변의 빼어난 풍경으로 인해 근대에 이르러서는 당대의 내노라 하는 인사들의 별장과 집들..

서울특별시 2013.06.09

아나키스트 이회영선생을 기리는 우당기념관

내가 우당 선생을 제대로 알게 된 것은 이덕일씨의 소설 을 통해서였다. 이후 TV에서 방영된 몇개의 프로그램을 보았다. 역사라면 그런대로 주워들은 내가 어쩌면 그렇게 이회영 선생을 까맣게 몰랐는지 모르겠다. 위의 이덕일 소설에서 기억에 남은 단어가 노블레스 오블리제와 삼한갑족이다. 우당 이회영기념관의 카타로그에 적힌 우당선생에 대한 소개 글은 다음과 같다. 1910년, 일제침략으로 경술국치를 당하자, 조선최고의 명문가인 삼한갑족으로서의 영예와 당대 최고의 재산가로 평가 되었던 우당선생 6형제 가족 40여명은 전 재산을 정리하여, 독립운동 기지를 건설하기 위하여 만주로 고난의 망명길을 떠났다. 대다수의 권문세가와 양반들은 일제에 빌붙어 기득권을 지키고 일신의 안위와 호사를 누리는데 이들은 왜 편안한 기득권..

서울특별시 2013.06.03

경복고등학교와 경기상업고등학교 안의 유적, 그리고 몽혼(夢魂)

경복고등학교는 청와대 서쪽에 있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경기상업고등학교가 바로 이웃해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다음 차수에 진행된 서소문 밖 주변 답사 때 중림동 약현성당 주변에 경기여상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경기'라는 선입견 때문에 둘다 경기도 어디쯤 있는 특성화고, 혹은 상고로 안 것이다. 청운동 89번지는 31,263평에 달하며 번지 내에 경복고, 경기상고, 청운초교뿐 아니라 그 일대를 두루 포함한다. 이 일대는 근대(조선 말기)에 궁내부 농상소가 있던 곳이다. '농상소'는 1884년 5월에 보빙사(견미사절단)의 일원이었던 최경석이 미국을 다녀오면서 가져온 농기구와 종자로 농무목축시험장을 개설한데서 비롯되었다. 농상소에서는 미국에서 도입한 소, 말, 돼지, 양 등의 사육도 이루어..

서울특별시 2013.05.28

한국의 위조지폐 방지 장치 15개

명동, 남대문 부근의 유적 답사에서 한국은행 본점을 들렀다가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에서 상영하는 위조방지 장치 15개를 캡쳐한 것이다. 화폐박물관에는 대통령 sign 화폐, 세계의 화폐들과 모델들, 화폐의 역사 등 흥미로운 전시물들이 많다. 일반인이 아는 가장 일반적인 위조방지 장치는 숨은 그림이다. 그 중에서도 위조지폐에 대한 방지 장치가 15가지나 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위조지폐는 상당히 강력하게 제재를 받지만 세계 어느 곳에서든 끊임없이 만들어졌고, 앞으로도 만들어질 것이다. 하다 못해 엄격한 통제국가인 북한도 위조지폐 방지 장치를 한다고 하니 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모양이다.

서울특별시 2013.05.26

한국은행 본관(화폐박물관)

소재지 : 서울특별시 중구 남대문로 3가 110번지 지정 번호 : 사적 제280호 한국은행 본관(화폐금융박물관)에 대한 안내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국은행 본관 건물은 일본인 건축가 다쓰노 깅코(辰野金吾)가 설계한 조선은행(1911년 8월 설립)의 본점 건물로 1907년에 착공하여 1912년에 완공되었다. 1950년 6월 대한민국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설립되어 본점으로 사용되었다. 이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3층의 철근 콘크리트와 조적의 혼합구조로 이루어졌다. 건물의 외벽에는 화강석을 다듬어 붙였고 지붕에는 철골조의 동판을 씌웠다. 이 건물은 좌우대칭을 이루는 H자형 평면으로 만들어졌다. 양쪽 모서리에는 원형의 돔을 얹어 프랑스 성관(城館)풍의 르네상스식 외관을 보여준다. 6.25전쟁 때 내부가 불..

서울특별시 2013.05.26

백운동천과 창의문 옛길

지난 4월 27일, cafe 나홀로 테마 여행에서 사학자 이순우선생님의 안내로 진행된 답사 명칭은 였다. 경복궁 바로 인근에 위치한 지역에다 서울 제일의 경관이라는 백운동천 주변을 돌자니 볼 게 워낙 많아 글을 몇개로 쪼개었다. '웃대'는 처음 듣는 명칭이었다. 「개벽」제48호(1924.6)에 실렸다는 서울에 대한 조선시대의 지명과 거주상황(아랫글)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아직도 기와집이 많이 남아있어 관광명소로 자리잡은 북촌을 제외하면 서촌은 옛 모습이 조금 남아있는 곳으로, 남촌은 벼슬길에 진출하지 못한 딸깍발이 샌님들이 살았던 곳으로 어렴풋이 기억을 한다. 하지만 나머지 동촌과 중촌, 웃대, 아랫대는 나도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

서울특별시 2013.05.20

연세대학교 언더우드家 기념관

언더우드가 기념관을 찾는데 우리 일행은 무척 애를 먹었다. 학교에서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물어도 그 존재를 몰랐다. 몇 번 헛걸음을 한 후에 노란 개나리가 언덕을 둘러친 삼성관 앞을 지나자 아담하면서 그림처럼 아름다운 집이 숲에 숨어있었다. 의 첫 장면에서 스칼렛 오하라(비비안 리)가 달려나오던 장면의 배경처럼... 언더우드가 기념관은 연세대학교 서문쪽의 삼성관(생활과학관) 옆을 지나 안쪽 숲으로 50m 쯤에 위치해 있다. 울창한 나무와 바야흐로 만개한 벚꽃에 둘러쌓인 아담한 기념관은 영화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숲 속의 별장 같다. 언더우드가 기념관은 1976년까지 언더우드 3세(원일한)가 살았던 집이다. 이 건물은 1927년 언더우드 2세(원한경 박사)의 사택으로 지은 2층 건물이었다. 6.25전쟁 때 ..

서울특별시 2013.05.18

신촌역과 연세대학교

대학 시절, 일영으로 MT를 가거나 백마를 갈 때 의례 신촌역에서 기차를 탔다. 그 때는 아담했던 신촌역이 지금은 주변의 대형건물에 둘러싸여 초라하기 짝이 없다. 1899년 경인선 철도 개통, 1905년 경부선 철도 개통에 이어 1906년 용산~신의주간 경의선이 개통되었다. 경의선 부속 철도역사인 신촌역은 1920~30년대의 조적법, 목재 지붕틀, 창호, 굴뚝 등의 원형이 잘 남아있다. 삭막한 시멘트블럭이나 담보다는 나은데 개인적으로 그래피티 아트는 비호감... 우리가 연세대에 들른 이유 첫째는 수경원 터, 둘째는 언더우드관과 스팀슨관과 아펜젤라관, 세째는 언더우드기념관을 보기 위해서였다. 안내도를 보고 건물을 대조해 찾으면서 상당히 애를 먹었다. ①번부터 차례로 안내를 하면 좋은데 가나다순으로 안내를 ..

서울특별시 2013.05.15